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서비스도 공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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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사장은 "무선랜 서비스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국내외 어디서나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FON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100만 명의 회원이 가입하면 국내 어느 지역에서나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가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국내 무선LAN 시장은 KT, 하나로텔레콤, SK텔레콤 같은 통신 사업자들이 주도해 왔다. 이들은 유선 초고속인터넷 요금에 일정 요금을 더 내면 집안에 있는 PC나 노트북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외부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으면 월정액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통신사 주도의 무선랜 사업은 소기의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사용자들은 유료 무선랜 서비스보다는 공유기를 구입해 집안의 PC들을 연결시킨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집안이 아니라 집 밖, 혹은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갔을 때다. 이런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 FON 서비스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싫어할만하다. 별도 조직을 통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에게 이 서비스는 말도 안되는 모델이다. 하지만 국내외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도 2만 3000여 명의 FON 회원들이 있고, 내년도는 1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국내 ISP들이나 정부는 인터넷 공유기 사용을 공식적으로 ‘불법’으로 간주한다. 반면에 유럽 ISP들은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공유기를 제공한다. 집집마다 모두 공유기가 있기 때문에 무선AP만 제공하면 쉽게 연동할 수 있다. 허진호 사장은 "모 유럽 ISP는 무선LAN 기능이 내장된 35만개의 공유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단행했고, 와이파이가 없는 공유기들은 향후 그 기능을 내장에 출시하도록 했다. 또 3년 동안 30만 개 정도를 더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PCCW는 FON 지원 공유기의 경우 모뎀 임대료를 일반 모뎀 임대료에 비해 조금 더 받는 형태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 익사이트, 대만의 씨드넷 등도 FON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경쟁사인 익사이트가 FON과 제휴하자 자사도 함께 하자고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ISP들에게 무선랜 서비스는 ‘계륵’ 같은 존재다.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별도의 조직을 운영해야 하고, 또 관련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관리해줘야 한다. 또 지속적으로 변하는 표준을 수용해야 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로밍 상품도 개발하기 위해 접촉해야 한다. 무선랜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유지보수하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FON 서비스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허진호 사장은 "무선랜은 돈 버는 모델보다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변화와 네티즌들의 요구를 발빠르게 지원한 결과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무선랜을 이용하는 와이파이폰들이 출시되고 있다. 벨킨이나 넷기어, 링크시스는 물론 삼성전자나 다산네트웍스 같은 국내 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 와이파이폰 업체들은 글로벌 인터넷 전화 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프를 지원한다. 무선랜에 접속해 와이파이폰으로 전세계 친구들과 전화도 할 수 있다. 그동안 인터넷전화가 컴퓨터나 노트북을 켠 상태에서만 통화를 할 수 있는 불편함이 조금은 사라지고 있다.

한국FON도 이런 와이파이폰 업체들과 협력해 내년 1분기에 한글화 지원이 가능한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래 저래 통신사업자들에게는 눈에 가시같은 서비스만 출시된다. 이점이 국내 사업을 전개하는데 애로점이 되고 있다.

허 사장은 "한국FON의 경우 지난 3월 이후 통신사와 접촉을 해왔는데 모두 부정적인 반응들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당한 투자를 단행한 ISP들이 FON 서비스를 지원하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금씩 기회도 생기고 있다. 허진호 사장은 조만간 가시적인 제휴가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그동안의 노력들이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도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생존해 있어야 지속가능하다. 어떤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을까? 허진호 사장은 "일정 금액을 내면 하루 종일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장기적으로는 무선랜 장비들의 인증료, FON 네트워크 사용료 등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공개한 한국FON 사용자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 서비스는 FON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편의성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신이 특정 지역을 방문할 경우, FON 공유기가 있으면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이나 대도시 위주로 FON 사용 구역을 넓혀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편, 허진호 사장에게 어떻게 FON 서비스 분야에 합류하게 됐는지 물었다. 답변은 "아는 지인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고 유럽 여행길에 스페인인 본사에 들러 면담을 해봤는데 ‘코드’가 통했다"고 웃으며 "재미있는 사업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아주 재미있다"고 전했다. (재미있는 일에 합류하는 그 마음이 어찌나 부럽던지. 물론 기자도 지금 블로터닷넷에 합류한 일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아주 재밌다.)

허진호 사장은 아이네트라는 ISP 사업을 소개했고, 네트워크 서비스 관리 등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는데 어찌된 일인지 후발 거대 통신사들에게 좋은 모델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데 기자가 보기에 이번 FON 서비스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모델이다. 오히려 통신사들의 인식을 180도 바꾸게 할 수 있는 휘발성이 아주 강한 사업으로 보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고 했던가? 허진호 사장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번에는 정말 ‘대박’ 한번 내주길 기대해본다. 그가 말한 대로 아주 재미난 서비스다. 웹사이트(http://kr.fon.com)에 가시면 아주 ‘황당한’ 이 사업 모델을 엿볼 수 있다. 서비스 신청도 가능하다. 여러분도 풀뿌리 무선랜 서비스 확산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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