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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에디슨’

2014.09.15

인텔은 지난주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14나노미터(nm) 공정의 프로세서와 함께 ‘에디슨’ 플랫폼을 발표했다. 에디슨 플랫폼은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는 소형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시스템온칩(SoC)다. 아두이노를 비롯해 프로그래밍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환경이 강조되면서 인텔도 이 시장에 일찌감치 플랫폼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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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만나본 에디슨 칩은 아주 작았다. 하지만 올 초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나온 것처럼 SD카드 정도의 크기는 아니었다. 마이클 벨 인텔 부사장은 “CES에서 에디슨이 시연된 이후 ‘크기가 더 커져도 좋으니 기능이 강화되길 바란다’는 개발자들의 반응이 많아 다이 크기를 늘렸다”고 밝혔다.

에디슨은 아톰과 쿼크 프로세서가 함께 들어가 있고 메모리와 저장장치도 갖춘 하나의 온전한 시스템이다. 그 자체로 하나의 컴퓨터이긴 하지만, 이를 원하는 기기에 붙이면 센서와 각 동작 모듈을 제어하고 필요한 부분을 판단하기도 한다. 사물인터넷 기기 혹은 웨어러블 기기에 덧붙이는 용도로 볼 수 있다.

에디슨에 들어간 메인 프로세서는 22nm 공정의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다. 500MHz로 작동하는 실버몬트 아톰 프로세서인데, 2개 코어가 각각 듀얼 스레드를 처리하니 총 4개의 스레드를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100MHz의 32비트 쿼크 프로세서가 더해졌다. 이 쿼크는 메인 프로세서 역할보다 센서와 입·출력 콘트롤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콘트롤러다. 1GB LPDDR3 메모리와 4GB eMMC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가 쓰인다. 통신은 무선랜과 블루투스4.0LE로 통신한다. 그 자체로 그냥 작은 컴퓨터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와 모뎀만 붙이면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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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이전에도 쿼크 칩을 이용해 비슷한 역할을 하는 SoC를 내놓았던 바 있다. 바로 ‘갈릴레오’다. 이 갈릴레오는 교육용으로 많이 쓰는 마이크로 콘트롤러 아두이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미 인텔은 2세대 갈릴레오를 발표했다. 에디슨과 갈릴레오는 얼핏 보면 매우 비슷하다. 작은 칩 안에 시스템이 들어가 있고, 여기에 붙이는 센서나 모터 등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근본적인 차이는 성능과 설계 자유도에 있다. 갈릴레오는 그 자체로 완성품 보드 형태를 하고 있다. 간단한 회로 제어는 가능하지만 그 자체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갈릴레오에는 마이크로 콘트롤러인 쿼크 칩만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에디슨 프로세서는 하나의 프로세서 모듈로 이 칩을 여러가지 모양의 메인보드에 붙여서 쓸 수 있다. 미리 만들어진 보드 형태 뿐 아니라 필요한 보드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개발 환경도 아두이노를 쓸 수도 있고, C와 C++, 파이선 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에디슨용 메인보드는 기업들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인텔이 에디슨 칩을 발표함과 동시에, 스파크펀이라는 기업이 14가지 데모 보드를 출시했다. 아두이노 키트처럼 쓸 수 있는 것부터, SD카드 입·출력을 하거나 USB를 뽑아내는 보드도 있다. 갈릴레오와 가장 큰 차이는 여기에서 벌어진다. 갈릴레오 보드는 아마추어 개발자, 학생 혹은 DIY를 하려는 목적이 강한 반면 에디슨은 스타트업부터 제조사들이 다양한 기기에 붙일 수 있다. 고성능과 설계 자유도가 핵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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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에디슨 칩을 실제 어떻게 쓸까? 인텔은 IDF에서 에디슨 보드의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이를 이용한 여러가지 제품들이 전시되기도 했다. 자전거 헬멧에 에디슨을 심은 제품이 전시됐는데, 이 헬멧에는 가속도센서가 들어가 있고 센서에서 나오는 정보를 에디슨 보드가 읽어들이도록 한다. 휴대폰과는 블루투스로 연결한다. 에디슨은 이 헬멧이 갑자기 심하게 움직이면 사고로 판단하고 미리 입력해둔 전화번호로 사고를 신고한다.

트위터 분석도구도 눈에 띄었다. 트위터에서 IDF와 관련된 해시태그가 담긴 게시물을 모두 수집해 그 개수를 센다. 이 에디슨 자체가 직접 무선랜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윗의 개수는 LED로 보여주고 미리 정해둔 숫자만큼 트윗이 채워지면 이를 축하하는 비누방울이 나오는 형태다. 복잡한 시스템 제어 장치가 들어가는 것이 제품에 따라 아니라 적절한 입·출력 인터페이스를 심은 보드를 선택하고 프로그래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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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에 대한 장벽은 아무래도 소프트웨어로 기기를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결국 메인보드 PCB를 직접 그려서 납땜하고, 여러가지 칩들을 직접 붙여가면서 설계할 수밖에 없다. 쉽지도 않을 뿐더러, 완성품 자체의 디자인에 제약도 뒤따른다. 에디슨이 주목받는 이유는 아예 프로세서, 콘트롤러, 통신칩을 하나로 합쳤다는 데 있다. 에디슨 칩이 앉을 자리만 있으면 각 기기는 곧바로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안과 클라우드에도 직접 맞물릴 수도 있다. 개발자로서는 기기를 어떻게 다룰지만 생각하면 된다. 사물인터넷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기업들은 더 간단 명료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정리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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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