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스마트폰 ‘미4′(Mi4)를 내놓으면서 또 다시 카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제 샤오미 자체가 단순히 짝퉁폰이나 저가폰을 만드는 기업을 넘어 중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제조사로 자리잡으면서 가장 큰 특징인 ‘애플 닮기’가 논란이 되는 것이다.

외신들은 아예 샤오미가 노골적으로 애플을 베낀 부분들을 지적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샤오미를 ‘중국의 애플’이라고 칭하고 있다. 일단 제품들의 디자인은 언뜻 봐도 헷갈릴 정도로 쏙 빼오고 있고, 소프트웨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 그리고 심지어 제품 발표까지 쏙 빼닮았다. 아니 사실 그냥 베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컬트오브안드로이드가 짚은 7가지 카피캣이 이를 잘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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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애플을 그대로 벤치마크하고 있다. 세세한 곳까지 들어가면 더 기가 막힌다. 샤오미 ‘Mi3’의 제품 이미지의 카메라 렌즈는 애플의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애퍼처’의 아이콘 이미지를 그대로 붙여버렸다. 키노트에서는 레이 쥔 CEO가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분위기의 옷을 입고 애플과 비슷하게 만든 키노트 문서를 두고 발표를 한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처럼 ‘원 모어 씽’으로 깜짝 놀랄 제품을 꺼내놓는 것까지 똑같다. ‘중국의 애플’이라는 말 안에는 참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존 그루버는 ‘샤오미의 부끄러움 없는 애플 카피가 삼성보다 심각한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는 샤오미가 제품을 베끼는 데 부끄러움 없이 할 수 있는 한 많이 베끼고 있다는 점, 둘째는 샤오미가 애플 특유의 분위기까지 가져오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중국 내에서만 팔기 때문에 특허에 취약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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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애플 카피 전략은 매우 적극적이다. 샤오미는 일단 명확하게 애플을 목표점으로 삼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그에 맞는 하드웨어를 만든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MiUi라는 자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그에 따르는 기가 막힌 하드웨어를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명분도 더한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맡다가 샤오미로 자리를 옮긴 휴고 바라 수석부사장은 샤오미에 대해 “훌륭한 디자이너가 2명이 있다고 하면 결국 그 둘이 내는 결론은 같을 수밖에 없다”며 디자인을 똑같이 할 수밖에 없다고 도 이야기했다. 그동안도 샤오미는 여러 차례 “애플에 영감을 받았을 뿐 카피는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샤오미의 제품은 결과적으로 특허에서 이야기하는 ‘룩앤필’ 면에서 많이 닮아 있다. 애플의 각 제품이 갖고 있는 대표적인 특징들을 아주 정교하게 가져다 쓴다. 광고 이미지도 매우 닮았다. 이쯤 되면 그간 애플과 삼성의 특허 분쟁은 별 의미도 없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특허 문제는 없는 것일까? 법적으로는 좀 더 들여다봐야겠지만 현재 나와 있는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는 꼭 하드웨어 디자인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영역에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샤오미가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요소도 특허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 기업에 지적재산권이나 특허가 법적 문제로 번진 경우는 없다. 상대적으로 중국 기업들은 중국 내에서만큼은 특허에서 자유롭다. 일단 해외 기업이 중국 기업에 특허 소송을 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 자리를 잡으려는 기업들로서는 괜히 날을 세울 필요가 없다. 이길 수 있다는 보장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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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 기업들은 중국 외의 시장으로 나가는 데에는 소극적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을 시작한 것도 한국 외의 시장, 그러니까 미국과 유럽 등에서 비즈니스를 했고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중국 내수 시장만 잡아도 충분하다.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더 과감하게 특정 제품을 따라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기업들이 특허를 정리해서 시장을 넓히는 것이 특허를 무시하고 내수 시장을 잡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비슷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점점 기술력을 높여 경쟁력을 가져갈 수도 있다. 중국 제품들이 중국 밖으로 나오면 대단한 사건이 벌어질 것 같지만 그러기 쉽지 않은 데는 바로 이 특허라는 양날의 검이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을 이끌어 온 한국과 일본의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드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2배가 넘는 가격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중국 외 시장에서도 ‘300달러에 만들 수 있는 제품을 700~800달러씩 받고 판다’는 이야기를 듣기 때문이다. 해상도, 칩셋, 속도, 메모리 등 스마트폰의 가치를 조립PC처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비슷한 조건의 하드웨어라면 비슷한 가치로 인식되기 쉽다. 그렇다고 중국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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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