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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구글'을 노리는 기업들

2007.01.02

구글은 지난해를 자신들의 해로 만들었다.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거센 반격 속에서도 미국에서 50% 정도의 검색 점유율을 기록했고 유튜브 인수를 통해 다시 한번 사이버 세상을 뒤흔들었다. 

언론과 블로고스피어에서 가장 큰 주목을 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뭐래도 2006년은 ‘구글제국’의 위력이 인터넷을 강타했던 시기였다.

궁금해진다. 어느 신생 벤처기업이 제2의 구글을 꿈꾸며 도전장을 던지려한다면 그것은 무모한 도전인가?  구글외에 야후와 MS가 버티고 있는 검색 공간에서, 신생 업체가 일정 지위를 확보하는게 가능하겠느냐 말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는 이같은 문제를 다룬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는 지금 제2의 구글을 꿈꾸는 신생 검색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독자노선을 통해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불타오르고 있다.In Silicon Valley, the Race Is On to Trump Google

대표적인 업체는파워셋이란 검색 사이트다. 아직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파워셋은 스티브 뉴콤(Steve Newcomb), 로렌조 티오네(Lorenzo Thione), 바니 펠(Barney Pell) 3명이 모여 설립했다. 파워셋은 사용자가 평범한 영어로 키워드를 입력해도 다른 검색 엔진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워셋은 최근 1천2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파워셋외에 하키아(hakia), 차차(ChaCha) , 스냅(Snap) 등도 ‘포스트 구글’을 노리는 업체들이다. 파워셋처럼 자연어 검색엔진을 개발중인 하키아는 최근 1천6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스냅도 같은 금액을 끌어모았다. 차차는 610만달러를 투자받는데 성공했다. 최근 위키피디아 설립자에 의해 시작된 위키아(wikia)도 눈여겨 볼만하다. 위키아는  웹기반 백과사전과 같은 검색 엔진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구글과의 경쟁을 각오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실리콘밸리는 구글과 경쟁하기 보다는 특화돤 검색 영역에 집중하는 회사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구글에 인수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업체도 널려 있다. 실제로 이들은 구글 검색에 트래픽을 많이 의존하고 있고 수입원도 구글 광고 시스템과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쁜 전략이 아니다. 이것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구글과의 경쟁이란 캐치프레이즈는 다소 무모해 보일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상황은 신생 업체가 검색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시장 조사 업체  닐슨/넷레이팅스에 따르면 최근 등장한 10여개 신생 검색 업체중11월 미국 검색 시장에서 1%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곳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파워셋, 하키카 등은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하키아는 ‘톱3’ 검색 엔진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대담한 발상이다.

이들이 이렇게 나오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구글의 지배력은 90년대말 운영체제(OS)를 독점했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MS의 독점은 깨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많은 업체들은 MS와의 경쟁을 피하는 곳에 전력을 전진배치했다.

그러나 파워셋 공동 설립자중 한명인 베니 펠은 "인터넷 검색 영역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검색 시장은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크며,  이같은 분위기에서는 시장의 일부만 거머쥐더라도 해볼만하다는게 이유다. 넘버원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포스트 구글을 꿈꾸는 업체들의 낙관론에는 구글의 비즈니스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구글은 현재 검색을 넘어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온라인 결제, 온라인 비디오, 소셜 네트워킹 등 영역 확대에 본격 나선 상황. 한시대를 풍미했던 검색 엔진인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등이 걸었던 것과 유사한 행보다.

포스트 구글 주자들은 구글이 MS를 따라잡겠다는 생각을 할 수록 검색에 대한 집중력은 떨어지기 마련이고 그것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워셋은 현재 검색과 자연어 분야 권위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야후의 핵심 엔지니어 출신도 있고, 애스크지브스에서 수석언어학자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도 있다.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구글과 MS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런 이들이 신생 업체에 합류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결론은 신생 업체들이 자신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마리사 메이어 구글 검색 담당 부사장은 "검색은 점점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 돼가고 있다"면서 신생 업체들의 도전을 축소평가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구글에 도전장을 던지는 ‘미니 구글’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구글, 야후 MS로 대표되는 빅3에 인수되지 않고 독자노선을 표방하는 신생 검색 업체들이 있다는 것은 구경꾼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시야를 국내로 좁혀보자. 첫눈이 네이버로 넘어간 뒤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신생 기업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엠파스를 끌어안은 SK커뮤니케이션즈와 야후 그리고 MS, 구글 같은 거대 기업들이 ‘네이버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를 향해 총구를 겨냥하는 뉴페이스의 등장은 다시는 볼 수 없는 장면일까? 실리콘밸리에서 들려오는 ‘미니구글’들의 이야기는 국내 검색 시장 판도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품게 한다.

delight@bloter.net

블로터 황치규 기자입니다. 좋은 관점과 메시지 발굴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