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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영업정지’ 카드 만지작거리는 방통위

2014.05.30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차별 지급에 대한 이동통신사의 추가 영업 정지 시기를 추후에 정하겠다고 5월29일 밝혔다. ‘보류’로 볼 수도 있지만 일단 표면적으로는 시기를 급하게 잡지 않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영업 정지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영업 정지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지난 45일간의 영업정지는 지난해 말 터졌던 보조금 전쟁에 대한 미래부의 조치고, 이번에 논의되는 영업정지는 그 이후의 보조금 지급에 대해 책임을 차별적으로 묻겠다는 방통위의 조치다. 대개 ‘대란’ 수준의 보조금이 터지는 상황이 하나의 통신사가 적정선을 넘으면 타 통신사들이 대응하면서 더 많은 보조금을 풀어 따라붙는 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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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지난 3월 방통위가 원인을 제공한 사업자에 대해 더 강한 제재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그 경중에 따라 LG유플러스에 14일, SK텔레콤에 7일간의 추가 영업정지를 내리겠다고 결정했던 바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 될 것이냐가 문제였다. 너무 길게 끌면 의미가 퇴색하고, 그렇다고 45일 영업정지 직후에 붙여서 시행하면 유통점과 판매점의 생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하지만 5월29일 방통위 발표로 이통사 추가 영업정지는 잠정적으로 보류됐다.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방통위는 ‘보류’라는 표현보다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추가 영업정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영업정지 조치가 끝난 직후에도 시장은 여전히 과열돼 하루 평균 5만건씩 번호 이동이 일어나고 있고, LG ‘G3’의 출시 당일 60만원대 보조금이 지급되는 등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방통위는 다시 사실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LG유플러스의 행정심판청구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LG유플러스는 5월28일, 추가 영업정지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LG유플러스는 “처분에 대한 반발이나 부당하다는 의미는 아니고 유통, 제조 업계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다시 검토해달라는 의도”라고 설명했지만, 14일간의 영업정지에 따르는 가입자 확보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가 청구한 행정심판 내용에 대해 60일 이내에 재검토를 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재로서는 추가 영업 정지 시기는 물론 대상 사업자와 기간 모두가 애매해진 데다가 행정심판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최소한 추가 영업 정지 시점이 ‘당장’이 아니라 이후로 미루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번 결정이 행정심판에 따라 기존 추가 영업정지에 내려진 14일, 7일 처분에 대해 기간과 대상이 맞는지에 대해 다시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장대호 과장은 “기존 결정에 대해서는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고, 이번에 추가 사실 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은 또 다른 제재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실 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은 곧 추가 제재로 연결된다고 볼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기간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다. 방통위는 기존에 언급했던 것대로 ‘시장 과열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특정 사업자 한두 곳을 선별적으로 조사해서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뜻도 확실히 했다.

영업정지의 가장 심각한 피해는 유통점이 받고 있다. 각 통신사들도 지난 영업 정지 기간동안 흐트러진 점유율을 두고 10월 단통법 발효 직전까지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4개월간 시장 과열을 내다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정지를 즉시 시작하는 것보다 조사에 나서는 것이 시장을 억제하는 데는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 매를 먼저 맞는 것보다 매를 들고 있는 것이 더 위협적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아직 구체적인 영업정지 조치 시기와 2차 추가 영업정지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단통법 발효까지는 기간이 불과 4개월 밖에 남지 않았기에 방통위의 결정 하나하나가 단기적 시장 과열을 조절할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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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