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장인] 열대우림 지키는 폐휴대폰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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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아마존, 아프리카 일대에는 지구의 허파가 자리잡고 있다. 열대우림지역이다. 열대우림은 많은 양의 산소를 내뿜고 지구 전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열대우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불법으로 나무를 베는 단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폴 자료에 따르면 현재 매일 진행하는 벌목 중 최소 50%에서 최대 90%가 불법 벌목이다. 정부와 환경단체가 이를 제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드넓은 열대우림을 다 감시하기엔 역부족이다. 인도네시아에 여행을 갔다 불법 벌목 현장을 목격한 젊은 물리학자 토퍼 화이트는 숲을 지키기 위해 기술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그는 열대우림을 지켜주는 새로운 스피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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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 매단 레인포레스트 커넥션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열대우림의 불법 벌목 현장을 막는 기술을 제공한다. 2013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핵심 멤버 3명과 정부단체 및 환경단체들의 자문을 받아 제품을 만들었다.  토퍼 화이트는 엔지니어이자 단체를 만든 설립자다. 이들은 특수 제작한 스피커를 열대우림 나무에 매달았다. 이 스피커는 가운데 폐휴대폰이 있고 주변에 태양광 판을 붙인 모습을 띄고 있다. 가운데 달린 휴대폰은 열대우림지역 소리를 녹음하고 모바일 앱으로 공유한다. 태양광 판은 전력을 공급한다. 주변에서 톱소리나 큰 소음이 발생하면 스피커는 이를 벌목으로 간주하고 주변 관리자들에게 해당 위치를 알려준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에 녹음되는 소리는 관리자 뿐만 아니라 앱을 내려받은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다 벌목 현장을 목격하게 됐죠. 그때 열대우림을 지키는 보안요원이 함께 있었어요. 그 보안요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해요. 전혀 게으르지 않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힘으로는 드넓은 열대우림을 지키기 힘들다는 걸 알았죠. 그걸 기술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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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퍼 화이트 레인포레스트 커넥션 설립자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온 토퍼 화이트는 열대우림과 기후변화에 대해 본격 조사했다. 그는 산림 벌채가 세계 기후 변화에 2번째로 영향을 많이 준다는 걸 알았다. 그는 이전에 프랑스에서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 (ITER) 프로젝트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인투스(Enthuse)라는 스포츠 모바일 게임 앱 회사에서 최고기술자(CTO)로 일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여행에서 돌아온 뒤부터는 레인포레스트 커넥션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게 됐다.

“1헥타르의 열대우림은 25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요. 이는 10대의 자동차를 1년간 없애는 효과와 같죠. 현재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많은 기술이 발명되고, 각 나라 정부가 환경 정책을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까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죠. 반면, 지금 매일 벌어지는 벌목 현장을 막을 수만 있다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지금 당장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저도 관련 정보를 조사하기 전까지 잘 몰랐어요. 하지만 이를 알고나니 제 마음을 흔들었고, 이를 위한 연구에 돌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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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포레스트 커넥션 장비가 내는 효과. 1개의 장비가 3천대의 차를 없애는 효과를 낸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최근 ‘와이어드’, ‘BBC’, ‘허핑턴포스트’ 등 여러 외신에서 주목받았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거나 발명하지 않았다. 기존 기술을 새롭게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들은 폐휴대폰, 태양광 패널,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

“휴대폰은 아주 좋은 컴퓨터예요. 센서도 있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낼 수 있으니까요. 열대우림 주변에는 전기, 물, 길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는 없어요. 놀랍게도 휴대폰은 사용할 수 있죠. GSM과 같은 통신 인프라는 어느 정도 이용할 수 있거든요. 또 미국에서만 매년 1억5천만대의 휴대폰이 버려지고 있으니, 이를 재활용하면서 부품으로 이용할 수 있고요. 여기에 2~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안정성 있는 태양광 패널도 개발했어요. 모바일 앱 API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구축했고요. 사용된 코드부터 저장되는 데이터까지 모두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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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포레스트 커넥션 기술 구조

토퍼 화이트는 샘플 제품을 만들고 이를 열대우림에 설치해 놓았다.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7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를 통해 대량 생산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아직 종료까지 15일이 남았지만, 이미 목표금액인 10만달러, 우리돈 1억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단순히 숲을 살리는 운동이 아니다. 숲을 살리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에 삶의 터전을 제공할 수 있다. 그만큼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의 자연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존재다. 토퍼 화이트는 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려고 한다.

“우리 삶은 점점 빨라지고, 변한 것도 많아요. 그런데 열대우림엔 20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요. 20년간 나무들이 계속 베어지고 있는 것이죠. 저희는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으로 사람들에게 열대우림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려주고 싶어요.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것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이에요. 기술적으론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면서 불법 벌목 현장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돕는 것이고요. 좀 더 많은 사람이 열대우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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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포레스트 커넥션 소개 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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