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팟’ 비즈니스는 어떻게 될까요? 어느새 아이팟은 서서히 기억에서 잊히고 있는데요. ‘컬트오브맥’이 컬럼을 통해 재미있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애플이 아이팟을 버려야 할까요?’라는 이야기입니다.

애플은 2012년 10월, 5세대 ‘아이팟터치’와 7세대 ‘아이팟나노’를 내놓은 이후 새로운 아이팟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판매량도 매년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2분기 실적만 봐도 올해는 276만대를 파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563만대에 비해 절반도 미치지 못합니다. 1년 넘게 신제품이 없었던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이폰’에 비하면 5%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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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건 새 아이팟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세상이 그리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저조차도 새 아이팟에 목마르지 않았고, 현재 나와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만으로도 새 흐름을 따라가기에 숨이 찰 정도입니다. 수많은 기기가 매일처럼 새로 나오고 또 사라지는 시장에서 뭔가가 영원하길 기대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아이팟은 아쉬움을 주는 존재인가봅니다.

아이팟은 어려운 시기를 겪던 애플을 현재 위치까지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장치입니다. 어쩌면 ‘하드디스크를 넣은 덩치 큰 MP3플레이어’로 머무를 수도 있었지만 ‘주머니 속 1천곡’같은 마케팅과 아이튠즈의 새로운 음악 유통 방법, 그리고 이 늘씬한 기기에 투입된 수많은 최신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일궈낸 시장이 없었다면 지금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도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건 단순히 하드웨어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아이팟을 이야기는 것이지요.

‘컬트오브맥’ 에디터도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것’ 혹은 ‘과감하게 포기’의 두 가지 카드를 두고 복잡한 생각이 겹치나봅니다.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면 아이팟이 살아날 수 있을까요? 시계 형태의 기기로 바뀌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가능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아이팟이 뭘 하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그 이상의 뭔가를 더 할테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 아이팟의 명확한 역할은 존재합니다.

저는 아직도 아이팟을 씁니다. 아직 그 옛날의 휠이 좋고, 음악을 마음껏 담을 수 있는 하드디스크가 불편하지 않고, 낡은 UI의 2세대 아이팟터치도 팟캐스트나 스트리밍을 듣기에 아직 충분한 현역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방해받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팟을 쓰는 동안에는 쉴새없이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메시지나 e메일, 페이스북을 비롯한 온갖 앱의 알림이 울립니다. 전화도 마찬가지다. 그게 아직까지도 신경을 거슬립니다. 결국 그래서 아이팟을 종종 꺼내 쓰곤 하는데, 역시 기기 하나만 갖고 다니는 것보다 거추장스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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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음질을 높여주면 어떨까요. 본질을 살려 더 지독한 음악 감상용 기기가 되는 것이지요. 그게 요즘 나오는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그리고 얼마 전 닐 영이 킥스타터에 올린 ‘포노플레이어’ 등의 기기겠군요. ‘컬트오브맥’ 역시 SACD를 언급했습니다. 시장이 CD를 넘는 음질을 원했다면 SACD는 벌써 한 자리를 꿰찼겠지요. 아이튠즈와 아이팟의 고음질 음원 재생은 바라마지않는 일이지만 대중성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인 것이지요. 애플이 내놓을지 모르겠다고 소문이 무성한 스마트시계가 오히려 더 맞는 방향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곧이어 나오는 이야기가 ‘이제 아이팟은 그만하면 됐다’는 겁니다. 아직 아이팟은 애플에 수익을 주는 기기지만, 최근 복잡해진 iOS 기기 라인업만큼 다른 곳에서 단순하게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어쩌면 아이팟터치는 셀룰러가 빠진 아이폰의 입문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팟나노’, ‘셔틀’, ‘클래식’ 등의 기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군요.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을 소비하는 습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음원 구입이 적고 스트리밍이 익숙해진 요즘 음악 시장에서 아이튠즈 혹은 멜론과 스포티파이를 대신해 아이팟이 얼마나 오랫동안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어쩌면 이게 애플의 가장 큰 고민일 겁니다. 아이팟의 자리를 스마트시계가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도 결국 아이팟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사항과 관련 소문이 연결된 결과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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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플이 단숨에, 그리고 완전히 아이팟 브랜드 전체를 없애진 않을 겁니다. 아이폰과 iOS에 첫발을 내딛는 도구로는 ‘아이폰5C’보다 아이팟터치가 더 부담이 적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아이팟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12년 말에 나온 아이팟터치 5세대는 단순히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했습니다. 그 디자인을 다시 아이폰5C로 옮겼지요. 둘 중 어떤 것이 고가의 아이폰을 파는 데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애플도 답을 못 얻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두 가지 제품을 조금 더 저울질해보는 수밖에요. 그래서 올 가을께는 최소한 같은 디자인에 성능이라도 끌어올린 6세대 아이팟터치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컬트오브맥’은 애플이 아이팟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댓글로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도 한번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요. “아이팟, 삼킬까요 뱉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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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