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은 왜 기사입력기를 오픈소스로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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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는 자유로워야 한다.”

자유소프트웨어의 철학을 실천하는 언론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거나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사례가 늘었다. 특히 해외 유력지들이 이러한 흐름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은 깃허브에 자체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등록해 공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언론사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가디언의 콘텐츠관리도구인 컴포저의 화면

△ 가디언 콘텐츠관리도구(CMS) ‘컴포저’에 적용된 ‘스크라이브'(출처 : 가디언 개발자 블로그)

지난 5월20일 ‘가디언’은 자사 콘텐츠관리도구(CMS)의 기사입력기(Editor) 부분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화제를 낳았다. 꼼꼼하게 작성한 개발 문서는 오픈소스화를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가디언’은 제작 과정도 세세히 블로그에 남겼다.

가디언이 기사입력기 만들기까지

가디언이 이날 공개한 소프트웨어는 ‘스크라이브’(Scribe)라 불리는 리치 텍스트 에디터이다. 리치 텍스트 에디터는 위지윅(WYSIWYG) 방식으로 글을 입력할 수 있게 설계된  에디터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스크라이브라는 소프트웨어는 가디언의 콘텐츠관리도구(CMS) ‘컴포저’ 내에서 기사 입력부에 해당되는 영역이다.

스크라이브는 기사 작성과 관련된 기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 다양한 뉴스 포맷이 등장하고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보도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이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는 필요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재의 소프트웨어와 기존 에디터 프로그램으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가디언’ 개발팀은 직접 제작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가디언’은 먼저 규격화된 기존 에디터 적용을 검토했다고 한다. ‘타이니MCE‘, ‘CK에디터‘, ‘젠펜‘, ‘미디엄.js‘ 등을 살펴봤지만 확장성의 한계를 넘어설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장 절실했던 시멘틱 마크업의 문제도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 ‘가디언’ 개발팀은 ‘콘텐트에디터블’의 웹브라우저 호환성을 보완할 수 있고 시멘틱 마크업을 지원하는 라이브러리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스크라이브를 탄생시켰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디언’ 개발자 올리버 조셉 애쉬는 “스크라이브는 심플하고 웹브라우저 종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저레벨 프레임워크”라고 설명했다. 크로스 브라우징을 지원하고 HTML5에 최적화된 리치 텍스트 에디터라고 그는 강조했다.

확장성도 뛰어나다. API에 맞춰 플러그인을 개발하면 스크라이브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가디언은 예제형 플러그인으로 툴바 플러그인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에디터에 탑재되는 임베드 버튼, 이미지 검색 기능, 생략 부호 등이 플러그인으로 개발되거나 개발된 상태다.

그들은 왜 오픈소스로 공개하나

스크라이브의 데모 화면

△ 가디언 ‘스크라이브’ 작동화면 캡처(출처 : 스크라이브 데모 페이지)

‘가디언’의 운영 철학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개방’이라 할 수 있다. 오픈소스화도 ‘개방 전략’의 일환이다.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가디언’은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Paywall)도 거부했다.

‘가디언’의 개방 전략은 내향형 개방(Open In)과 외향형 개방(Open Out)으로 나뉜다. 후자는 ‘가디언’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외부 파트너들이 마음껏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디언’은 2006년 외향형 개방 전략에 따라 기사 API를 공개한 바 있다. 그 당시 불과 1년여 만에 순방문자수가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경험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가디언’은 2014년 현재 영국 내에서 인터넷 독자가 가장 많은 언론사 1위에 올라섰다. ‘언론사를 넘어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비전을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는 셈이다. 스크라이브 개발자인 올리버 조셉 애쉬는 ‘가디언’ 개발자 블로그에 “더 많은 웹브라우저가 표준화된 API를 적용해간다면 가디언의 스크라이브가 언젠가 모든 웹 플랫폼에 적용돼 있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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