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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4:33, 같은 듯 다른 모바일 FPS 전략

2014.08.27

넥슨GT가 8월27일 강남에서 60여명의 기자를 모아 기자간담회를 하는 동안, 네시삼십삼분은 보도자료를 냈다. 넥슨GT는 간담회에서 모바일기기용 1인칭슈팅(FPS) 게임 ‘서든어택M: 듀얼리그 포 카카오(이하 듀얼리그)’를 소개했고, 네시삼십삼분도 FPS 게임 ‘샌드스톰’ 출시 일정을 발표했다. 액토즈소프트도 모바일기기용 FPS ‘건 맨 더 듀얼 포 카카오’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게임 업계에 비슷하지만 다른 전략을 짠 FPS 게임 경쟁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스마트폰에 맞는 쉬운 조작을 고민했다는 점은 같은 점이고, PC용 FPS의 스릴을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각기 다른 형태로 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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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삼십삼분 ‘샌드스톰 포 카카오’

단순함 속의 다양함, ‘샌드스톰 포 카카오’

네시삼십삼분은 오는 9월2일 ‘샌드스톰’을 출시할 예정이다. ‘샌드스톰’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기기에 맞게 게이머의 조작을 단순화했다는 점이다. PC용 FPS는 전장을 뛰어다니며 적을 찾아 제압하는 게임이다. 키보드에서 W, A, S, D 키를 조작해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게이머가 직접 전장에 뛰어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교하게 디자인된 게임도 많다. PC용 FPS 게임이 종종 당대 최고의 그래픽품질의 상징으로 자리하는 것도 이 같은 사실성에 집중한 덕분이다.

네시삼십삼분의 ‘샌드스톰’은 사실성이나 복잡한 조작은 과감히 뺐다. 게이머는 ‘샌드스톰’ 속에서 양 옆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엄폐물에 숨을 수는 있지만, 상대방에게 달려가거나 뒷걸음질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상대방이 쏘는 총알을 피하는 것도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모바일기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된 게임 조작법이라는 게 네시삼십삼분의 설명이다.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모바일기기용 FPS 게임에 전진 동작을 넣는 순간, 게임 조작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판단했다”라며 “모바일기기가 가진 조작 방식의 한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형식”이라고 말했다.

단순화한 조작법 대신 네시삼십삼분은 콘텐츠의 다양함을 추구했다. 게이머와 게이머가 사선에서 맞붙는 1대1 대전 모드가 ‘샌드스톰’의 대표적인 게임 모드다. 여기에 방어 모드가 추가됐다. 방어 모드는 두 게이머가 앞에서 몰려오는 각기 다른 적을 상대하며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더 많은 적을 쓰러트리면,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다.

옛 퍼즐 게임 ‘뿌요뿌요’의 대전 방식을 FPS 게임에서 구현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몰려드는 적을 처치해 점수를 모으고, 미리 선택한 특수 기술을 활용해 상대방 진영에 더 많은 적이 몰려들도록 하는 식이다. 상대방보다 더 많은 적을 빨리 처치해야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1대1 대전보다 더 큰 스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네시삼십삼분은 설명했다. 상대방 없이 혼자 즐길 수 있는 ‘스토리 모드’ 등도 구현돼 있어 게이머는 지루할 틈 없이 모바일기기에서 FPS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조작법은 단순하지만, PC용 FPS 게임 마니아도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라며 “무기나 캐릭터 등 모든 요소를 정통 FPS에 가깝게 디자인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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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GT ‘서든어택M: 듀얼리그 포 카카오’

절제 또 절제로 누구나 쉽게, ‘듀얼리그’

넥슨GT가 ‘듀얼리그’에서 내세우는 특징은 누구가 쉽게 모바일기기로 FPS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 속에서 캐릭터를 조작하는 방식은 네시삼십삼분의 ‘샌드스톰’과 같다. 좌우로만 움직여 가늠좌를 상대방에게 조준하고, 총알을 발사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최대 6명이 한 방에 들어가 3대3으로 맞붙을 수 있다는 점이 ‘듀얼리그’의 차별화 요소다.

이대성 넥슨GT 실장은 ‘듀얼리그’를 소개하는 간담회 자리에서 ‘듀얼리그’를 가리켜 “‘서든어택’의 PvP에 기반을 둔 모바일 FPS 게임”이라며 “게임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과 리그전을 마련해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듀얼리그’는 상대방과 실력을 겨루는 ‘대전’에 집중한 게임이다. 복잡하고 사실적인 게임성 대신 넥슨GT는 대전 콘텐츠에서 모바일기기용 FPS의 정답을 찾는 중이다.

예를 들어 게이머는 게임 속에서 상대방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방탄복’ 아이템은 상대방이 주는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먹물’은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한 조작법을 선택했지만, 3대3 대전을 도입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한 전장을 구현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PC용 온라인 FPS 게임에서 게이머가 많이 찾는 ‘클랜전’ 시스템도 모바일 FPS 중에서는 처음으로 ‘듀얼리그’에 포함됐다. 게이머가 다른 게이머와 클랜을 맺고, 다른 클랜과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한 콘텐츠다. 여기에 가까운 친구와 1대1 대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점, 팀을 찾는 과정에서 양팀 실력에 따라 균형을 맞추는 ‘매치매이킹’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네시삼십삼분의 ‘샌드스톰’이 기존 FPS 마니아를 타깃으로 한 게임인반면, 넥슨GT의 ‘듀얼리그’는 캐주얼 게이머가 더 좋아할만한 게임이라는 게 넥슨GT의 설명이다.

김대훤 넥슨GT 본부장은 27일 간담회에서 “‘듀얼리그’는 이른바 ‘밀덕(밀리터리 마니아)’을 위한 게임은 아니다”라며 “캐주얼게임을 즐기는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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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토즈 소프트 ‘건맨 더 듀얼 포 카카오’

모바일 FPS 게임, 차세대 트렌드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카카오톡이 ‘빅뱅’을 일으킨 지난 2011년 여름께였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포 카카오’가 선두로 나왔다. 이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로 연결됐다. ‘애니팡’과 ‘캔디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의 ‘포코팡’에 이르기까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캐주얼게임이 대세였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3년 RPG 게임이 등장한 이후부터다. 넷마블은 ‘몬스터 길들이기’로 도드라지는 성적을 냈다. 게임빌과 컴투스 등 기존 모바일게임 전문업체가 여기 가세했다. 넥슨과 NHN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대기업도 뛰어들었고, 파티게임즈나 네시삼십삼분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모바일 RPG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했다. 모바일게임 시장 트렌드는 캐주얼에서 카드 게임을 거쳐 RPG에 꽂힌 셈이다.

넥슨과 네시삼십삼분, 액토즈소프트가 시도하는 FPS 장르는 모바일게임 세상에 새로운 트렌드를 여는 출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RPG 장르는 과포화 상태”라며 “지금은 가벼운 게임보다는 RPG를 중심으로 다소 하드코어한 게이머도 좋아하는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게임 개발업체가 다양한 장르로 눈을 돌리는 과정에서 FPS 게임이 많이 개발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교롭게도 세 업체가 개발 중인 FPS 게임은 출시 일정까지 비슷하다. 액토즈소프트가 가장 먼저 치고 나간다. 액토즈소프트는 ‘건맨 더 듀얼’ 출시 일정을 오는 8월29일로 잡았다. 안드로이드 버전을 먼저 낸 다음 애플 iOS판을 출시할 계획이다. 바로 뒤를 따르는 이들은 네시삼십삼분이다. ‘샌드스톰’의 출시 일정은 오는 9월2일로 정해졌다. 넥슨GT는 올 가을 ‘듀얼리그’를 안드로이드 버전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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