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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워드프레스를 선택한 까닭은…”

2014.06.08

워드프레스는 오픈소스 콘텐츠관리시스템(CMS) 중 하나다. 전세계 웹사이트의 22%가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다루기 편리하다.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설치형 블로그로 쓰거나 기업 홈페이지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도 워드프레스 기반 웹사이트가 점점 늘어나는 모양새다.

워드프레스는 정말 쓰기 좋을까. 국내에서 워드프레스를 활용해 웹사이트를 구축한 공공기관과 기업블로그, 뉴스 서비스, 개인블로그를 실제 쓰고 있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각각 ‘서울시 홈페이지’와 ‘Social LG전자‘,  ’슬로우뉴스‘,  ’서울비 블로그‘다.

공교롭게 서울시 홈페이지와 social LG, 슬로우뉴스 세 곳 모두 2012년 3월에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웹사이트가 개편됐거나 새로 만들어져 이제 2년 조금 넘는 시간과 경험이 쌓인 곳이다. 서울비 블로그는 2013년 5월에 만들어졌다.

■ 서울시 홈페이지

“콘텐츠가 풍부해졌어요.”

“예전 홈페이지에는 ‘서울광장은 몇 평이다’ 정도의 정보만 나와 있었어요. 하지만 2012년 시장님이 서울광장을 예로 드시며, 잔디 하나를 새로 깔아도 얼마가 드는지 오늘은 어떤 작업을 했는지 현재 진행상황 등을 시민에게 세세하게 알리라는 주문을 하셔서 홈페이지를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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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복지’ 분야 페이지.
이전에는 각 기관·분야별로 163개 홈페이지가 있어 필요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개편 이후 12개 분야별 섹션 웹사이트로 통합·연계해 불편함을 줄였다.

서울시는 2012년 3월 서울시 홈페이지를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바꿨다. 국내에서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전통적인 HTML 기반 웹사이트를 버리고 블로그로 웹사이트를 구축한 사례는 서울시청 홈페이지가 처음이었다. 이제 2년이 지났다. 개편 후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서은지 주무관은 워드프레스로 바꾼 뒤 서울시 홈페이지의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가 풍부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고정사업에 대한 소식 외에는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서은지 주무관은 “예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씩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업을) 바꾸려면 정보화기획단에 와서 바꿀 내용을 종이로 출력해 그 위에 펜으로 죽죽 그어서 설명하시며 바꿔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전문가만 홈페이지 내용을 바꿀 수 있었다면, 현재는 전 직원이 간단한 것이라도 직접 할 수 있게 돼 올라오는 콘텐츠의 양이 확 늘어났다고 서 주무관은 설명했다.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를 개편한 뒤 서울시청 안에서 많이 했던 말은 “본인이 하는 사업은 본인이 홈페이지에 올리자”였다고 한다.

불편한 점도 있었다. 서은지 주무관은 “(이용자가 마주하는) 앞단은 시민들이 편한 이용자환경(UI)으로 맞춰놓았지만, 뒷단은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워드프레스는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일정 부분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부 민원이 생길 정도였다.

홈페이지 개편 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건 직원 교육이다. 초기에는 ‘찾아가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원하는 부서가 있으면 직접 담당자들이 가서 ‘과외’를 해 줬다. 워드프레스 정기교육은 1년에 2번 진행한다. 한 번도 글을 안 쓴, 아직 홈페이지가 어려운 직원을 위해 글을 쓸 때 원격으로 알려준다. 서 주무관은 “예전처럼 다 받아서 해주던 식으로 하면 직원 교육이 되지 않기 때문에 10분이면 할 걸 1시간 걸려 설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 주무관은 또한 “워드프레스는 업그레이드가 잘 되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바뀔 때마다 매뉴얼을 새로 만들고 재교육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 슬로우뉴스

“문제해결 부담이 적고, 확장성이 좋아요.”

“웹사이트 오픈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사이트를 처음부터 통째로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오픈소스 CMS로 가기로 결정하고 여러 툴을 검토한 결과, 워드프레스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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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우뉴스 

2012년 3월에 창간한 인터넷신문 ‘슬로우뉴스’는 워드프레스를 기반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슬로우뉴스’ 편집위원 및 발행인 써머즈 씨는 “워드프레스는 방대한 플러그인과 튜토리얼이 존재한다”라며 “워드프레스 공식 웹사이트의 매뉴얼은 좀 부실한 부분도 있지만, 많은 영미권 이용자들의 질문·답변과 플러그인, 튜토리얼은 다른 어떤 오픈소스 CMS보다 잘 돼 있다”라고 워드프레스로 ‘슬로우뉴스’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슬로우뉴스’ 뿐 아니라 워드프레스를 활용해 뉴스 웹사이트를 만드는 언론사는 점점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허핑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매셔블’, ‘기가옴’ 등 많은 해외 매체들이 워드프레스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매체 중엔 ‘블로터닷넷’과 ‘레디앙’, ‘ㅍㅍㅅㅅ’, ‘딴지일보’ 등이 워드프레스 기반이다.

써머즈 씨는 “워드프레스는 미디어 서비스가 가지고 있어야 할 다양한 기능이 기본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예제가 인터넷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을 하거나 문제 해결을 할 때도 부담이 적다”라며 “여러 플러그인을 바탕으로 한 확장성도 좋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신생 매체를 준비하고 있지만, 구성원 중에 개발자가 없어도 워드프레스로 뉴스 웹사이트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까. 써머즈 씨는 “기본적으로 개발자가 있는 경우가 모든 면에서 더 좋다”라며 “초기에 원하는 형태로 설정을 하려면 개발자의 도움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또한 “운영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는 운영자나 필자들이 CMS의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숙달이 필요하다”라고 써머즈 편집위원은 설명했다.

뉴스 웹사이트도 수익 모델 확보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써머즈 씨는 “슬로우뉴스에서도 단순한 디스플레이 광고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수익모델을 시도하려고 준비 중이다”라며 “네이티브 광고부터 인터랙티브형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를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 또한 워드프레스의 유연성 때문에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써머즈 씨는 설명했다.

운영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써머즈 씨는 “대부분의 범용 CMS가 그렇듯이 기본적으로 워드프레스는 무겁다”라며 “특히 DB 액세스가 많은 편이고 웹사이트 운영을 위해 DB에 쌓이는 정보량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 사양이 좋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대응이 필요할 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Social LG전자

“자유도가 높아요.”

“당시 포털에서 제공하는 가입형 블로그 툴은 천편일률적이라는 한계에 부딪혔고, 기업 자체적으로 블로그 툴을 신규 개발하는 것은 엄청난 투자가 소요됐기에 대안으로 비교적 자유도가 높은 워드프레스가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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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ial LG전자

LG전자는 2009년 티스토리에서 ‘더 블로그’를 열었다가 2012년 3월 워드프레스로 개편하면서 이름을 ‘Social LG전자’로 바꿨다. ‘기업미디어 3.0’을 지향하기 위해 개편을 했다고 LG전자 홍보담당 정희연 차장은 설명했다.

정 차장이 말하는 ‘기업미디어 1.0’은 90년대를 풍미한 웹사이트나 웹진이고, ‘기업미디어 2.0’은 티스토리나 네이버와 같은 기업블로그 플랫폼이다. 기업미디어 3.0은 독립적인 기업 소셜 미디어다. 대부분 워드프레스나 XE, 텍스트큐브 기반으로 만든다. 독립적인 오픈 플랫폼을 만들기엔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플랫폼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외에도 SK텔레콤GS칼텍스 등이 워드프레스 기반 기업블로그를 갖추고 있다.

정희연 차장은 “우선 검증된 안정성과 전세계 개발자들이 만들어 낸 수만개의 플러그인과 검색엔진 최적화, CMS 도구, 관리자 권한 관리 등이 가능했고 약간의 개발비를 투자하면 해당 기업만의 브랜드 개성을 살린 블로그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LG전자 기업블로그를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구축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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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정희연 차장이 말하는 워드프레스의 장단점 비교 

정 차장은 워드프레스 개편 이후 “확장성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워드프레스는 다른 소셜미디어와의 소셜 플러그인 등 연결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정희연 차장은 “LG전자는 워드프레스에서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플리커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워드프레스는 오픈형 개발도구이다보니 보안, 특히 개인정보 보호에 다소 취약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네이버 중심의 한국 온라인 생태계에서는 검색에 불리하다는 점도 꼽았다. 정 차장은 “검색에 불리하다보니 많은 기업 블로그 담당자들이 방문자가 적다는 이유로 워드프레스를 꺼리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정 차장 역시 워드프레스를 통해 기업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학습이나 전문 개발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LG전자는 워드프레스 전문 개발사를 통해 구축했으며, 코드를 모르면 설치나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유지보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 서울비 블로그

“지적 호기심을 쏟기 좋은 실험 공간이에요.”

“포털 블로그는 빵빵한 저장공간을 제공하면서 일단 올리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편집기 화면에 용량 걱정 말고 버튼만 누르라는 유혹이 가득하죠. 그러나 블로그를 일종의 디스크 저장공간으로 사용하는 버릇은 사실 포털에 계속 금붕어 밥을 주는 행위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진이 정말 내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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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비 블로그

개인운영자가 워드프레스로 설치형 블로그를 만드는 건 어떨까. ‘서울비’라는 필명을 쓰는 이준섭 서울 이화외국어여자고등학교 교사는 워드프레스로 ‘서울비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준섭 씨는 원래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다 지난 2013년 5월 워드프레스로 이사왔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사를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이준섭 씨는 “워드프레스는 저장공간 자체라기보다는 ‘교차로’같은 느낌이다”라며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거나 근사하게 꾸며보는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티스토리나 네이버블로그도 점점 깔끔해지고 자유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포털의 거대한 생태계를 암묵적으로 강요한다”라며 “아직 티스토리에 있었으면 귀찮아서 단 하나의 맥락에 단 하나의 제목에만 영원히 소속될 자료들을 포스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저 테마를 꾸미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위키를 구성한다든가 멀티미디어 영상 프로젝트를 전에 배치해 진행한다든가, 칙칙한 종이 위에 텍스트를 가독성 있게 읽어 내려가기 위한 심플한 세팅을 만들어본다든가…. 워드프레스에는 먼저 상상하고 찾으면 거의 모든 솔루션이 있어 놀라게 되지요. 공부하면 할수록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에요.”

워드프레스의 자유도와 확정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이 개인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재미있다고 이준섭 씨는 말했다. 특정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독자를 겨냥한 뉴스 웹사이트와 달리, 그냥 개인의 실험 공간이기 때문에 마음껏 상상하며 지적 호기심을 블로그에 쏟아넣기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 사용자가 워드프레스 설치형으로 블로그를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이준섭씨 역시 “설치형의 경우 진입장벽이 있지만 자동설치와 상담을 지원하는 국내 호스팅 회사가 많이 생기고 있다”라며 “하루 정도만 고생하면 자동설치를 통해 바로 워드프레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HTML 정도는 알아야 글이 엉키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관심과 열정이 있으면 아주 기본만 배워도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hyeming@bloter.net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아는 기술자가 되고 싶습니다. e메일 : hyem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