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코리아 “공유경제라 먼저 말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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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운송 예약 플랫폼 우버는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존재다. 공유경제의 첨병, 비즈니스의 혁신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동시에 불법 유도, 조세회피, 일자리 파괴라는 오명도 뒤집어쓰고 있다.

이런 풍경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논란을 끊임없이 양산하면서 그 반사효과 등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우버가 비윤리적으로 경쟁사 영업을 방해한 행위로 비난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말썽꾸러기 혁신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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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에서 오픈넷 개최로 열린 ‘우버로 보는 공유경제와 규제의 미래’ 포럼.(사진 : 미디어오늘 김병철 기자)

전세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혁신 기업 우버에 대해 여러 시각들이 직접 충돌하는 자리가 8월27일 국내에서도 마련됐다. 오픈넷이 서울 종로 한 사무실에서 주최한 ‘우버로 보는 공유경제와 규제의 미래’ 포럼이다. 우버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우버의 성격과 위험, 혁신성과 불법성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했다. 하지만 우버 쪽이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깊이 있는 토론으로 내닫지는 못했다.

‘우버=공유경제’에 비판적 시선들

이날 포럼의 핵심 쟁점은 우버가 공유경제 기업이냐 아니냐로 모아졌다. 공유경제가 지닌 사회적, 공공적 가치는 규제 당국의 관대한 태도를 불러오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시가 우버와 달리 에어비앤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는 것도 공유경제의 사회적 가치를 더 높이 사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공유경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게 되면 규제 개혁의 명분을 얻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정작 우버 쪽은 공유경제 기업이라는 평가에 대해서 모호한 태도를 드러냈다. 강정수 오픈넷 이사의 토론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이 사실은 보다 분명해졌다.

강정수 이사는 “공유경제는 일반적으로 커먼스(commons)를 의미한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우버는 공유경제라 말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강 연구원은 “우버는 플랫폼 비즈니스”라며 “공유경제가 홍보 포인트로서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우버를 공유경제 기업으로 규정하지 않아도 여전히 혁신 기업이라며 “공유경제냐 아니냐의 규범적 논의는 우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는 “우리가 나서서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말한 적은 별로 없다”라며 “다른 여러분들이 먼저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얘기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강 대표는 “이용자들과 기사분들께 효율적으로 서비스하고 경제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우리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공유경제에 부합하려면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공유경제라는 게 듣기 좋고 부합하면 좋겠지만 그 결정을 내가 내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결정 범위를 벗어난 주제라고 선을 그었다.

“왜 국내 택시 업체들과 손잡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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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 펜 우버 아시아지역 총괄 대표

우버와 국내 택시업계와의 관계도 이날 포럼을 뜨겁게 달군 주제였다. 우버 일본의 경우 현지 택시사업자와 손을 잡고 우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7~8개 도시에서 택시사업자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버가 택시사업자와 제휴할 경우 불법성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다.

이나리 디캠프 센터장은 “일본에서는 택시 회사와 사업을 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그들과 하지 않고 리무진 업체와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는 “초창기 우리 전략은 미국에서처럼 리무진 업체와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라며 “시작했을 때 택시 회사와 했다면 삶이 더 편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강 대표는 “우리는 스타트업이기에 여러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부연하기는 했지만 정작 ‘왜’에 명쾌한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택시 종사자 “기존 틀 벗어나 불법 조장하니…”

이날 포럼에는 현업 택시기사들도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솔직히 우버가 국내 택시업계에 먼저 제안을 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혁신을 일으켰을 수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이 참석자는 “우버가 기존의 틀 속에서 혁신하지 않고 불법을 조장하는 앱 서비스를 하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택시업계와 손잡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택시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다른 참석자도 “급격한 시장혁신, 일방적인 공유경제 선포는 파생하는 일자리 문제 등 여러 논란이 있다”며 “시장혁신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생략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히기도 했다.

포럼이 개최된 다음날인 8월27일, 우버는 국내에도 ‘우버엑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우버의 불법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시점에, 리무진 중심의 ‘우버블랙’보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서비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보도자료에서 알렌 펜 우버 아시아지역 총괄 대표는 “서울에 공유경제를 선보이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쁘다”며 ‘공유경제’를 여전히 강조했다. 우버는 아직 한국 사회와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