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넥서스 대신할 ‘안드로이드 실버’, 없던 일로?

2014.09.17

‘안드로이드 실버’, 구글은 과연 이 인증 카드를 꺼낼까? 올해 초부터 구글이 더 이상 ‘넥서스’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제조사들이 규격에 맞춘 안드로이드를 만들면 구글이 소프트웨어 지원을 해주는 인증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실버 프로그램이 당분간은 보류 상태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구글의 유통 담당 임원이었던 니케시 아로라는 하지만 구글이 통신사와 제조사를 아우르는 실버 프로그램을 검토중이지만 보류 상태라고 말했다. 중단은 아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nexusL_02

구글은 그 동안 넥서스 기기를 통해 안드로이드의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기준을 잡아 왔다. UI는 다소 밋밋했지만, 최적화가 잘 돼 있었고 응용프로그램도 매끄럽게 돌았다. 특히 넥서스는 개별 제조사가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손대야 하는 안드로이드의 특성상 새 운영체제 업데이트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구글이 직접 새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시연하는 데 썼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새 운영체제 환경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기도 했다.

개발자들에게 앱 개발의 기준으로 쓰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싸면서도 성능 좋고, 운영체제 지원까지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히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비슷한 성능의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어떻게 보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간섭 현상을 빚기도 했다.

구글도 이를 의식하는 것인지 지난해부터 ‘구글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삼성 ‘갤럭시S4’와 HTC ‘원’ 등의 판매 제품에 운영체제만 구글이 원하는 형태의 기본형 안드로이드를 올려서 판매한 바 있다. 이 기기들은 넥서스와 똑같은 주기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뒤따른다.

그게 올해 들어 실버 인증 프로그램으로 번졌다. 소문이 무성했다. 앞서 소개한 니케시 아로라의 발언을 보면 실제 구글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기와 그 방법이 고민되는 것은 분명하다. 일단 구글은 올해 들어 넥서스 기기를 단 한 대도 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말 ‘넥서스5’를 발표한 이후로 신제품이 없었으니 꼬박 10달하도고 반이 넘어가고 있다. 이는 새 운영체제 ‘안드로이드L’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하드웨어 정책에 대한 고민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GS4_google_235_height결국 구글은 안드로이드 실버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존재 자체도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한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저가폰 프로젝트인 ‘안드로이드원’이다. 안드로이드원과 실버의 목적은 전혀 다르지만 진행되는 과정은 비슷하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주고, 조건에 맞는 하드웨어가 있다면 구글이 인증하고 운영체제에 대한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구글은 현재도 오픈핸드셋얼라이언스(OHA)라는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안에 가입돼 있는 기업이 만든 제품에만 정식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콘텐츠 서비스를 올릴 수 있다. 안드로이드원이나 실버는 이것보다 한발짝 더 나아가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자유롭게 두면서도 조금씩 더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을 늘리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안드로이드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 전혀 다른 형태의 운영체제들이 나오기도 하고, 제조사들은 각각의 서비스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구글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범용 운영체제의 방식으로 흐를 여지가 있는 것이다. 결국 구글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구글이 제안하는 것이 가장 좋은 형태의 안드로이드’라는 인식을 주는 정책이다. 이런 인증 프로그램과 플랫폼 정책이 가다듬어지면 파편화 문제와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오래 걸리는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플랫폼과 서비스의 지배력도 저절로 따라온다.

언제가 되더라도, 어떤 변화가 있어도 구글은 소문의 안드로이드 실버 프로그램을 시작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시장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개방성은 가장 큰 무기지만 성장한 이후에는 통제가 어려운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원 뿐 아니라 근래의 구글나우 런처만 봐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더 개방하면서도 더 통제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고, 그 접점은 PC처럼 하드웨어 표준과 구글의 운영체제 표준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