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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개선안, 말하자면 생색내기

2014.09.03

지난 9월1일 여성가족부(여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이른바 ‘셧다운제’를 완화한다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지금은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모두 밤 12시 이후부터 새벽 6시까지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부모의 동의만 있다면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도 12시 이후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일률적으로 시행 중인 강제적 셧다운제에 가정의 선택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두 부처는 일정 부분 규제의 ‘완화’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론의 목소리도 높다. 완화가 아니라 지금과 달라질 것이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두 부처의 생색내기용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완화’로 포장한 새 정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규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성부와 문화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의원 의원실, 게임업계가 한데 섞여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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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가 아니라 ‘허용’이 기본이 돼야

이번 여성부와 문화부의 셧다운제 정책 변화를 이해하려면, 현행 셧다운제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국내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게임 시간 선택제)’가 함께 운영 중이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여성부를 주무부처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들어 있고, 선택적 셧다운제는 문화부가 주인인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포함된 내용이다. 상이한 두 규제에 따라 지금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무조건 밤 12시 이후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 또, 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가 게임 서비스업체에 요청하는 시간에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두 부처가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서로 다르게 운영 중인 규제 대상 청소년의 나이를 16세로 통일했다. 또, 일률적으로 시행 중인 강제적 셧다운제라 하더라도 부모의 요청이 있으면 게임 업체가 해제해줄 수 있도록 했다. 두 부처는 이를 ‘부모선택제’라는 새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여성부는 “이제까지는 인터넷게임의 건전한 이용을 위한 일률적인 제도 적용으로 국가가 규제하는 형태였다면, 부모선택제는 자녀의 게임이용 지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궁극적으로는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도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게임시간을 잘 조절하는 청소년이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강제적 셧다운제에서 한층 순화된 규제라는 설명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우선 게임업체에 대한 부모의 셧다운제 해제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걸린다. 셧다운제가 만 16세 미만 청소년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기본인 상태에서 부모의 요청시에만 해제하는 식이라 사실상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진짜 셧다운제를 완화하려 했다면,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 셧다운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부모의 요청시에만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쪽으로 말이다. 두 부처의 합의가 규제 완화가 아닌 생색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김정태 게임인연대 대표운영자(동양대학교 교수)는 “셧다운제의 기본 골격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생적인 프로그램만 더 만든다는 것인데, 근본적인 취지는 바꾸지 않고 겉으로만 완화라고 위장된 생색”이라며 “지금의 정치논리로 입맛에 맞게 포장한 기만에 가깝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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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규제 일원화가 우선”

두 부처의 셧다운제 관련 개선안이 발표된 이후 전병헌 의원실은 게임 규제를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전병헌 의원실은 지난 2일 보도자료에서 “(두 부처 합의안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여성부 주체의 일명 강제적 셧다운제와 문화체육관광부 주체의 ‘게임시간 선택제’를 이중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규제 개선의 실효성은 없고, 셧다운제가 이중적 규제로서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문용 전병헌 의원실 비서관은 “지금처럼 이중적인 셧다운제 구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며 “이번 두 부처의 합의로 부모의 선택권이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두 규제가 지속해서 공존하는 한 여가부와 문화부의 게임규제 업무 이원화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두 부처의 합의안도 현재 이원화돼서 운영 중인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를 통합하지는 못한다는 의견이다. 전병헌 의원실은 여성부가 아닌 문화부를 주체로 한 게임 규제의 일원화를 주장했다.

윤문용 비서관은 이어서 “선택적 셧다운제를 중심으로 문화부가 주도권을 갖고, 게임 규제 혁신도 문화부가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며 “합의안이 나온 이후라고 해도 양 부처가 모두 관여한다면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지난 2011년 4월 국회를 통과한 법이다. 규제 일원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없애기 위한 새로운 입법절차가 필요하다. 전병헌 의원은 지난 2013년 2월, 올해 들어서는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셧다운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하도록 하는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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