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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뮬렌웨그 “화장실에서도 쉽게 쓰는 워드프레스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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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퀴즈로 시작해보자. 전세계 웹사이트의 22.3%, 전세계 콘텐츠관리도구(CMS)의 60.1%를 차지하고 있는 웹 퍼블리싱 도구는 무엇일까? ‘글쎄’라고 갸웃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정답은 ‘워드프레스‘다. 줌라, 드루팔, 블로거닷컴, 마젠토 등 생소한 도구를 통틀어도 워드프레스의 점유율에 미치지 못한다.

워드프레스 창업자 매트 뮬렌웨그가 한국워드프레스모임이 6월1일 서울 디캠프에서 개최한 미트업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워드프레스 창업자 매트 뮬렌웨그가 한국워드프레스모임이 6월1일 서울 디캠프에서 개최한 ‘워드프레스 미트업’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워드프레스는 미국 휴스턴 출신의 1984년생 매트 뮬렌웨그가 2003년 개발한 오픈소스 웹 출판도구이다. 오픈소스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무료다. 누구나 내려받아 손쉽게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오토매틱이라는 회사를 창업해 본격적으로 CMS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이 회사의 가치는 무려 1조2천억원에 육박한다.

매트 뮬렌웨그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와 자주 비교된다. 나이도 30살 동갑내기이다.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고, 비슷한 시기에 큰 성공을 거뒀다. 웹을 상징하는 젊은 창업자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점도 닮았다. 페이스북이 전세계 인구의 약 17%가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면, 워드프레스는 전세계 웹사이트의 22%가 기반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로 우뚝 섰다. 하지만 국내에선 매트 뮬렌웨그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매트 뮬렌웨그의 워드프레스가 글로벌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2%도 부족하단다. 독점하겠다는 의지보다 ‘개방’의 상징인 오픈소스가 웹을 지배하길 기대하고 있다. 더 큰 무료 생태계가 웹을 중심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뮬렌웨그가 오픈소스와 GPL 라이선스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커버그와 동갑내기, 전세계 웹사이트 5개 중 1개를 만들다

오토매틱의 기업 구조는 특이하다. 매트 뮬렌웨그의 이름을 딴 오토매틱이라는 회사가 워드프레스닷컴워드프레스 VIP를 개발·운영한다. 오토매틱이 설립한 비영리재단 워드프레스닷오알지는 오픈소스 CMS인 워드프레스를 관리한다. 영리와 비영리의 오묘한 조화가 오토매틱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매트 뮬렌웨그가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6월1일 오전 서울 강남 디캠프에서 열린 한국워드프레스사용자 모임 미트업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간편한 세미 정장 차림에 바캉스 슬리퍼를 신고 행사장에 등장한 그는 2시간 넘도록 지친 기색 없이 강연과 질의응답 일정까지 소화했다. 그리곤 곧바로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그는 분주한 스케줄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중간중간 유머를 섞어가며 청중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주최측은 매트 뮬렌웨그의 일정이 너무 빠듯해 따로 인터뷰 시간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했다. ‘블로터닷넷’은 점심시간 20여분 동안 결례를 무릅쓰고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식사 중임에도 불편한 내색 없이 유쾌한 태도로 성의껏 인터뷰에 응했다. 민감한 질문에 입을 꾹 닫고 미소로 대신한 부분만 제외한다면.

“모바일 작업에 개발자 3배 투입”

워드프레스는 모바일 시대에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누구보다 그가 잘 알고 있었다. 스퀘어스페이스, 웨블리 등 경쟁자들은 이미 저만큼 달아나고 있는 상황이다. 트위터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가 개발한 미디엄의 성장 속도도 무척이나 빠르다. 매트 뮬렌웨그는 경쟁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전보다 3배 많은 개발자가 현재 모바일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모바일 사용률이 40% 증가했다. 워드프레스 앱도 별이 4개 수준으로 높아졌다. 번역된 앱도 출시하고 있다. 5년 이내에 워드프레스를 스마트폰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는 강연 중에도 여러 차례 모바일에 대한 전략적 구상을 언급했다. 궁극적으로는 워드프레스를 스마트폰에서 개설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밀고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가장 최종적인 목표는 스마트폰을 통해 블로그를 읽거나 댓글을 쓰는 게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거나 화장실에 있을 때에도 워드프레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먼 미래 어떤 시점에는 스마트폰으로만 워드프레스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건 매우 힘들다. 가치를 갖는 일은 이루기까지 힘든 노력이 든다고 생각한다.”

워드프레스4.0, 글로벌 확장 신호탄

워드프레스 창업자 매트 뮬렌웨그가 한국워드프레스모임이 6월1일 서울 디캠프에서 개최한 미트업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워드프레스 창업자 매트 뮬렌웨그가 한국워드프레스모임이 6월1일 서울 디캠프에서 개최한 미트업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받은 1억달러의 투자금을 모바일뿐 아니라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150명의 개발자를 추가로 고용할 계획도 공개했다. 한국에서도 개발자를 찾을 계획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 확장의 첫 번째 기점은 ‘워드프레스4.0’ 공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뮬렌웨그는 “몇 달 뒤면 4.0버전이 공개된다”며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다국어를 지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현재로서는 플러그인 번역을 하려면 전체적으로 다 손을 대야 한다. 앞으로 언어팩을 통해 세분화해서 출시할 것이다. 플러그인들을 각각 언어 파일로 만들어서 손댈 수 있도록 제작할 것이다. 워드프레스를 설치하는 단계에서부터 번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처음 시작을 하게 되면 어떤 언어로 개발할 것인가 설정하는 화면이 먼저 뜨게 될 것이다. 한국어를 선택하면 모든 플러그인과 테마를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워드프레스 사용자들에게 모든 언어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처럼 한국 시장에도 비교적 관심이 높았다.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의 이름을 또렷하게 발음할 정도였다. 강연 중에는 “워드프레스가 네이버보다 낫다”는 말도 망설이지 않고 꺼내기도 했다.

“워드프레스 VIP, 수요 있다면 한국서도 제공할 것”

국내에선 워드프레스만큼이나 워드프레스 VIP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CNN’, ‘타임’, ‘옵서버’, ‘뉴욕포스트’ 등 주류 언론사들의 웹사이트뿐 아니라 ‘리코드’, ‘쿼츠’같은 신생 IT 전문 언론사들 대부분이 워드프레스 VIP 고객이다. 심지어 백악관 웹사이트의 일부도 워드프레스 VIP 모델을 도입했다. 그런 만큼 국내 언론사들도 워드프레스 VIP 모델의 한국 진출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에게 워드프레스 VIP를 한국에도 서비스할 계획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언제든 환영”이라고 흔쾌히 대답했다.

“워드프레스 VIP는 해외에선 일본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만약 한국에서도 VIP를 사용하고자 하는 큰 회사가 있다면 우선 순위에 놓을 의향이 있다. 번역가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오토매틱에는 아시아 시장 전담자가 있다. 한국에서도 VIP를 쓰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워드프레스 VIP가 곧바로 국내에 진출한다고 해도 장벽은 있다. 국내 언론사뿐 아니라 대기업 웹사이트 대다수가 DBMS 시스템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MSSQL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트 뮬렌웨그는 “MSSQL과 연결시켜주는 플러그인이 있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라며 “워드프레스는 MYSQL과 호응이 잘 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VIP는 모든 걸 해줄 수 있다”라며 “MSSQL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불가피하다면 도와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사나 공공기관이나 할 것 없이 오픈소스의 보안 문제를 우선적으로 염려한다고 지적하자 그는 “미국 대형 언론사도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 5년 동안 해킹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정부에서도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라며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취약점이 드러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오픈소스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건 기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웹이 폐쇄적으로 바뀌고 있어…싸워야 한다”

매트 뮬렌웨그

△워드프레스 창업자 매트 뮬렌웨그가 한국워드프레스모임이 6월1일 서울 디캠프에서 개최한 미트업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오토매틱은 올해 초 비주얼 에디터 전문 스타트업 스크롤킷과 장문 보도 CMS를 개발해온 롱리드를 인수했다. 이들 두 스타트업은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과 같은 장문 웹페이지를 인터렉티브 웹페이지로 전환시키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배경에 관심이 쏠렸지만, 그뒤 별다른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매트 뮬렌웨그는 ‘인수 이후 어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워드프레스에 스노우폴 류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능이 추가될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만 짧게 답했다. 더 이상의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삼갔다.

매튜 뮬렌웨그는 웹이 점차 폐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정 기업으로 그 힘이 집중되는 흐름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웹의 폐쇄성, 네트워크의 집중화라는 흐름에 대해 그는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친구에게 알려야 한다”고도 했다. 그것이 워드프레스가 걸어온 길이며 앞으로 걸어갈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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