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엔비디아, 64비트 ‘테그라K1’ 하반기 출시

2014.08.12

엔비디아가 64비트 ARM 기반 프로세서 ‘테그라K1’을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테그라K1은 엔비디아가 올 1월에 발표한 고성능 프로세서다. 이 칩을 ‘고성능’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그래픽 성능 때문이다. 테그라K1엔 그래픽 처리를 맡는 GPU의 스트림 프로세서(CUDA프로세서)가 192개나 들어가 있다.

테그라K1 역시 ARM 기반 프로세서다. CPU 처리는 ARM의 코어텍스 A15와 코어텍스 A57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미 양산 체계가 갖춰진 코어텍스 A15에 192개 스트림 프로세서를 붙인 모델은 올 초 발표와 함께 몇몇 제품에 이미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샤오미의 ‘미패드’가 있고, 아우디 역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이 프로세서를 쓰고 있다.

tegra-k1-chipshot

테그라K1의 본편은 역시 차세대 아키텍처인 코어텍스 A57 CPU가 들어간 제품이다. 프로세서 자체의 처리 능력이 좋아졌고 그만큼 전력 효율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진 프로세서다. 또한 64비트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4GB 이상의 메모리도 쓸 수 있다. 하지만 코어텍스 A57 칩의 양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엔비디아도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던 바 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칩을 소개하는 ‘핫칩 컨퍼런스’를 통해 64비트 테그라K1을 좀 더 구체화했다. 엔비디아는 이 칩의 코드명을 ‘덴버’라고 부른다. 역시 핵심은 64비트를 처리할 수 있는 ARMv8 명령어 세트다.

테그라K1은 이전과 다른 고성능 프로세서로 설계된다. 특히 슈퍼컴퓨팅으로 부르는 병렬 처리에 최적화해서 설계했다. 여러개의 파이프라인으로 데이터를 병렬 처리할 수 있는 슈퍼스칼라가 7개 들어가 있고 192개의 GPU 스트림 프로세서를 더했다.

이 칩의 그래픽 성능은 이미 출시됐던 코어텍스 A15 기반 칩에서도 볼 수 있다. 아직 게임엔진과 게임 개발사들이 테그라의 그래픽 성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지만 오픈GL ES3.0을 비롯해 PC에서 쓰는 테셀레이션 같은 그래픽 효과를 입힌 일부 데모들을 보면 엔비디아 말처럼 PC 게임 못지 않은 그래픽을 낸다. 실제 PC의 지포스 그래픽카드만큼은 아니지만 지포스를 만들 때 쓴 케플러 아키텍처의 기능들을 모바일에 맞춰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다만 테그라K1 덴버는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엔비디아 설명으로는 듀얼코어 프로세서라도 기존 쿼드코어나 옥타코어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ARMv8 아키텍처는 기존 ARMv7과 같은 전력으로 2배 정도 높은 성능을 내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이미 애플도 ARMv8 아키텍처의 일부를 A7 프로세서에 넣어 듀얼코어로도 충분한 성능을 낸 바 있다.

nvidia_tegra_k1

테그라K1 역시 개발 단계에서 나온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서 기존 쿼드코어 프로세서보다 조금씩 더 빠른 성능을 보여주었다. 쿼드코어였다면 성능 향상폭이 훨씬 더 컸겠지만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고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을 노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출시 시기를 하반기로 발표했다. 아직 퀄컴이나 삼성은 코어텍스 A57 기반의 프로세서를 내놓지 않았지만 이들도 비슷한 시기에 칩셋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혹시 테그라K1이 차기 ‘넥서스’ 스마트폰에 들어가진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구글은 올 가을 ‘안드로이드L’과 함께 안드로이드를 64비트로 끌어올린다. 그런데 현재 시장에 나와 았는 64비트 프로세서는 대부분 중급 프로세서 뿐이다. 구글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64비트 운영체제를 보여주려면 당장 칩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엔비디아도 그 후보군에 있다. 최근 넥서스에는 주로 퀄컴의 프로세서가 쓰이긴 했지만 ‘넥서스7’ 태블릿에 ‘테그라3’가 들어갔던 바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 가능성이 충분하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