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여행’ 앱 만든 북한 전문기자, 채드 오 캐럴

가 +
가 -

“저는 기자입니다. 북한이 나쁘다 좋다라고 판단하기 전에 북한에 대한 사실을 전하는 사람이죠. 판단은 오로지 독자가 하는 거죠. 반대로 독자가 직접 북한에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관심과 판단이 조금 다양해지지 않을까요. 북한에 대한 정보도 밖으로 많이 나올 수 있고요. 그것이 제가 ‘북한여행’ 앱을 만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한때 한국에서도 금강산을 중심으로 북한을 관광할 수 있는 상품이 판매됐다. 북한과 정치적인 특수 상황에 놓여진 상황에서 한국인이 북한 유명 도시에 여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어떨까? 마치 우리가 미국, 중국, 일본을 여행하는 것처럼 “우리 이번에 북한여행 갈까?”라는 대화를 주고받을까?

몇 주 전 영상 인터뷰를 통해 북한여행 앱 프로젝트를 이끈 채드 오 캐럴(Chad O’ Carroll)을 만났다. 그는 웬만한 한국인보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아는 사람이다. 북한 전문기자이기 때문이다. 캐럴은 “지난해 서구 지역에서 6천명이 북한을 여행했다”라며 “독특한 점은 중국에는 더 많은 북한 관광객이 있어, 지난해만 8만명에서 15만명 정도가 북한을 여행한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중국 관광객은 주말을 이용해 하루나 이틀정도 여행을 하고, 서구지역 관광객은 5~7일 정도 길게 여행을 하는 편이라고 그는 말했다.

chad_interview_01

 ▲ 채드 오 캐럴

“서구에선 아직 ‘코리아’를 생각할 때 한국보단 북한을 먼저 떠올립니다. 아무래도 뉴스에 북한이 더 많이 언급되기 때문이겠죠. 한 번도 가지 못한 나라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은 많기 마련이죠. 이미 북한여행에 관한 책도 존재해요. 25달러 정도죠. 이보다 더 편리한 앱을 1달러로 제공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캐럴은 북한여행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두고 사업을 구상했다. 해외에서 북한을 여행할 때는 여행업체를 통해서 가야 한다. 해당 여행업체는 비자 발급부터 숙박과 여행 코스까지 짜 준다. 캐럴은 북한 전문 여행사 6곳과 제휴를 맺고 사용자가 원하는 지역에 따라 가장 최적화된 가격과 상품이 무엇인지 비교할 수 있게 앱을 만들었다. 일종의 여행 패키지 상품 추천 앱을 만든 셈이다.

캐럴은 “사람들은 그룹 투어로 가는 평양 같은 유명지역 외에 청진이나 함흥 같은 다른 지역도 둘러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도시를 가기 위한 정보가 매우 빈약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명소와 숙박 정보 등을 담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캐럴은 앱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북한여행을 130여차례 다녀온 전문가를 데려와 콘텐츠를 채웠다.

북한여행 앱을 만든 회사는 유니클리트래블이다. 캐럴은 유니클리트래블이 선보인 첫 상품인 북한여행 앱을 기획하고 추진했다. 실제 CEO는 따로 있는데, 캐럴은 그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캐럴은 “이번 북한여행 앱이 사업 면에서 성공하면 이란, 버마 지역 등 조금 독특한 지역 위주로 새로운 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chad_interview_02

북한여행 앱 제작 팀이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1년을 들였다. 여기에 언론사 출신 기자가 주로 여행 정보를 채웠고, 제작 기술은 러시아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고라시스템이 지원했다. 개발자 4~5명에 콘텐츠 제작자 4명, 지도 전문가 1명과 사진사 2명이 참여했다. 캐롤은 “가장 어려운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었다”라며 “서로 다른 플랫폼과 OS에 맞게 개발하는 것과 여행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게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캐럴은 북한여행 앱을 만들기 전부터 언론사 기자로 활동했다. 그러다 2011년 ‘NK뉴스‘를 직접 세웠다. NK뉴스는 북한 정보만 전문으로 전하는 미국 언론사다. 캐럴은 “북한여행 앱 출시 별개로 여전히 내 주된 직업은 NK뉴스 기자”라며 “NK뉴스는 북한여행 앱과는 별개 프로젝트이고, 북한여행 앱 사업에서는 주로 컨설턴트 역할과 관리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chad_interview_04

캐럴은 왜 북한 뉴스 전문 언론사를 만들었을까. 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차례 북한을 여행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이 북한 뉴스 전문 언론사를 만드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북한을 여행하고 난 뒤 제가 알고 있던 북한과 뉴스로 전해들은 북한이 다르고 느꼈어요. 한번은 북한 원산 바닷가 사진을 한국 친구에게 보여줬죠. 100명 넘는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사진이었어요. 그 친구는 매우 놀라워했어요. 이게 정말 북한이 맞느냐고 묻더군요. 적잖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일부 정보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북한에 대한 더 큰 그림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북한이 어떤 상태인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현재 캐럴은 북한을 다시 여행할 수 없는 상태다. 북한은 언론인의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여행을 일반 여행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고 캐럴은 강조했다. 캐럴은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북한에서 정한 규칙을 깨지 않는다면 괜찮다”라며 “하지만 해마다 몇 명씩 여행객이나 기자들이 북한 정부에 잡힌 사실도 있는 만큼, 북한 법에 저촉될 만한 행동을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chad_interview_03

북한 전문기자가 바라본 북한은 어떤 나라일까. 캐럴은 “북한은 매우 흥미로운 나라”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북한 체제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에 새 정권이 들어오면서 앞으로 5년에서 10년 사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 지금이 외국인 입장에서 북한을 방문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관광객이 북한에 갈수록 북한사람들에게 북한 밖 세상 정보를 더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캐럴은 북한여행 앱을 만든 게 단지 수익을 위해서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여행 앱이 북한이라는 나라 자체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여행에서 얻은 수익이 의도치 않게 북한 정부로 갈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결국에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도 있겠죠. 부정적인 측면 중 하나예요. 하지만 여행객들의 방문은 북한사람들에게 바깥세상과 만나게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효과로 균형을 맞출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비록 그 과정은 매우 느리고 작을지언정, 고립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세상 사람들이 북한을 직접 보고 판단해 한다고 생각해요.”

네티즌의견(총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