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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안 깔고 안 쓰네”

2014.08.20

스마트폰에 앱을 얼마나 깔아서 쓰고 있을까? 딜로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스마트폰 이용자의 31%는 응용프로그램을 아예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같은 조사의 결과가 20%에 달했는데 오히려 그 숫자가 늘어났다.

더 안 좋은 지표도 있다. 월 단위로 새로 설치한 앱의 숫자도 평균 2.32개에서 1.82개로 줄어들었다. 딜로이트는 앱 의존도가 낮은 50대 이상 이용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했지만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왜 앱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 내용이다.

영국에 한정되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앱 없는 스마트폰은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기에 스마트폰이 퍼지면서는 앱을 곧바로 내려받을 수 있다는 앱 장터가 가장 큰 변화를 이끌었다. 연일 새로운 앱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 앱 장터 순위의 대부분은 게임 앱들이 지배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서울버스, 지도 처럼 폭발적인 앱들도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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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역할도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용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앱 시장 축소로 연결지을 수 있다. 닐슨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4분기 스마트폰 이용 행태를 보면 월별 평균 앱 사용량은 30시간15분으로 2012년 같은 기간 23시간2분이었던 것에 비해 31%나 늘어났다. 하지만 한달 동안 쓰는 앱은 26.8개로 1년 전 26.5개, 2년 전 23.2개였던 것과 비교해도 거의 변화가 없다.

각 앱의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새로운 앱을 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의존도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는 대부분 소셜 네트워크에 있다. 스마트폰의 주 용도는 그러면서 스마트폰 이용의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다. 2013년 8월 ‘블로터닷넷’이 오픈서베이와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도 한달에 새로 내려받는 앱이 5개 미만이라는 응답이 3분의 2에 달했던 바 있다. 새 앱을 아예 내려받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운영체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6~9%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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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쓰는 앱의 가짓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특정 앱을 쓰는 집중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내놓는 자료도 스마트폰이 만들어내는 트래픽의 대부분은 여전히 동영상과 음악 스트리밍이 절대적이다. 물론 트래픽이 사용 용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중요한 지표다. 딜로이트의 지적처럼 앱 이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은 필요하다. 유럽에서 앱 시장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는 67만개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이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앱 시장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새로 앱을 내려받았을 때 받는 실망도가 큰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는 앱의 상당수는 무료 앱으로 배포하고 앱내부결제(IAP)로 모든 기능을 풀어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인기 앱이라고 해도 내려받고 실망을 반복하다가 새로운 앱을 쓰지 않게 된다. 구글과 애플은 무료 앱과 프리미엄 앱을 구분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 한정되는 이야기지만 앱 구입을 위한 결제가 여전히 장벽이 높고, 애플과 구글이 현금으로 앱을 구입할 수 있는 충전 카드를 내놓지 않는 것도 앱 시장의 문제라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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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