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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가 본 모바일결제, ‘뭐하러 굳이…’

2014.05.22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까.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IT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모바일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결제’에 얽혀 있는 이들은 많다. 그 가운데 주요 플레이어로 ‘카드사’와 ‘결제 승인·중개(VAN)업체’ 등이 꼽힌다. 자영업자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2.5%다. 오프라인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눈으로 모바일결제 시장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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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차이 없어

자영업자 입장에서 수수료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간단해진 결제 과정만큼 수수료도 덜 나가진 않을까. 혹여 더 나가는 건 아닐까. 플라스틱 카드와 수수료 차이가 있다면 냉큼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진 똑같았다. 모바일 카드나 플라스틱 카드나 처리하는 입장에선 별다를 게 없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BC카드 대외협력실은 “앞단에 있는 프로세스가 다를 뿐이지 뒷단에 있는 프로세스는 어차피 같기 때문에 플라스틱 카드와 수수료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역시 “모바일결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험치가 달라지는 것이고, PG사 입장에서는 세팅이 달라진다”라며 “원가는 같다”라고 말했다.

수수료가 더 싸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는 시선도 있었다. 신한카드 기획홍보팀 관계자는 “플라스틱 카드가 없어진다고 가정해보면, 기존 플라스틱 카드에서 고객에게 배송하고 서명을 받아야 하는 등 비용이 드는 과정이 간소화되는 셈”이라며 “그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나 소비자 연회비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 모바일결제 받으려면 그에 맞는 결제 단말기 있어야

무조건 스마트폰만 있다고 모바일결제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바일결제를 하려면 스마트폰 안에 모바일카드를 꽂아야 한다. 그렇다고 모바일을 위한 새로운 카드사가 생기는 건 아니다. 기존 카드사가 한다. 주류 카드사는 8곳이다. 그 가운데 SK텔레콤과 손잡은 하나SK카드와 KT와 손잡은 BC카드는 유심(USIM)을 기반으로 한다. 유심 기반 모바일카드는 NFC 칩이 있어야 한다. NFC 결제 단말기는 “대략 10~20만원 정도”라고 하나SK카드 대외협력팀은 밝혔다.

하나SK카드와 BC카드처럼 뒤에 통신사가 버티고 있지 않은 카드사도 있다. 신한카드와 KB카드, NH농협카드 등 6곳은 손잡고 ‘앱카드’를 만들었다. 앱카드는 유심 기반 모바일카드와 달리 NFC와 바코드, QR코드 모두 결제할 수 있다. NFC 칩은 전용 단말기를 따로 설치해야 하지만 바코드의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라면 적용하기에 부담이 없다. 신한카드 기획홍보팀 관계자는 “이미 바코드 리더가 있는 결제 시스템을 갖춘 곳 먼저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대형 프렌차이즈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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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카드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얼마 있으면 밴사에서 다 자연교체를 할 텐데, 사장님들이 나서서 바꿀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제 중개업체가 무료로 자연교체를 해줄 것이라고 담보할 순 없다.

현재 결제단말기는 결제 중개업체가 만들어 공급한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한국정보통신(KICC)이나 나이스정보통신, KSNET 등이 있다. 단말기는 사양에 따라 몇 만원부터 20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한데, 자영업자가 직접 제 돈을 주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 약정을 걸고 임대료를 낸다. 이동통신사에서 약정을 걸고 휴대폰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약정을 걸고 산 휴대폰이 사실은 ‘공짜폰’이 아니듯 약정을 건 포스(POS)기도 공짜는 아니다. 한 달 사용료가 카드 결제량에 따라 달라지는 게 차이랄까. 카드 결제가 많이 일어날수록 밴사는 수수료가 생기기 때문에 임대료를 깎아준다. 실제 서울 서교동에 있는 한 식당의 경우는 170만원짜리 기기를 3년 약정에 한 달 4만5천원을 내고 쓰고 있었다.

■ 가맹점은 아직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

실제 모바일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상점은 업계 관측으론 7만곳 정도다. 대부분은 대형 프랜차이즈다.

물론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별 상점들도 원하면 결제할 수 있는 단말기를 따로 구매해 설치할 수 있지만, 명동의 ‘앱카드존’처럼 시범사업을 하는 곳이 아닌 이상 개별 상점에서 모바일카드를 도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나SK카드 모바일카드 가맹점을 알아보니 대형 할인점(이마트, 홈플러스)과 편의점(CU, GS25), 커피전문점(스타벅스, 탐앤탐스) 등이었다.

하나SK카드 대외협력팀은 “이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점은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매출에 직결되기 때문에 결제를 빨리 일으키는 게 중요하다”라며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 역시 마찬가지”라고 모바일카드 시스템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카드사 측에서는 단말기 관련한 비용을 내지 않고, 가맹 업체 쪽에서 모두 투자했다고 밝혔다.

운영하는 가게가 결제하는 줄이 너무 길어 고객들이 불편해하거나 회전율을 높이고 싶은 사업자가 아니라면 아직은 NFC 단말기를 들여놓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신한카드 기획홍보팀 관계자는 “가맹점 확대는 가맹점 필요성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 아직은 낯선 결제 습관

자영업자 입장에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말고 아직은 모바일카드를 도입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앱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앱카드 자체만 따져선 집계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나SK카드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전체카드 거래량이 약 20조원이었는데, 모바일카드가 2천억원 정도였으니 1%정도의 비중을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 1% 정도의 비중도 90% 이상이 온라인에서 일어난 결제이니 오프라인 상점 결제는 매우 미미한 셈이다. 실제 명동 앱카드존에 있는 ㄱ식당 대표는 “고객이 앱카드로 결제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기획홍보팀 관계자는 “플라스틱 카드를 긁는 게 익숙하다 보니, 오프라인 결제 습관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그런 부분들이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앱카드를 쓰다 보면 앱카드가 편리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라며 “편리한 걸 알게 되고 결제 습관이 익숙해지면 오프라인 가맹점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hyeming@bloter.net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아는 기술자가 되고 싶습니다. e메일 : hyem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