트렌드

[친절한B씨] ‘SKT LTE-A 중단’, 이런 겁니다

2014.04.22

SK텔레콤이 LTE-A의 핵심 기술인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을 중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CA가 중심인 LTE-A를 광대역으로 재편하면서 CA를 중단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SK텔레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파문이 커지자 SK텔레콤 홍보실은 4월22일, ‘CA 서비스 중단이 아니다’라고 공식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왜 광대역과 함께 CA가 종료된 것처럼 이야기가 됐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CA와 광대역은 동시에 잡을 수 없고, 그 중에서 광대역에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복잡한 주파수 사정 이야기를 다시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SKT_LTE-A

CA는 주파수 2개를 묶어 대역폭을 2배로 늘려주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쓰는 LTE 주파수 한 덩어리는 20MHz인데요. 업로드와 다운로드 각각 10MHz씩 씁니다. 이 대역폭을 늘리면 늘릴수록 속도도 비례해 늘어나지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광대역 주파수를 통신사들에게 할당해주기 전까지는 10MHz의 다운로드 대역폭으로 75Mbps의 속도를 냈습니다.

통신 속도란 모름지기 빠를 수록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이 통신속도를 150Mbps로 늘리기 위해 각 통신사들은 2개의 주파수를 연동해 쓰는 CA 기술을 먼저 도입했습니다.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이 기술을 기준으로 LTE-A를 판단합니다. SK텔레콤의 경우 850MHz와 1.8GHz 주파수를 씁니다.

이후 미래부가 광대역을 쓸 수 있는 주파수를 다시 할당하면서 광대역이 뜨거운 주제가 됐는데요. CA가 떨어져 있는 주파수 2개를 묶는 것이라면 광대역 LTE는 연속된 주파수를 연결하는 통신 기술입니다. CA가 10+10MHz으로 20MHz 주파수 대역폭을 쓴다면, 광대역 LTE는 그 자체로 20MHz입니다. 결과적으로 통신 속도는 똑같은 셈이지요. 오히려 광대역쪽이 효율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CA든 광대역이든 단말기가 연결해서 쓸 수 있는 최대 대역폭은 20MHz, 속도는 150Mbps로 똑같습니다. 가끔 통신망 얘기를 할 때 ‘카테고리’란 용어가 등장하는데요. 이 신호를 잡을 수 있는 LTE 모뎀의 규격을 ‘카테고리’라고 구분하는 겁니다. 현재 광대역 그리고 CA를 잡는 모뎀은 모두 카테고리4입니다. 이 규격에 맞는 모뎀은 주파수 상황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20MHz 주파수를 잡을지 판단하게 됩니다. 그 판단 기준은 속도나 안정성, 배터리 면에서 광대역쪽에 우선을 둡니다.

이 때문에 현재 1.8GHz 광대역 망을 깔아놓은 SK텔레콤의 카테고리4 단말기들은 광대역 주파수를 우선적으로 잡게 됩니다. 트래픽이 쏠려서 주파수가 꽉 찬다면 어떨까요? 그땐 필요에 따라 1.8GHz 일부를 잘라내고 850MHz를 활용하는 CA를 쓸 수도 있겠지요. SK텔레콤이 CA를 중단하지 않았지만 중단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LTE-speedtest

2012년과 2013년 초에 나온 LTE 단말기들은 카테고리3로, 망 상황에 따라 2가지 주파수 중 하나만 골라 접속하는 멀티캐리어(MC)까지만 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주 초기에 나온 단말기는 850MHz 주력 주파수만 잡기도 합니다 하지만 LTE-A 단말기는 곧 광대역 단말기입니다. 사실 광대역이든 CA든 모두 LTE-A로 부르는 LTE어드밴스드의 기술 규격입니다. 이후 카테고리5, 6등의 모뎀이 나오면 다시 광대역 주파수들을 CA로 묶거나 3개의 서로 다른 주파수를 CA로 묶어 속도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이 때도 모뎀은 우선적으로 광대역 주파수를 잡습니다. 그래야 이를 다시 반복해서 묶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CA나 광대역, MC등이 망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이리저리 바꾸는 것처럼 알려진 건 이참에 짚고 넘어갈 일입니다. 망은 한번 접속하면 기지국이 바뀌기 전까지 같은 방식의 주파수를 계속해서 잡고 있게 됩니다. 광대역이 붐벼서 망의 품질이 떨어진다면 CA로 바꿔야 하는데요. 사무실이나 학교에 종일 앉아 있느라 기지국이 바뀌지 않는다면 처음 잡은 망 방식이 계속 유지될 겁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른 이용자들이 드나들면서 덜 붐비는 쪽으로 망이 할당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망 품질의 저하는 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LTE를 많이 써도 3G처럼 인터넷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느려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결론은 그렇습니다. LTE-A 단말기를 샀는데 광대역만 된다고 놀랄 일은 아니란 겁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광대역의 통신 품질이 더 좋기 때문에 단말기와 기지국이 그렇게 잡은 것이니까요. 요컨대, 통신 품질이 좋은 망을 잡았는데 되레 화를 낼 건 아니란 얘기입니다. 오히려 광대역 LTE를 잡을 수 있는 단말기인데 CA로 잡고 있다면 이를 두고 망 품질이 한계에 이른 것이라고 따지는 편이 더 옳겠군요.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