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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가입자 급증, “그저 열심히 뛴 덕분”이라고?

2014.05.12

KT가 최근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급증한 이유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5월12일 열었다. 통신 3사의 단독 영업 기간 동안 SK텔레콤이 하루 평균 6200여건, LG유플러스가 8500여명대였던 것에 비해 하루 1만1천명을 넘기며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KT는 지난 4월27일부터 지난 주말인 5월9일까지 15만3천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SK텔레콤은 전체 단독 영업 기간동안 14만4천여명, LG유플러스는 18만7천여명을 늘렸다. KT는 아직 일주일 이상의 단독 영업 기간이 더 남았으니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가입자 순증이 예상된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보조금이다. 경쟁사들이 ‘KT가 보조금을 더 많이 썼기 때문에 가입자가 늘어났다’는 의혹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 KT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T_customer

KT의 설명은 “영업력이 커졌고, 직원들이 열정을 다해 현장 영업을 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는 것이었다. KT 커스토머부문 임헌문 부사장은 ‘눈물 젖은 빵’을 꺼내 들었다. 직원들이 최근의 혼잡스러운 회사 내외의 상황에 대해 심기일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KT는 대리점이나 판매점들에게 신뢰를 주어 영업력이 늘어났다는 것도 가입자 급증의 이유로 들었다. 올 4월 KT 신규 매장 신청 수가 지난해에 비해 1.8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매장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KT의 제품을 팔겠다고 나서는 매장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은 확실히 밝혔다. 다만 최근 명예퇴직자들이 아직 대리점이나 매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물량도 연초에 비해 1.6배 늘었습니다. 2천억원이 넘는 단말기 물량이 확보됐는데 이는 가장 확실한 영업의 선행지수입니다. 잘 팔릴 것 같으니 매장들이 단말기 물량을 늘린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KT가 밀고 있는 저가폰에 대한 지원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먹혀 들어갔다는 것을 가입자 급증의 전체적인 이유로 꼽았다.

실제 KT는 저가폰과 출고가 인하 정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등 KT 전용 단말기들을 26만원, ‘아이폰5S’는 55만원, 논란이 일었던 ‘베가 시크릿업’은 66만원 선으로 출고가를 내렸다. 출시 20개월이 넘은 단말기에는 보조금을 더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KT는 단독 영업 기간 동안 출고가 인하 제품과 출시 20개월이 지난 단말기의 가입 비중이 43.1%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저가폰과 가격을 내린 단말기에 인기가 쏠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한 이유는 KT답지 않다. 단순히 감정에 호소할 것이 아니다. 임헌문 부사장은 “KT의 영업 조직이 재정비됐고, 직접 발로 뛰면서 영업한 것이 가입자를 크게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 외에 직접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KT-bread

하지만 보조금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임헌문 부사장은 ‘없다’고 딱 잘라서 이야기하지는 못했지만 “추후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KT가 경쟁사보다 보조금이나 가입자 유치 비용을 더 많이 쓰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당 매출(ARPU)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고 임헌문 부사장은 덧붙였다. 가격을 내린 전략폰 뿐 아니라 하이엔드 제품도 많이 팔렸고, 저가폰과 저가 요금제를 직접 연관짓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보조금을 늘렸다면 ARPU가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를 모두 부정한 것이다.

KT의 분위기는 보조금 의혹에 대해 부정하고자 했다. 가입자를 확실히 늘릴 수 있을 만큼 파격적인 보조금 지급에 대한 입소문도 없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보조금에 대한 의혹을 주장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대응 방법은 어딘가 찜찜하다. 뚜렷한 수치나 자료, 이를 뒷받침할 뚜렷한 근거 등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그저 열심히 해서 잘 됐다거나 영업 조직 정비가 효과를 봤다는 식의 설명은 의혹을 씻어내기보다 감정에 호소한다는 인상만 남겼다. ‘어린이날 놀이공원에서 풍선을 나눠주’거나, ‘젊은 직원들이 거리공연을 하는 것’, 혹은 ‘산에 올라 등산객들에게 음료를 건네’는 것이 직접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렸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기는 쉽지 않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