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에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업체다. 스마트폰에 어떤 부품이 들어가 있는지 관심 있게 보는 이들이라면, ‘스냅드래곤’이라는 이름을 자주 접했을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5’를 비롯해 수많은 모바일 기기에 퀄컴이 만든 프로세서가 들어가 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4’는 퀄컴에 있어서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아시아 지역의 수많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와 대면할 수 있는 까닭이다. 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위한 것 아니냐고? 컴퓨텍스 2014에서 퀄컴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모바일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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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IoT’까지

퀄컴은 타이베이 시내 W호텔에서 컴퓨텍스 2014 관람객과 만났다. 중앙 홀에 펼쳐 놓은 퀄컴 프로세서가 탑재된 제품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본 무대는 마치 거실처럼 꾸며 놓은 방에서 이루어졌다. 호텔 벽면에 가득한 가전제품에서 퀄컴의 미래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무안경 3D TV와 같은 제품에도 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습니다.”

레옹 파라사티 퀄컴 제품담당 이사가 스트림TV네트워크라는 업체에서 만든 TV를 소개했다. 스트림TV네트워크는 안경 없이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TV를 개발했다. ‘울트라D’라는 이름을 붙인 4K 해상도에 3D 영상을 볼 수 있는 TV다. 독특한 점은 보통 촬영 환경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3D로 바꿔 재생해준다는 점이다. 영상을 3D로 바꾸는 역할은 TV 속에 있는 손톱만한 크기의 퀄컴 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가 담당한다.

레옹 파라사티 이사는 “손바닥보다 작은 보드를 활용해 4K 3D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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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상도 실시간으로 3D로 바꿔 재생하는 스트림TV네트워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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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가 탑재된 작은 보드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퀄컴의 설명대로 3D TV는 퀄컴의 사업 분야 중 극히 일부분이다.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영역에도 퀄컴 프로세서의 진출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현장에는 무선으로 연결된 태블릿PC에 점을 찍으면, 퀄컴 프로세서로 동작하는 LED 전구에 불에 켜지도록 한 시연 장비도 마련돼 있었다. 간단한 구조의 시연용 보드였지만,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전구, 냉장고, TV, 세탁기 등 백색가전을 연결하는 ‘홈 IoT’의 밑그림을 엿볼 수 있다. IoT를 가능케 하는 것도 퀄컴의 프로세서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음은 물론이다.

로봇도 퀄컴 프로세서의 도움을 받아 움직인다. 현장에 있던 로봇은 스스로 균형을 맞춰 움직이도록 설계된 시연용 로봇이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자이로센서와 동작 센서 등 스마트폰에 적용된 덕분에 익숙해진 기술이 집약돼 있었다. 로봇을 움직이는 컨트롤러는 스마트폰이다. 로봇이 균형을 잡도록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계산은 퀄컴 프로세서가 하고, 스마트폰에서 무선으로 연결해 로봇을 조작하는 시나리오다.

레옹 파라사티 이사는 “스냅드래곤 칩셋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이는 퀄컴 칩셋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이외에 적용되는 여러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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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IoT’도 퀄컴의 관심 분야다.

4K 스마트폰 시대 활짝

IT 업계가 올해 가장 관심 있게 보는 화두는 바로 4K다. 4K는 가로세로 해상도가 3840×2160으로 기존 풀HD(1920×1080)과 비교해 4배나 더 많은 픽셀 수를 가진 영상 규격이다. 차세대 영상 규격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TV 등 가전제품이나 모바일기기를 만드는 업체에서 미래 기술로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4K 시장에서도 퀄컴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퀄컴은 최근 발표한 고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05와 808, 810에 4K 기능을 더해 모바일 기기의 4K 시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모바일업계 최초로 ‘엔드투엔드(end-to-end)’ 울트라HD 디스플레이와 HDTV에 동시에 영상을 출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4K 렌더링을 위한 하드웨어 테슬레이션을 지원하는 ‘아드레노 420’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활용해 보다 더 현실적인 배경과 사물을 표현하면서도 전력은 더 적게 소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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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타 힉스 퀄컴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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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직접 모바일 기기로 4K 영상을 촬영하고 재생할 수 있다.

스냅드래곤 805는 스마트폰이 지금보다 적은 전력으로 4K 영상을 찍고 재생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세서다. 특히, H.265 코덱으로 제작된 4K 동영상을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니타 힉스 퀄컴 마케팅부문 이사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은 사용자가 직접 찍은 4K 동영상을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재생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4K의 확산이 소비자가 만드는 콘텐츠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어, 많은 사용자가 4K 화질로 동영상을 촬영해 고화질 영상의 가치를 활용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퀄컴은 올해 상반기 안에는 스냅드래곤 805 프로세서가 적용된 실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05 프로세서 덕분에 사용자의 주머니와 가방에 4K 콘텐츠가 들어올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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