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블로깅하는 이유, “정보 공유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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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한번 개설해 놓으면 회원들이 알아서 정보를 공유해 나갑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긴 하지만 운영자가 모든 것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죠. 반면 블로그는 모든 정보를 혼자서 생산해 내야 하기 때문에 운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기가 몇 년 동안 경험해서 얻은 정보들을 공유할 때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재영아빠™의 CAD/CAM/PLM 이야기(http://proe.tistory.com/)와 WaFA(http://www.proe.co.kr/)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PTC코리아 허환호 차장은 블로그와 카페 운영에 대한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허환호 차장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관련 블로거 중 한 명이다. 3D 제품 설계 SW인 PTC의 ‘Pro/ENGINEER’를 딴 카페와 블로그 이름이 눈에 띈다. PTC는 프로덕트수명관리(PLM) 제공 전문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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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관련 솔루션을 직접 사용하는 고객들과 접촉하다보니 관련 정보를 자세히 알아야 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한 3년은 지나야 명함을 내밀 정도가 됩니다. PTC 합류 전에 일하던 곳에서 대리점 지원 업무를 담당했는데 그 때도 웹페이지를 만들어서 서로 소통했습니다. 그냥 이런 것에 익숙한 가 봅니다”라고 웃었다.

허환호 차장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 기자가 가장 재밌게 본 글은 ‘재영 아빠의 CAD 이야기’ 시리즈다. CAD의 시작부터 70년대, 70년~80년, 80년~90년까지 방대한 자료들을 찾아 정리해 놨다.

관련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 입장이나 관련 분야의 기술 변화에 궁금한 이들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관련 글을 읽다보면 오토데스크(Autodesk)와 다쏘(Dassault), PTC, 지멘스, 솔리드웍스와 같은 지금은 낯익은 기업들이 80년대에 시장에 등장한 것도 알 수 있다. 후발 주자였지만 선발 업체들이 쌓아 놓은 시장 토대 위에서 급성장을 하게 된 것.

자료도 상당히 방대하다. 품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허환호 차장은 “외국에는 관련 역사를 정리한 글들이 많았는데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관련 분야가 워낙 딱딱해서 그런가 봅니다”라고 전하고 “구글이나 위키피디아, 관련 업계 사이트 등 10여 곳이 넘는 곳들을 방문했죠. 각 사마다 주장이 서로 다르기도 해 검증도 해야 했습니다. 올해까지 3탄을 써 놨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을 정리하다 보니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엄청난 인수 합병이 일어났던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시장 빅 3가 관련 업체를 경쟁하듯이 인수한 것이죠. 어느 시대에 어떤 특징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누구나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오래된 업력에서 나오는 경험은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험을 글에 녹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 진행되는 산 현장을 기술 관점에서 풀어 내기란 쉽지 않다.

허 차장은 “기계과 출신인데 이 분야에 입문한 지는 14년 됐습니다. 처음엔 일반 엔지니어로 3년 정도 일하면서 현장을 경험했고, 다양한 경험을 해 갔습니다. 저는 모델링 관련 분야를 주로 해 왔습니다. PC통신 시절에 캐드 동호회에도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하는 업무들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필요한 것들은 개발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했습니다. 블로그나 카페도 그런 연장선에 있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관련 분야의 전문 블로거들이 많지 않다는 질문에 허환호 차장은 “설계 분야만 하더라도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순간 경쟁력이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십년간 쌓은 전문 지식을 공개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죠. 그것과는 별개로 또 글 하나를 쓸 때도 많은 자료들을 보고 정리해야 하다보니 쉽지는 않습니다”라고 상황을 알려줬다.

많은 국내외 기업 종사자들이 많지만 스스로 관련 제품 정보를 나누기 위해 카페나 블로그를 개설, 꾸준히 업데이트 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회사 일도 벅찬데 또 무슨 ‘일’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허환호 차장은 특이하다.

그는 “꾸준히 해 볼 생각입니다”라고 말을 마쳤다. 이런 생각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관련 글을 쓸 때마다 들어가 풍부한 자료 좀 인용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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