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XE 개발, 요람에서 무덤까지 도와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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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프로젝트는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개인이 모여 작업하는 운동이다. 결과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과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협업 문화와 함께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대부분 해외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도 종종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네이버가 진행하는 ‘X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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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는 PHP를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 웹사이트 관리도구다. 카페나 블로그를 구축할 수 있는 도구라고 보면 된다. 비슷한 오픈소스 도구로 워드프레스, 드루팔,  킴스큐 등이 있다.  XE는 국내에서 시작한 오픈소스인 만큼 좀더 한국문화에 익숙한 게시판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워드프레스가 블로그 구축에 최적화돼 있다면,  XE는 카페나 커뮤니티도 어렵잖게 구축할 수 있다. 회원관리 및 커뮤니티 기능이 강점인 셈이다. 국내에는 가입자 20만명이 넘는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같은 곳이 대표 사례다. 인디스쿨엔 40여만개 문서, 300여만개 댓글이 저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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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솔 네어버랩 프로젝트 매니저는 “XE는 해외 오픈소스 CMS보다 한국 문화에 맞춤화돼 있다”라며 “해외에 있는 여러 교포 커뮤니티는 XE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XE가 설치된 웹사이트는 현재 30~40만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실제로 활발하게 운영되는 웹사이트는 3~5만개 정도다. 일본어를 지원하는 XE공식 웹사이트가 있고 중국, 필리핀, 터키 등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XE는 역사는 ‘제로보드'(ZeroBoard)라는 홈페이지용 게시판 소프트웨어에서 시작했다. 제로보드는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XE로 확장되면서 기능을 모듈화하고 관리하기 쉬워지며 보안 문제도 많이 해결했다. 김예솔 매니저는 “최대한 3일 이내에 보안패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XE를 지원하던 초창기 시절에는 외부 콘텐츠를 풍성히 채우기 위한 용도로 XE를 운영했다. 네이버 신디케이션 API을 통해 원하는 데이터를 쉽게 분류하고, 네이버 검색 서버에 최적화된 자료를 보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분위기가 바뀌었다. 개발자 상생 문화를 갖추는 데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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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솔 PM은 “지난 송창현 이사가 개발자 행사에서 XE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라며 “이러한 지원은  네이버에게 당장 이익을 주는 정책이라기 보다 실력 있는 개발자와 상생하면서 궁극적으로 이후에 좋은 개발자가 한국에 생길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XE는 네이버 내부에서 개발자 컨퍼런스인 ‘데뷰’와 함께 가장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한 프로젝트다.

실제로 XE는 개발자 지원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내부 인력 중심으로 돌아가던 XE를 지난해 11월부터 외부 인력을 뽑고 사무실도 따로 마련했다. 여기에 이전부터 XE 개발에 공헌하던 개발자 4명을 영입했고, XE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 및 버전 업그레이드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XE는 올해 말을 목표로 3.×버전 출시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는 1.×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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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 열린 ‘XE 오픈세미나’

협력업체 참여율을 높이는 데도 신경쓰고 있다. XE는 매달 한 차례씩 ‘XE 오피스데이’라는 행사를 연다. XE 기능과 상품을 개발하는 업체를 위한 소규모 간담회다. XE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고픈 사용자를 대상으로 오픈세미나도 연다. 오픈세미나에선 XE 초급 개발부터 고급 개발 내용까지 자유롭게 묻고 배울 수 있다.

5월에는 17일부터 한 달간 매주 토요일에 XE 개발자들을 위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5월17일 오픈 세미나를 주도한 신승엽 한게임 개발자는 “기존 XE는 기본 구조를 알고 난 뒤 추가 기능을 개발할 때 진입 장벽이 좀 높은 편이었다”라며 “XE 관련 문서는 기본기에 대한 내용만 나온 편이라, 추가 기능에 대한 구체적 소통은 이런 세미나로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XE 오픈세미나는 매달 한 번 이상 개최되며,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수 있다. 김예솔 PM은 “우리는 XE를 ‘어제 막 PHP 책을 산 개발자’가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쉽게 만들려고 한다”라며 “문서화가 아직은 좀 부족한 편이라, 이를 보강하고 기여자를 위한 혜택도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