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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밝고 선명하게…‘돌비비전’ 국내 공개

2014.05.22

돌비가 지난 CES에서 발표한 ‘돌비비전’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연했다. 돌비비전을 만족하는 영상과 TV에서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색으로 그려지는 화면을 볼 수 있다.

돌비비전은 새로운 영상 포맷이다. 더 높은 해상도를 담는 것보다 더 넓은 색과 밝기 표현력을 갖는 것이 주 역할이다. 셰리프 갈랍 돌비 디렉터는 돌비비전이 나온 이유는 한마디로 ‘찍고 보여주는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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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색과 밝기 표현력은 눈에 가까울 만큼 더 넓게 담아낼 수 있는데, 정작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는 마스터링과 전송 포맷은 TV든 블루레이든 브라운관 시절에 만든 규격에 갇혀 있습니다. 특히 밝기에 대한 표현력이 극도로 제한돼 블루레이는 100니트, 극장은 90니트 수준밖에 표현하지 못합니다. 이를 최소 40배, 궁극적으로는 100배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돌비비전을 재생할 수 있는 최고 성능의 디스플레이는 4천니트까지 밝기를 표현한다. 이게 어떻게 보이는지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표현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쓰는 이미지 코덱과 이를 재생하는 디스플레이 모두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돌비의 기술은 매우 흥미롭지만 돌비 애트모스부터 돌비비전까지 사진이나 영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돌비비전 역시 안타깝지만 말로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밝은 부분에 대한 표현이다. 우리가 눈으로 태양을 보면 눈이 부셔서 오래 볼 수는 없지만 동그란 태양의 형체는 확인할 수 있다. 용접을 할 때 튀는 불꽃 역시 물을 틀어놓은 것 같지만 개개의 불꽃의 모양과 아주 밝은 노란빛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기존 화면에서는 모두 하얗게만 표현된다. 색과 밝기를 표현할 수 있는 폭이 좁다보니 태양이나 불꽃에 밝기를 맞추면 다른 부분은 모두 검게 표현된다. 밝은 곳부터 어두운 곳까지 넓게 표현할 수 있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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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송, 영화, 블루레이 등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영상 포맷은 BT709 규격을 따르고 있다.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좁고 밝기도 제한이 있다. 보통 100니트 수준의 밝기가 표준이다. 브라운관 혹은 초기 HDTV가 이 정도 색밖에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었고, 사람의 눈도 더 풍부한 색을 원했다. 그래서 UHDTV가 나오면서 더 넓은 색 표현력과 밝기를 표현할 수 있는 BT2020이라는 포맷이 제시됐다. 12비트 컬러 표현과 더 밝은 화면에 대한 표현을 해낸다. 돌비 비전은 아직 표준 규격은 아니지만 BT2020의 규격을 만족시킨다.

김재현 돌비코리아 대표는 “국내외 TV제조업체들, OTT 기업들, 방송·영화사들과 협의를 거치는 중”이라고 밝혔다.

빨간 걸 더 빨갛게, 파란 걸 더 파랗게 보이게 하는 건 이미 몇 년 전부터 디스플레이의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디자인용 모니터 업계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규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에 대중화되진 못했다. 일단 값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마스터링 할 때만 좋은 화질”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돌비비전을 만족하는 TV는 현재 일본 샤프와 중국 TCL이 만들고 있다. 영상 포맷으로 규격은 아직이지만, 분명한 것은 추진되고 있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마스터 단계에서는 이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겠지만 일반 대중에게 번지기는 쉽지 않다.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선은 돌비비전으로 마스터링된 영상을 일반 TV에서 보는 경험이 먼저 이뤄질 것이다. 반대로 일반 영상을 돌비비전 디스플레이에서 볼 수도 있다.

셰리프 갈랍 마케팅 디렉터도 당장 디스플레이의 보급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TV로도 돌비비전으로 만든 소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요즘 나오고 있는 TV는 400~500니트, 혹은 700니트까지도 밝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스가 100니트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제 색을 표현하지 못하고, 외려 TV가 직접 색을 더 진하게, 밝게 보이도록 하는 튜닝 기술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비비전으로 만든 소스를 재생하면 기존 영상에 비해 훨씬 나은 표현이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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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호는 한번 사라지면 복원될 수 없다.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둡게 마스터링돼 날아간 부분은 되돌릴 수 없다. 반면 다이내믹 레인지를 넓게 마스터링한 영상을 일반 TV에서 보면 그 손실이 훨씬 덜하다.

그럼 이 돌비비전은 어떻게 담길까? 일단은 표준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 전송 등에 대한 답은 없다. 아직 협의 중이라는 답 정도다. 블루레이에도 담길 수는 있지만 현재 블루레이 플레이어로는 제 색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 돌비비전의 소스는 우리가 현재 보는 전통적인 BT709 규격의 베이스 레이어 위에 BT2020을 만족하는 고화질 레이어가 얹혀 올라간다. 용량이 약 15~20%가량 늘어나게 된다. 상용화가 된 이후에는 돌비비전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필요한데, 이 디스크를 일반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넣으면 베이스 레이어만 재생되는 식으로 정리되고 있다.

돌비는 비슷한 기술을 내년부터 영화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김재현 대표는 “현재 극장은 TV보다도 떨어지는 90니트 수준의 밝기로 영상을 마스터하고 있는데, 조명 대신 레이저를 이용해 더 밝고 풍부한 색으로 표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돌비비전을 태블릿과 스마트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