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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도메인으로 에이즈 환자 돕자

2014.08.27

‘poz.com’과 ‘poz.hiv’라는 웹사이트 주소가 있다. 두 주소를 입력해보면, 같은 웹사이트로 접속한다. 차이는 무엇일까. poz.hiv로 접속한 이용자는 에이즈 환자를 위해 1.04유로, 우리돈 1천원을 기부하게 된다. 안심하라. 남에 돈을 몰래 빼가는 이상한 웹사이트가 아니다. 그 돈은 ‘닷HIV‘라는 단체가 해당 사용자 대신 에이즈 환자를 위해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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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창에 ‘poz.hiv’라고 입력하고 접속하면, 1유로가 기부됐다는 화면이 나온다. 실제 보이는 화면은 ‘poz.com’내용이다.

닷HIV는 독일에 있는 자선단체로 에이즈 환자를 돕고 있다. HIV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약자로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닷HIV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와 협력해 새로운 일반최상위도메인(gTLD)인 ‘.hiv’를 만들어냈다. 이 도메인은 8월26일부터 공식 사용할 수 있다. 닷HIV는 도메인을 팔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이렇게 모인 금액을 세계 여러 HIV 관련 프로젝트나 에이즈 환자를 돕는 단체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닷HIV은 현재 비영리단체와 기업으로 나눠 도메인 신청을 받고 있다. 에이즈와 관련된 비영리단체라면 무료로 도메인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buylife’라는 단체가 에이즈 환자를 돕고 있다면 buylife.com이나 buylife.org 대신 buylife.hiv를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기업들은 월이나 연 단위로 사용료를 내고 도메인을 이용할 수 있다. 닷HIV는 “현재 아마존, 인스타그램, 텀블러, BMW, 킵어차일드얼라이브가 ‘.hiv’ 도메인을 신청했다”라고 밝혔다. 조만간 amazon.hiv를 입력해도 똑같이 아마존 웹사이트에 들어가게 되고, 더불어 기부도 하게 된다. 독일 온라인 쇼핑몰 ‘플러스닷데(Plus.de)’나 에이즈 환자에 대한 의료 정보를 담는 언론 ‘포즈닷컴(Poz.com)’, 독일 온라인 마케팅 업체 ‘씽크닷데(think.de)는 이미 .hiv 도메인을 활성화한 상태이다. 대부분 기업의 .hiv 웹사이트는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com으로 재접속되는 식으로 구성된다.

닷HIV재단은 이 도메인을 왜 만들었을까. 이들은 “일반인들에게 좀 더 에이즈 환자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설명한다. 아무래도 하루에도 수십번 보는 인터넷 주소인 만큼, 좀 더 의미있는 단어를 넣어보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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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HIV 운영방식(출처:닷HIV)

닷HIV 재단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hiv 도메인을 사용하면, 에이즈 환자를 돕는 단체들에 대한 검색이 더 잘 된다”라며 “뿐만 아니라 인터넷 안에서 더 눈에 띄는 효과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HIV 환자를 돕는 자선단체나 비영리단체가 ‘.hiv’라는 공통분모 안에 모이면서, 해당 단체에 대한 신원과 역할을 더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닷HIV입장에선 다양한 에이즈 관련 단체에 대한 정보를 알아, 모아진 기금을 숨어있는 단체에 전할 수 있다. 닷HIV는 “전세계 에이즈 관련 단체를 서로 연결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이 .hiv 주소를 활발히 사용하면, 해당 웹사이트 주소가 활성화되면서 살아있는 웹사이트가 된다. 기업으로선 .hiv 도메인을 계속 이용하게 되고, 닷HIV에 도메인 사용료를 계속 내게 된다. 이 돈은 닷HIV의 후원금으로 사용되는만큼, 닷HIV재단은 사용자들에게 .hiv 도메인을 많이 애용해달라고 권유한다. 도메인 주소를 한 번 바꿔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닷HIV에 대한 지지와 에이즈 환자에 대한 도움을 표현하는 셈이다. 닷HIV는 구글과 협력해 이용자의 .hiv 접속수를 세고,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닷HIV는 도메인 운영비 중 최소 70%를 에이즈 환자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전달할 생각이다. 첫 번째 수혜 대상은 미국, 남아프리카, 터키, 르완다에 있는 단체들이다. 이들은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 있는 에이즈 환자를 도울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hiv 도메인은 닷HIV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오픈프로바이더’, ‘모니커’, ‘네임닷컴’ 등에서도 할 수 있다.

☞닷HIV 소개 동영상 보기

■ 닷HIV 공식홈페이지 바로가기

j.lee.reporter@gmail.com

오픈소스 기술, 프로그래머의 삶 그리고 에듀테크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작은 변화라도 실행하고 노력하려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그러한 분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