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적 망각이 인간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진 않는다. 잊어버린 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며 오로지 지식을 늘리는 데만 전념하다 보면, 지식 메타볼릭 증후군에 잠식당할 수 밖에 없다.”
생각의 힘을 중요시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망각의 힘’을 강조하는 책이 나왔다.
사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망각 또한 또 다른 생각을 위한 여유공간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힘은 어디에 있는 가를 논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도야마 시케히코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이며 에세이스트이다. 지난 번 소개한 ‘사고의 정리학’ 또한 이 저자의 책이다.
같은 저자의 책이라서 읽었다기 보다는 망각이 어떤 힘을 주는 지 궁금하던 차에 들추어 봤는데 우연히도 같은 저자였다. 짧은 글들이 여러편 소개되는 것이라 읽기 부담없고 ‘더운 머리’를 식혀주는데 제격이다. 다 읽고 나니 처음 생각대로 나쁘지는 않았다.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알지 못하고, 몰라도 될 것들만 머리를 가득 채우고 살다보니 그 속에 새로운 생각이 들어설 수 없다. ‘왜 내머리가 이런 것인가’를 자책하기에 앞서서 꽉 차 있는 머리를 한 번 뒤집어 볼 일이다. 필기구와 책들이 어질러져 정리안된 책상처럼 머릿속이 그렇다면 끄집어내어 일단 버리고 정리할 일이다. 자신을 가둔 허울 속에서 벗어나는 길이 우선이다.
“우리는 타인을 잘 알고 있다고 쉽게 말하지만, 실은 아주 약간의 외양을 보는데 지나지 않는다.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마음속 깊은 곳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겉만 바라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우리들의 삶의 형태를 꼬집는다. 안다고 하지만 실상 깊이는 모른다. 그간 다른 곳에 연재한 컬럼들을 묶어 낸 이 책을 통해 읽는 이들은 저자가 일관되게 생각하고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그냥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작가는 눈을 가까이 대고 바라본다. 빠른 것만을 우선시하고 깊은 멋보다는 세련된 멋을 더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이 지녀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를 찾아 볼 수 있다. 귀의 말에 기울여달라는 부분이나, ‘잃어버린 7’의 감각 부분이 그렇다. 자연과의 교감이 줄어들다보니, 날씨에 따라 변화되는 몸의 기운을 통해 ‘일기’를 내다 볼 수 없는 것이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것들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서 얻은 지혜를 이야기한다.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과 자신의 관계 속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을 찾아보고자 하는 모습을 글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과거 위인들의 이야기를 연결시키며 세대를 넘나들며 이야기하는 작가의 폭넓은 지식을 삶에 활용하고자 하는 저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지식이 살아날 때 그것이 지혜가 된다.
오늘을 어지럽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저자는 망각하는 일을 등한시 하지 말라고 조언하면서 “소중한 것이라 해도 남는 것을 버릴 필요가 있다. 모처럼 몸에 익은 것을 스스로 떼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며 그의 삶을 통해 얻은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망각의 힘
도야마 시케히코
북바이북
200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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