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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품은 스마트 전기차, BMW ‘i3’

2014.04.24

BMW가 양산형 전기차 ‘i3’를 국내에 정식으로 발표했다. 엔진이나 발전기 없이 100% 전기 모터만으로 작동하는 차량이다. 전기차는 이동수단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기본 설계나 디자인부터 소재까지 달라지고 있다. 특히 IT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i3의 출시는 자동차 업계 뿐 아니라 환경, 전기, IT 업계 모두가 눈여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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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과 IT로서의 i3를 살펴봤다. 일단 가장 중요한 충전 문제는 생각하기 나름인 듯하다. 이 차량은 한 번 충전하면 최소 130km, 길게는 160km 이상 달릴 수 있다. BMW는 세계적으로, 또 국내 운전자들의 차량 주행 습관을 검토해 하루에 길어야 50km, 대부분 하루에 35km도 주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파악했다. 인천에서 서울 서부로 출퇴근할 때가 약 60km다. 충전은 일반적인 교류 충전으로 3시간이 걸리고, 올해 말 도입되는 급속 충전 시스템을 활용하면 30분만에 80%를 채울 수 있다.

아직 스마트그리드나 전반적인 인프라로서 충전기가 설치되진 않았다. BMW는 우선 전국 이마트 60개 지점에 122개의 충전기를 올해 안에 설치할 계획이다. 일반 가정에서는 한국전력에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를 요청하면 누진이 적용되지 않는 전용 충전 시스템을 마련해준다. 이를 활용하면 한 번 충전에 1330원 정도 든다. 1회 주행거리가 최소 130라고 하니 100km 달리는 데 1천원이 드는 셈이다. 세금은 1년에 10만원을 낸다. 차량 값이 6천만원을 넘나들기 때문에 초기 구입가가 부담이긴 하지만 운영에 대한 경제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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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12셀 배터리 모듈을 여러개 결합해서 쓴다. 배터리가 고장나면 통으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긴 모듈만 갈면 되니 비용 부담도 적다. BWM는 배터리에 대해 8년 또는 10만km 동안 70% 성능을 보증한다.

전기차의 또 다른 문제는 IT플랫폼과 어떻게 접목되느냐에 달려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IT기기인 만큼, 차량 상태를 파악하고 원격 제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테슬라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i3는 스마트폰과 연결이 자유롭고 늘 통신에 접속돼 있다. 차량 관리도 스스로 해낸다. 하나씩 살펴보자.

BMW i3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아이드라이브’에는 스마트카 솔루션인 ‘커넥티드 드라이브’의 최신 버전이 들어간다.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기존 모든 BMW의 내연기관 차량에도 들어갔는데, 법적인 문제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국내에서는 기능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i3에 들어가는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구현된 기능을 100%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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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에는 셀룰러로 통신하는 모뎀이 들어가 있다. 3G로 통신을 한다. BMW가 보다폰과 네트워크 연결을 계약했고, 보다폰이 다시 BMW 차량 출시 국가의 통신사와 로밍 계약을 한다. 국내에서는 KT가 보다폰 파트너 통신사이니 KT 망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다시 테더링하거나 다른 장치의 인터넷 연결을 돕지는 않지만, 차량은 필요한 상황에서 늘 인터넷에 접속돼 있다.

아이리모트 앱도 쓸 수 있다. 이걸로 차량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배터리 충전 상태를 파악하고, 문과 창문도 스마트폰으로 여닫을 수 있다. 복잡한 주차장에서 차량을 찾을 때 쓸 수 있도록 경적과 전조등도 원격으로 작동시킨다. 차량을 콘센트에 연결했다고 곧바로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별 전기 요금제도에 따라 심야 전기를 쓰거나 할인 시간대에 충전하도록 예약을 할 수도 있다.

법 규제 때문에 하지 못하던 것도 일부 풀렸다. 구글이나 애플이 지도와 위치정보에 대한 사업에 제약이 있듯 내비게이션 등 지도와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규제는 아직 남아 있다. BMW는 자체 지도를 쓰기 때문에 국내 지도에 비해 제약이 있긴 했지만, 관심장소(POI, point of interest)에 대한 제한은 일정 부분 풀어져 내비게이션 검색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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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드라이브의 주요 기능은 관련 앱에 있다. BMW에서 제공하는 차량 관리 앱 외에도 차에서 음악이나 라디오 스트리밍을 쓰는 등 스마트폰의 기능을 활용하는 앱이 i3에는 조금 더 확대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5시리즈 등 일부 차량에도 적용돼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i3에 더 많이 열려 있다. 스포티파이같은 스트리밍 앱이 대표적이다.

BMW는 국내에서도 앱 서비스의 파트너들을 찾아 기능들을 커넥티드 드라이브 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벅스뮤직이다. 스마트폰에서 벅스뮤직 앱을 쓰고 있고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폰이 아닌 차 안에서 벅스뮤직을 제어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비슷한 서비스를 늘리기 위해 개발도구와 API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안전을 위해 앱 개발에 참여하려는 파트너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다. 더 많은 앱과 서비스를 차 안에서 쓸 수 있도록 지원책들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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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의 통신과 위치정보가 결합된 서비스가 바로 긴급출동이다. 머리 위 선루프를 여는 스위치 옆에 긴급출동 버튼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사고나 고장이 났을 때 이 스위치만 누르면 곧바로 차량 서비스센터에 신고가 접수되고 차량 위치와 상태가 전송된다. 운전자가 직접 연락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차량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버튼은 쉽게 누를 수 있는 위치에 두되 실수로 눌리지 않도록 한번 눌러 커버를 연 뒤에 버튼을 누르게 돼 있다.

직접 신고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차량이 사고가 났다고 판단하면 자동으로 119같은 긴급 연락처와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해주기도 한다. 혼자 외진 도로를 주행하다가 사고가 났을 때 방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는 유럽연합이 차량 안전을 위해 적용한 규제인데, BMW는 이를 자체적으로 더 강화하고 의무사항이 없는 국내에서도 이 서비스를 한다. 본인의 차량 뿐 아니라 길을 가던 중에 사고를 목격했을 때 이 버튼을 눌러 대신 신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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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는 차량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 평소에도 유지보수를 해준다. 항상 모니터링하는 건 아니고 차량의 고장, 소모품 교체 시기 등을 운전자에게 경고할 때 서비스센터에도 함께 접수된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원격으로 차량 문제점을 파악해 운전자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통해 ‘즉시 운행을 중단’하거나 ‘안전에 문제는 없으니 일단 걱정 없이 운행하고, 최대한 빨리 서비스 입고를 하라’는 식으로 안내를 해준다. 위치 정보는 필요할 때 허가를 받은 뒤 확인한다.

이 기능들은 일단 i3에 기본으로 적용된 기능이다. BMW는 앞으로 나올 차량에도 계속해서 커넥티드 드라이브와 통신 기능들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늦어도 6월 이후에 출고되는 차량들은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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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