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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그래서 어떤 효과가 있는 건가요?

2014.06.25

올해 10월이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됩니다. 단통법은 이른바 통신 업계의 ‘만능열쇠’로 꼽히는 정부의 야심찬 통신 정책입니다. 이 법만 시행되면 27만원 이상 가입자들에게 나눠주면 말썽이 되는 과다한 보조금 차별이 사라지고, 통신 시장의 경쟁 과열이 가라앉고, 그에 따라 통신 요금도 내릴 것이라는 것이 이 법안과 관련된 모두의 기대입니다.

중요한 부분은 이 법안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이냐는 것에 대한 논의입니다. 법 이름은 거창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그 동안 법적 효력이 없는 27만원의 가이드라인과, 이를 어겼을 때 통신 관련 법이 아니라 차별 금지법을 끌어다가 처벌 근거로 삼았던 것을 아예 전담 법안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여전히 법안의 기조는 ‘통신 요금이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고가의 보조금’ 때문이고, ‘보조금을 막으면 통신사들에게 요금 인하 여력이 생긴다’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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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보조금은 사라지는 걸까요? 미래부와 방통위는 없앤다기보다는 현실적인 선에서 조정할 계획입니다. 말 그대로 ‘차별’을 막고 같은 시점에서 같은 단말기는 어디서나 똑같은 값에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확실한 법적 면분을 세운 것이기 때문에 보조금의 상한선 기준은 이 단통법이 시행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6월24일 방통위가 개최한 토론회도 이 보조금 상한선과 운영방법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였습니다. 방통위가 내놓은 상한선 기준은 3가지입니다. 현재와 비슷한 수준인 30만원선, 현재 평균적인 보조금 지급 수준인 40~50만원선, 마지막으로 높은 스마트폰 출고가를 반영해 50만원 이상입니다. 대체로 보조금이 높아지면 통신 요금과 단말기 출고가가 따라 오르고, 보조금이 내려가면 이것들도 따라 내린다는 분석입니다.

기업들은 당연히 각자의 경쟁 상황에서 입맛에 맞도록 상한선과 운영안을 이끌고 싶어했습니다. 통신사들은 보조금 상한선을 낮추고 싶어했습니다. 그동안 보조금을 쓰고 싶어서 쓴 게 아니라 누구 하나가 쓰기 시작하면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보조금 대란이 터져 왔습니다. 이를 법적으로 완전히 틀어막을 수 있다면 통신사는 과도한 보조금을 법적으로 쓸 수 없게 됩니다. 당연히 연간 수조원대의 마케팅 비용이 굳으면 그만큼 수익이 좋아지겠지요. 그러면 요금제를 통해 경쟁하겠다고 합니다.

반면 제조사와 판매점은 보조금이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통신사가 값을 내려주어야 판매량도 늘어나기 때문이지요. 여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팬택입니다. 팬택도 애초 보조금 상한선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날 토론회에서는 반대로 낮추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팬택 박창진 부사장은 “보조금 상한선을 낮추거나 비슷한 선에 두되 불리한 상황에 놓인 후발 사업자나 워크아웃, 법정관리 중인 제조사에 대해서는 예외로 해달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인 팬택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풀어달라는 얘기입니다. 사실상 상한선을 높이자는 이야기지요.

팬택 박창진 부사장이 한 이야기중에서 정말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전체 보조금 중에서 통신사가 내는 것과 제조사가 내는 것을 명확하게 분리해서 공시하자”는 얘기입니다. 통신사들이 으레 공격적인 보조금을 위해 제조사들에게 장려금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밝혀달라는 겁니다. 보조금 전쟁에는 이런 말못할 속사정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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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학계와 소비자단체는 단통법의 실효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상한선 같은 시행령에 포함되는 내용은 시행 이후에도 어느 정도 유연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그 누구도 명확하게 결과를 내다보지는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참석자들도 보조금 상한선을 현재 수준에서 내리거나 비슷한 선에서 유지하자는 이야기가 반복됐습니다. 토론회 말미에 스마트폰 판매점 관계자들이 방청석에서도 의견이 터져나왔습니다.

“판매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내리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자들은 잠재적인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그렇게 보조금을 줄여서 통신사의 이익이 안정화된다고 해서 통신 요금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통신 요금을 내린 적은 없습니다. 따져보면 기본요금 1천원을 내리는데 정부와 소비자 단체가 나서서 엄청난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1천원 내리면 통신사 수익은 수천억원이 왔다갔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1천원 내렸다고 가계 살림이 나아질까요? 그렇다고 이참에 경쟁으로 1~2만원씩 요금을 내릴까요?

논지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통신사가 요금을 안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모릅니다. 단통법의 결과는 ‘낙수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겁니다. 보조금에 쓸 돈, 통신 요금을 내리라는 겁니다. 안 내려도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요즘 나오고 있는 요금제도 사실 저가 요금제보다도 중간 수준의 요금제를 쓰는 이들을 고가 요금제로 유도하려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통신사의 이익이 크게 늘었을까요? 물론 막대한 수익을 내긴 했지만 우리가 피처폰을 쓸 때와 비교해 현재 스마트폰으로 바뀐 상황에서도 가입자 1인당 매출액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으로 고가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는 많지 않고 마케팅 비용을 쓰고 남은 건 비슷하다는 겁니다. 풍선효과인 셈이지요. 내버려둬도 사실상 통신사가 쓸 수 있는 보조금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기도 하고, 단말기 값을 내리거나 요금제를 내리거나 실질적으로 가입자가 내는 총 통신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통신 요금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를 쓰면서 들어가는 전체 통신 비용을 짚어보지 않으면 결국 이용자 부담은 생각처럼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요금을 아끼고 싶으면 스마트폰을 바꾸지 말고 오래오래 쓰라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아예 보조금과 약정 할인이라는 걸 싹 없애고 오래 쓰면 요금 할인을 더 많이 해주면 될 것도 같습니다. 이게 사실 피처폰 시절의 보조금 규제 방안과 비슷한 내용입니다.

토론회를 보고 난 뒤에 단통법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단통법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 얼마나 깊이 분석이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몇몇 패널들은 단통법 시행 이후 차분히 효과를 지켜보면서 시행안을 만들어가면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시행안은 당연히 각 상황에 맞춰 조금씩 조정되는 것이 맞긴 하지만 뭔가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고 기대 방향을 유도할 수 있는 시행책에 대한 수정과, 단통법 이후 분위기를 보고 다시 수정하자는 건 소가 어떻게 도망가는지 보고 외양간 고치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것과 다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검토가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아직은 딱히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단통법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석달 남짓 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 같습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