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어도비가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CC)를 2014 버전으로 판올림했다. 그리고 7월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둥둥섬에서 ‘크리에이티브 나우 2014 월드투어’를 열고 CC2014 버전에 추가된 새 기능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CC2014의 핵심 기능 몇 가지를 소개했다.

모바일-데스크톱 넘나드는 콘텐츠 저작 환경

이 자리에서 폴 버넷 어도비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지역 CC 기술전도사(에반젤리스트)는 CC를 통한 모바일과 데스크톱의 통합을 강조했다. 그동안 CC는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저장소 역할에 그쳤다. 사용자는 굳이 작업물을 느린 클라우드 서버에 올릴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어도비는 이번 판올림으로 CC를 어도비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가져왔다.

폴 버넷 어도비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지역 CC 기술전도사▲폴 버넷 어도비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지역 CC 기술전도사

우선, 어도비는 CC를 이용해 모바일과 데스크톱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포토샵 믹스’, ‘스케치’, ‘라인’ 등 아이패드용 응용프로그램(앱)에서 만든 작업물은 자동으로 CC 서버에 데이터를 올린다. 또 단추 한 번만 누르면 같은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된 내 데스크톱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보내준다. 아이패드로 밑그림을 그린 뒤 번거롭게 선을 꽂거나 e메일로 작업물을 보낼 필요가 없다. 글꼴이나 색상 팔레트 등 내 입맛에 맞춰 작업환경을 바꿔도 같은 어도비 아이디를 쓰면 어디서든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이 역시 CC 덕분이다.

어도비는 모바일 환경에서 전문적인 작업을 하려면 손가락 말고 다른 도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처음으로 하드웨어를 내놓았다. 스타일러스 펜 ‘잉크’와 디지털 자 ‘슬라이드’다. 잉크와 슬라이드도 CC를 통해 사용자 어도비 아이디와 연동된다. 아이패드에 잉크를 인식시키면 사용자가 CC에 올려둔 데이터를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다. 처음 한 번 내 애플 아이디에 잉크를 연결하면, 잉크 안에 내 설정값이 저장된다. 나중에 다른 사람 아이패드를 빌려 쓴다고 해도 내 잉크를 쓴다면 내 CC 계정에서 데이터를 가져다 쓸 수 있다. 잉크를 쓸 때 바꾼 펜 굵기나 색상 등 설정값도 CC를 통해 공유된다. 아쉽게도 어도비 잉크와 슬라이드는 미국에서만 판매된다.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포토샵 믹스는 아이패드의 계산 능력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무거운 기능도 CC 서버에서 힘을 빌려와 구현해 낸다. 아이패드용 포토샵 믹스는 ‘내용 인식 채우기(Content-Aware Fill)’처럼 많은 계산이 필요한 기능도 지원한다. 이 기능을 쓰면 포토샵 믹스는 아이패드 내장 프로세서가 아니라 어도비 CC 서버에  계산을 맡긴다. 이건 CC2014에 처음 도입된 기능이다. CC 서버가 복잡한 계산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어도비가 내놓은 모바일 앱은 다른 콘텐츠 제작 앱이 구현하기 힘든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계산 결과를 무선 네트워크로 주고받기 때문에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작업 속도가 느려진다는 문제는 있지만, 모바일 기기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능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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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포토샵 믹스 소개’ 동영상 보러 가기

개발도구 공개…누구나 모바일 포토샵 만든다

어도비는 모바일 앱도 데스크톱 프로그램처럼 전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SDK(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만들었다. 앞서 예로 든 포토샵 믹스 등 모바일 콘텐츠 제작 앱도 어도비가 크리에이티브 SDK를 써서 만든 앱이다.

크리에이티브 SDK를 쓰면 포토샵 저장 포맷인 PSD 파일을 손볼 수 있다. 레이어 같은 원본 데이터를 열어보고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포토샵이 제공하는 강력한 이미지 편집 기능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건 물론이다. 또 CC 서버와 작업물을 주고받거나 CC 서버에 복잡한 계산을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어도비는 소규모 시험 시간을 거쳐 이르면 10월, 늦어도 올 하반기 안에 크리에이티브 SDK를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지금 나온 건 포토샵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SDK뿐이지만, 조만간 다른 프로그램 기능도 SDK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칼 슐레 어도비 CC 비디오 부문 기술전도사는 “(CC2014는) 모바일과 데스크톱을 연결하는 첫 번째 시도이기 때문에 포토샵 기능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이후에 더 많은 앱을 모바일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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