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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삼성 특허 소송, 궁금증 4가지

2014.08.05

지난 주말 난데없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전자에 소송을 걸었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의 특허 수수료를 제때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이자를 내라는 것이다. 특허 이야기는 늘 어렵고 복잡하게 흐른다. 이번 건도 마찬가지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아직 삼성전자가 공식적인 입장을 꺼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정보들을 토대로 몇 가지 의문스러운 점들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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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성은 왜 안드로이드로 MS에 특허 이용료를 내야 하는가

안드로이드는 구글 제품이다. 구글은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들면서 운영체제를 쓰는 데 한푼의 비용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 때마다 대당 MS에 돈을 내야 한다. 특허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LG전자, HTC, 에이서는 물론이고 전자책을 만드는 반스앤노블, 스마트 카메라를 만드는 니콘, 스마트 모니터를 만드는 뷰소닉도 대상이다. OEM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페가트론이나 콴타도 벗어날 수 없고, ZTE 등 중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정확히 어떤 특허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웹브라우저의 탭브라우징을 비롯해 안드로이드의 꽤 많은 부분들이 MS의 특허를 빗겨가지 못했다. 정확한 금액 역시 밝혀지지 않았지만 MS는 이를 통해 연간 20억달러, 우리돈으로 2조원 가량의 돈을 벌어들였다. 안드로이드로 정작 돈을 버는 것은 MS라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니다. 안드로이드폰의 규모는 지금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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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삼성은 왜 수수료 지불을 미뤘나

당연히 제조사로서는 MS의 로열티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돈 몇 센트라도 줄여야 하는데, 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는 제조사에 따라 적게는 3~4달러, 많게는 10~15달러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로열티 지급을 미루었던 것도 결국 로열티를 줄이기 위해 두 회사가 협상을 벌이던 것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MS의 입장 발표와 블로그, 그리고 MS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 정도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

일단 발단은 MS의 노키아 모빌리티 인수에서 시작된다. 애초 MS와 삼성전자는 특허에 대한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었다. 정확한 내용이나 조건은 비밀 계약이기 때문에 밝혀지진 않았지만 MS는 삼성의 하드웨어 제조에 대한 기술을 쓰고, 삼성은 MS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 권리를 주고받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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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MS가 노키아의 스마트폰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림이 약간 달라졌다. 삼성이 MS에 제공하는 하드웨어 개발에 대한 특허가 노키아로 흘러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은 이를 근거로 크로스 라이선스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다시 협상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MS가 밝힌 사실에 비춰본 판단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결국 삼성은 MS에 특허 이용료를 지불했다. 하지만 MS는 이에 대해 늦어진 기간 만큼 이자를 지불하라고 소송을 냈다. 그게 이번 소장의 핵심이다. 표면적으로는 삼성이 이자를 내면 끝난다.

MS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였다. 기존에 했던 삼성과 MS의 크로스 라이선스에 대한 부분이 노키아 인수와 관계 없이 유효하고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법원에서 판결해주길 바랐다. ‘확정 판결’이라는 것이다. 삼성이 로열티 지불에 발목을 잡은 부분을 법정에서 다시 확인받겠다는 것이다. 다시는 이 부분으로 꼬투리 잡히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8월5일 추가] 안드로이드를 둔 두 회사의 계약은 2011년부터 맺어졌는데 이번 이자 소송은 늦어진 2011년에 대한 것이고 2012년 분은 아직 지불하지 않았다. MS는 “삼성이 2012년분을 비롯해 앞으로도 안 할 것”이라고 전해왔다고 한다.

3. 누가 잘못했나

이건 법정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다. 누가 잘못했다고 판단하는 건 지금으로선 어려운 일이다. 일단 현재 계약 상으로는 삼성이 MS에 로열티를 제때 지불해야 했다. 계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 지급 정지나 법적 효력이 있는 장치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삼성은 노키아의 인수가 기존 MS와 했던 계약에 흠결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사실 노키아의 인수는 삼성에게 매우 큰 골칫거리가 됐다. MS는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을 인수했지만 특허에 대해서는 당분간 노키아가 직접 영업하도록 남겨두었다. 삼성으로서는 이제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는 노키아에 막대한 로열티를 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노키아와 삼성 사이에는 하드웨어와 관련된 특허들을 주고받는 크로스 라이선스가 맺어져 있는데, 노키아가 더 이상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게 되면서 삼성이 일방적으로 특허료를 물어주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신 MS가 하드웨어를 만들게 되면서 크로스 라이선스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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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둘의 관계는 나빠질까

아직까지는 삼성과 MS가 이 로열티 문제로 서로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은 많지 않다. 삼성은 윈도우PC 뿐 아니라 윈도우폰의 중요한 파트너다. MS는 요즘 여러 행사에 소프트웨어를 비출 때 삼성의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던 HP나 델은 밀려난 꼴이 되기도 했다.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자가 된 삼성은 여전히 윈도우폰을 만드는 파트너 자리를 지켜주었고, MS로서는 이에 안드로이드 로열티 자체를 다른 회사보다 싸게 주었다는 이야기도 소문 아닌 소문으로 돌고 있다.

하지만 처음 특허 계약을 맺을 때에 비해 삼성은 무려 4배나 판매량이 늘었고 100달러 내외의 저가 제품을 팔아야 하는 삼성으로서는 대당 몇 달러씩 하는 특허 이용료는 큰 부담이다.

게다가 MS가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MS는 직접적인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다. 삼성으로서는 잠재적인, 그리고 위협적인 경쟁자의 탄생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의 견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두 회사는 여전히 윈도우와 하드웨어를 사이에 둔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다만 삼성 입장에서는 막대한 특허 수수료를 두고 이 정도는 배짱을 튕겨볼 만하다. 소송은 앞으로 몇 달 정도 이어질테고, 그 사이에 미국 법원은 두 회사가 원만하게 합의하는 쪽으로 유도할테니 말이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