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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3’ 발표…“기술력과 담백한 UX의 조화”

2014.05.28

LG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G3’를 공식 발표했다. 예상했던 바나 지금까지 유출된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깜짝 놀랄 새로운 요소가 더 공개되지도 않았지만, G3는 그 자체로 상당히 잘 만든 안드로이드폰이다. 안드로이드폰에 이제 뭘 더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LG전자 MC사업부 박종석 사장은 “G3는 기술력이 심플한 사용자 경험과 조화를 이루었다”고 G3의 특징을 요약했다. 실제 G3는 LG가 처음 ‘옵티머스G’를 발표했을 때 추구했던 단순함의 가치를 잘 살렸다. LG가 G3에서 강조한 부분은 세 가지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UX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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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G3의 가장 큰 특징은 QHD로 부르는 2560×1440픽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다.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서브픽셀의 개수가 1100만개에 이른다. 픽셀 밀집도를 재는 단위인 ppi 기준으로 538ppi다. 1인치 선을 긋는 데 538개의 픽셀을 쓴다는 의미다.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해상도가 300ppi라는 주장은 틀렸다”고 다소 자극적인 발표 내용도 섞이긴 했지만, 디스플레이 해상도 면에서는 최고 수준임에 분명하다.

물론 이 해상도가 꼭 필요한 것이냐는 의문도 있다. 일단 현재로선 QHD에 대응하는 콘텐츠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영상 콘텐츠는 대부분 1920×1080에 맞춰져 있으니 사실상 확대해서 봐야 하는 셈이다. 이에 김종훈 전무는 “스마트폰에서 보는 콘텐츠의 상당부분은 직접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는 데 있다”며 “카메라로 직접 찍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QHD는 방송 영상의 표준 규격이 아니기 때문에 UHD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만족스러운 답을 얻긴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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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HD 해상도도 픽셀이 도드라져 보인다거나 해상도가 부족한 것은 없기에 1280×720에서 1920×1080으로 올라갈 때의 충격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해상도가 높아서 손해볼 일은 없다. 특히 고해상도 사진을 볼 때는 세밀한 것까지 잘 표현해냈다. 이 역시 LG디스플레이의 패널로 옵티머스G에서 이야기했던 LG그룹 기술력이 가장 먼저 적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카메라는 흠잡을 데 없다. 반쯤 농담삼아 ‘LG전자가 사실은 카메라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만큼 카메라 기술은 좋다. 뒷면 카메라는 1300만화소에 광학식 손떨림을 막아주는 ‘OIS+’ 기술을 더했다. ‘G프로2’와 카메라 센서 자체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대신 여기에 레이저로 초점 맞추는 기술을 더했다. 카메라 옆 자그마한 검은 부분에서 레이저를 쏴 피사체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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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발표로는 거리를 측정하는 데 0.276초가 걸린다고 한다. 이 레이저 센서는 1m 정도까지 초점을 잡는 데 이용하고, 이 이상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 카메라처럼 위상차를 이용해 초점을 잡는다. 사실상 물리적으로 거리를 재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정확하다. 셔터지연도 거의 없다. 화면의 특정 부분을 눌러서 초점을 맞추고 촬영까지 하는 기술은 꽤 전부터 있었지만 그 속도가 꽤 빠르다.

전면 카메라도 좋아졌다. 조리개는 f/2.0으로 밝은 편이다. 재미있는 건 카메라 앞에서 손을 폈다가 주먹을 쥐면 카메라가 이를 인지해 3초 자동 셔터가 작동한다. 셋을 센 뒤에 사진을 찍는 것이다. 셀프카메라를 찍을 때 부자연스럽게 버튼을 누르는 행동을 대신하는 것이다. 실제 써보니 작동이 꽤 잘 된다.

마지막은 깔끔한 UX다. 이전 제품에 대해 좋은 하드웨어에 비해 기능들이 너무나도 많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던 바 있는데, 이번에는 아예 ‘심플’이 주제가 됐다. UX는 아주 간결하고 가짓수를 늘리기 위한 기능 확대가 아니라 제조사가 해야 할 것과 앱으로 풀어야 할 것을 어느 정도 분리한 모습이다. 제조사가 해야 할 최적화 요소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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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레이저 센서나 셀프카메라의 동작 인식도 그 한 예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주요 요소이기에 그 자체의 기능에 대해서는 제조사가 손 볼 필요가 있다. 키보드 최적화도 마찬가지다. 키보드는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서드파티보다 각 제조사가 하드웨어에 잘 맞는 키보드를 집어넣을 필요가 있다. 스마트키보드는 입력하는 내용을 본래 입력창 뿐 아니라 키보드 바로 위에 한 번 더 보여준다. 키 높이도 조정할 수 있다. 키보드가 작다고 느끼면 더 크게 늘리는 식이다. 스페이스바를 미는 것으로 커서를 앞 뒤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써보니 편리하다. 더 써봐야 알겠지만 LG전자는 이용자가 터치스크린을 두드리는 궤적을 학습해서 적절히 보정하는 것으로 오타를 크게 줄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키보드는 쿼티(QWERTY)로 써도 불편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지 않아 허전하다는 인상이 있긴 하지만, 하드웨어에서 기능을 채우는 소프트웨어로, 다시 경험으로 스마트폰의 가치가 옮겨가고 있는 흐름에는 잘 맞춘 제품으로 보인다. 이용자가 필요한 기능을 앱으로 채우는 게 스마트폰이니, 오히려 기본으로 깔려 있는 앱 개수를 줄이고 UX를 크게 간섭하지 않으면서 디자인과 속도를 잡는 방법이다. 김종훈 전무는 “G시리즈는 플래그십으로 기본에 중심을 잡고, G프로에 좀 더 많은 소프트웨어적 가치를 확장하는 식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G3의 화면이 5.5인치로 커지면서 G프로와 화면 크기에서 차별을 두기 어려운 것에 대해선 “두 제품의 차별점이 화면 크기는 아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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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윈도우의 동그란 UI는 꽤 매력적이다. 그 위로 뜨는 시계들의 디자인도 뛰어나고, 동그란 창 안에서 보이는 헬스케어 앱이나 카메라 등의 메뉴는 색다른 느낌이다. 스마트시계를 이렇게 디자인 했으면 어떨까 싶다.

전반적으로 잠깐 만져본 인상으로도 G3는 잘 만든 제품이다.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라면, 전작과 어떤 차별적인 가치를 줄 것이냐이다. 이는 LG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4’와 ‘S5’ 사이의 간격을 벌리지 못하면서 기존 이용자들에게 업그레이드할 만한 획기적 가치를 주지 못했다. G3와 G2도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비슷한 가격이라면 G3가 우월한 건 사실이지만, 가격 차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게 신제품이다. G3의 가장 큰 적은 다른 제품보다도 아직 현역으로 충분하고 가격까지 내려가고 있는 G2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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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