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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터넷으로 영화 다운받는 게 불법인가요?”

201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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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나 웹하드, 등에서 영화를 내려받는 행위를 불법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남이 공들여 만든 콘텐츠를 공짜로, 무단으로 이용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뜻밖에 온라인에서 영화를 공짜로 내려받는 행위는 불법이 아닙니다. 영화나 음악을 이용할 때 흔히 접하는 저작권에 관한 잘못된 인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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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내려받아 보면, 불법인가요?

국내 저작권법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사적이용이란 개인이나 가족 등 개인에 준하는 제한된 단위에서 저작물을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는 이를 단순 다운로드로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ㄱ 씨가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영화 한 편을 내려받았다고 생각해 봅시다. ㄱ 씨는 영화를 공짜로 내려받았지만, 이는 불법이 아닙니다. 영리 목적이 아닌 ㄱ 씨 자신을 위한 영화 내려받기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뿐만이 아닙니다. 디지털 음원이나 상업용 소프트웨어 등도 개인이 비영리를 목적으로 단순 내려받기를 했을 경우 이는 합법입니다.

저작권법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ㄴ 씨는 수백여만원을 호가하는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경우 말이죠. 직장에서는 ㄴ 씨 외에 누구도 이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았지만, 이는 사적이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개인이라도 회사에 속한 상태에서 업무용으로 영리 목적의 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에 ‘개인이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이라는 문구가 강조돼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Q. 그럼 마음대로 영화 내려받아도 되는 거죠?

저작권법 30조의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덕분에 개인의 비영리 다운로드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법대로라면 말이죠. 헌데, 지난 2008년 서울중앙지법이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2008년 8월, 서울중앙지법 ‘저작권침해금지등가처분’

(…)다운로더 입장에서 복제의 대상이 되는 파일이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파일인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다운로드 행위를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 판결의 의미는 자료를 내려받는 사람이 그 자료가 불법임을 인지한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합법적인 복제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 덕분에 개인이 e세상에 널린 자료를 이용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지만, 2008년 서울중앙지법의 이 판결은 그 자유를 매우 축소한 것입니다. 수많은 ‘다운로더’를 보호해주는 장치 역할을 했던 조항이 서울중앙지법의 판결로 무색해진 셈이죠.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만 믿고 마음대로 자료를 내려받아서는 안 됩니다. 다운로더를 보호하기 위한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와 같은 판례 때문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법조계에서는 당시 판결에 대해 지금도 논쟁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내려받은 영화, 친구에게 줘도 되나요?

ㄱ 씨가 영화를 보고, 친구에게 영화 자료를 넘겨줬다면 어떻게 될까요. 몇 가지 다른 상황을 상상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함께 사는 친구라면 불법이 아닙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에 있는 ‘가정에 준하는’이라는 설명 덕분에 그렇습니다. 물론, 가정의 범위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함께 사는 친구에게 영화를 전달한 경우에는 괜찮다”라며 “하지만 다운로더를 실제로 법원이 처벌한 사례가 극히 드물어 판례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 부분에 관한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사는 친구가 아닌 이에게 전달하는 상황은 법의 해석과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선 친구는 가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인물입니다. 또, 친구에게 ㄱ 씨가 영화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적이용 범위를 넘어서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불법입니다.

이병찬 법무법인 정진 변호사도 “저작권법은 수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것이지만, 판례가 극히 적어 해석에 조심스럽다”라면서도 “친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비영리에 한정된 범위에서 쓰는 것이긴 하지만, 그걸 친구에게 넘기는 과정이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포함될 것인지 여부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이렇게 알쏭달쏭한 저작권법은 상황과 해석 주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영화를 업로드하는 것도 합법인가요?

안 됩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은 내려받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자료를 올리는 이들은 이 조항과 관련이 없습니다. 자료를 공중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위는 ‘전송권 침해’로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누군가 영화나 음원, 소프트웨어 등 상용 자료를 업로드 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내려받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올리는 이가 있어야 내려받는 이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소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청소년한테 담배를 파는 것은 불법이지만, 청소년이 담배를 사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담배를 구입한 청소년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닙니다.

저작권법도 이와 비슷합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조항은 상용 자료의 복제를 장려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법입니다. 이병찬 법무법인 정진 변호사는 저작권법의 이 조항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업로더와 다운로더가 있을 때 어느 쪽을 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법이 내려받는 이들을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규정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사적이용을 하는 개인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Q. 토렌트에서 영화를 받는 것은 합법인가요?

ㄱ 씨는 블로그에서 영화를 내려받은 것으로 묘사했지만, 현실적으로 일반적인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에서 영화를 내려받는 일은 어렵습니다. 용량 제한이라는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갖가지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토렌트가 널리 쓰입니다. 토렌트는 전세계에 자료를 가진 사용자를 엮어주는 P2P 기술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토렌트로 영화를 받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사용자가 사적이용을 위해 영화를 내려받는다고 해도 토렌트를 사용하면,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도 영화 파일을 전송하기 때문입니다. 토렌트의 기술적 특징 때문입니다. 단순 내려받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는 명백히 ‘전송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토렌트 ‘씨앗 파일(확장자 ‘.torrent’)’을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요. 앞서 얘기했든 아직 판례가 없어 법의 해석이 난해하긴 하지만, 이는 불법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토렌트를 쓰는 데 필수적인 ‘씨앗 파일’은 해당 자료를 누가 갖고 있는지 기술적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직접적인 영화 자료가 아니죠. 이를 공유하는 것을 영화를 업로드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풀이입니다.

박경신 교수는 “토렌트에 관해서도 이제 그런 논의가 될 때라고 보는데, 토렌트 파일 그 자체는 실제 자료가 어디 있는지만 알려주는 파일일 뿐이라 그것을 저작물을 공유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라며 “예를 들어 하이퍼링크는 저작권 침해라고 보지 않는데, 토렌트 씨앗 파일이 하이퍼링크와 다를 것이 없다”라고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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