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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비친 2009년 대중문화
by 이여영 | 2009. 12. 14

올 한해는 블로그를 통한 대중문화의 확산이 유난히 도드라졌다. 소수의 파워블로거를 통한 대중문화 뉴스 생산과 추세 분석이 다수의 블로거를 통한 정보 전달로 이이어지는 모양이었다. 공중파 연예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연예뉴스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그 비중이나 의미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 해였다.

10년 후의 블로거들이 올 한 해의 대중 문화계를 회고한다면 어떤 것들이 떠오를 지 생각해본다. 오늘날 10년 전을 회고해본다고 해도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많은 연예인이나 대중 흐름을 기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몇 가지 단편적이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트렌드가 떠오를 것이다.

2009년 한 해동안 올라온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본 대중문화계는 가요계가 압도한 한 해였다. 블로거들은, 한 때 침체 기미를 보였던 한국 영화가 되살아났다는 점도 인상적이지만 가요계에 새로운 형식의 성공 법칙이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점이 기억할 만하다고 분석한다. 이 점은 두고두고 우리 대중문화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 블로그 포스팅을 기반으로 가요계의 트렌드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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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음악=발라드는 사라졌고, 트로트는 행사용 코믹송으로 전락했다. 댄스 음악 일색이었다. 심지어 최근 들어 댄스 음악은 전통 발라드의 리듬과 트로트까지 끌어안고 있는 추세다. 거꾸로 발라드나 트로트조차 댄스 음악을 따라하기 급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올해 유행한 음악을 그저 댄스 음악이라고만 하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이들 음악들 간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비교적 단순한 가사나 리듬, 멜로디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공통점은 과거의 댄스 음악과도 다르다. 가요 평론가나 대중가요 전문 기자들은 이를 경멸조의 ‘후크송’(hook song)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 팝 음악계에서 말하는 후크는 뮤비컬에서 출발해 반복되는 노래나 장면을 말한다. 현재 유행하는 댄스 음악이 반복적인 가사나 리듬, 멜로디 외에 특징적인 춤으로 중독성을 강화하려 한다는 점에서 후크는 그런대로 적합한 용어다.

이름이야 무엇이든 최근의 댄스 음악에는 표절의 혐의가 짙다. 미국 곡이나 유럽의 댄스 곡을 거의 그대로 베끼거나 조합하는 식이다. 비판적인 가요 평론가들은 이런 곡들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대중은 열광한다. 가요의 다양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그래서다.

◇해외 진출=그간 국내 대중 가요계는 툭하면 해외 진출을 공언해왔다.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아시아 지역에 뿌리를 내린 적도 있다. 그러나 세계 팝 뮤직의 본산인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예는 없다. 아예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올해가 원년이 될 전망이다. 박진영과 원더걸스의 도전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도 비가 도전을 하기는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그의 도전은 말 그대로 시도와 홍보에 불과했다. 빌보드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전국 투어라는 미 팝 아티스트들의 3대 경연장에 얼굴을 내밀지는 못했다. 반면 원더걸스는 이 모든 것에 동시에 뛰어들고 있다.

성공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국내에서의 허장성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호기심 어린 눈길 이상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대에서 진지한 관심을 받으려면, 적어도 ‘잘 훈련된 인형’들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 대중 가요계는 미국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多기능화=요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다재다능하다. 가수라는 본업 외에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고 웃겨야 한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를 하는가 하면, 라디오 DJ로 입문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예전에 비해 요즘 가수들이 유별나게 더 다재다능해서 그렇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보다는 최근 연예산업 구조상 아이돌 멤버들은 어쩔 수 없이 다재다능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음반이나 음원 판매만으로 수익을 추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돈이 될 만한 일들은 모두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래 여러가지가 가능한 가수를 뽑거나 재능이 각기 다른 여럿을 선발해야 한다. 현재 국내 연예기획사는 점점 후자로 흐르고 있다. 그것이 분산 투자만큼이나 실패 위험을 줄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이돌 그룹의 멤버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이합집산과 해체와 재결성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연예기획사와 아이돌 간의 노예 계약이나 혹사 논란도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

◇걸 그룹=원더걸스가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사이, 소녀시대가 전국을 강타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2NE1, f(x), 애프터스쿨 등이 뒤를 이었다. 말 그대로 걸 그룹 전성시대였다. 선후 관계는 분명치 않지만, 걸 그룹의 대거 등장과 대중 가요 팬층의 확대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 대중 가요 소비 계층이 주로 10대였다면, 지금은 아저씨와 삼촌팬이 가세했다.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인해 아줌마와 이모팬도 생겨났다.

이들의 걸 그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대중 가요계 일각에서는 중년의 롤리타 신드롬(미성숙한 소녀를 동경하거나 집착하는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걸 그룹 소비 행태를 보면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중년층은 걸 그룹 가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가볍게 즐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가사나 리듬, 멜로디와 깜찍한 춤을 수용하는가 하면, 동시에 걸 그룹 멤버 각자의 개성 강한 청순미와 섹시미를 소비한다. 이들 통해 자신들이 젊어지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유행을 이해하고 즐긴다는 자족감을 느끼려고 한다.

걸 그룹 열풍은 대중 문화계에 치명적 악영향도 끼치고 있다. 연예 기획사는 중고등학교 학생 또래인 이들 걸 그룹 멤버들에게 보기 민망한 춤과 노출이 심한 의상을 사실상 강요한다. 대중과 언론은 이들을 두고 누가 더 섹시하냐를 두고 노골적인 평가를 해댄다. 10대의 몸을 두고 공공연히 ‘꿀벅지’라느니 ‘황금 골반’이라는 묘사를 한다.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걸 그룹간의 경쟁은 필시 대중 문화의 선정성을 크게 높여 놓을 것이다. 일본처럼 조만간 10대 그라비아 화보나 AV(성인 비디오) 시장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다. 청소년들에게는 이런 일련의 풍토가 외모 지상주의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걸 그룹 전성시대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걸 그룹은 10여년 전 막 태동했다. SES나 핑클이 대표적이다. 당시 연예 기획사는 일본의 걸 그룹 비즈니스를 막 들여와 실험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 후 이어진 음반 시장의 붕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융합으로 기획사들은 걸 그룹이 주요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오늘날은 걸 그룹이라는 상품의 수명주기(life-cycle)로 보자면, 성숙기에 막 진입하는 단계다. 이 시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걸 그룹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쏟아져 나오고, 노래마저 비슷비슷한 상황이 1년 이상 이어진다면 대중과 시장은 다시 이들을 냉정하게 외면할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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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미디어와 중앙일보를 거쳐 프리랜서 기자로 일한다. 시대상과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라이프스타일 분석이 주 관심사다. 저서로는 20대 직장인을 위한 사회생활 지침서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가 있다. (@lifestylereport)
6 Responses to "블로그에 비친 2009년 대중문화"

닭갈비집 하나가 잘되면 우후죽순으로 같은 업종이 생겨나 결국 공멸하고 마는 현상이 연예계에서도 벌어지는 듯.. 아이돌도 찍어낸 듯 똑같은 모냥새.. 잉여 스타들은 예능에서 먹고살려고 몸부림.. 적자만이 생존하는 연예계가 진정한 정글인듯 ㅋ

꺼진 불씨인줄 알았던 대중가요 시장이 다시 타오르는 걸 보면 음악성보다 대중성을 따른 후크송과 아티스틱한 면보단 외모가 부각되는 걸그룹도 무조건 나무랄 수 없다는…

요즘 대중문화 중 대중가요의 전반적인 현상에 대해서 잘 정리해 주셨네요..
저도 역시 기존의 소비계층이 아닌 요즘 가세한 소비계층에 해당되는데요..
소비계층의 한사람으로서 지금 가요를 향유하는 느낌과 이유에 동감합니다~
2009년에 두드러진 우리나라 대중문화 중 하나인데 지금과 같은 양상이
반복된다면 소비계층도 금방 물려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성기에서
더 전성기로 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길로 빠지느냐…
2010년에는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들 자신의 문제를 탓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무슨의미인지는 벌써 짐작하시는분들도 여럿 계실거라 봅니다만
그 뒤로 보다 세부적인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것입니다.

제가 볼때는

한국인들은 모든 사람이 그런건 아니지만 다른나라보다 더 많은 비율로 뭐든지 자기편한데로만 하려고 듭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고치려고 하는게 아니라 문제를 합의하려 들죠

더 간단히 말하자면 노력도 안하고 바뀌기를 원하는거죠

나라 시국은 정치,경제를 막론해서 불안정하고 어느때보다 국민들이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되지만 정작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포탈의 검색어들은 전부 연예계뿐입니다. 마치 경제불황속에서 던킨도너츠 판매량이 오히려 급증한것과 유사한 현상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시각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대통령의 자살과 그뒤를 이은 정치,사회문제와 꿀벅지사건에 루저사건에다 이번년도는 온통 그렇습니다. 그것조차도 그렇게 오래전일이 아닌 불과 몇개월전일입니다. 하지만 TV어디에서도 그런걸 이젠 찾아볼수도 없습니다.

국민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현실문제를 도피하기 위해 쾌락(성의상품화)을 택한것이라는걸 이점에서 추측할수가 있습니다.(혹은 이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있을수 있습니다. 5공화국 시절 전두환이 대중들의 정치적인 관심을 돌리기위해 프로야구등 스포츠문화를 의도적으로 조성한것은 실제로 있었던 그런 사례들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대중가요외에도 여러가지 TV문화는 이처럼 늘 소모품화 되는 경향이 날이가면 갈수록 짙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비창의적으로 퇴보하는 길을 걷고있죠

90년대에도 아이돌그룹이 흥행하는 시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어지러운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전엔 겪어보지못했던 각종 국가적인 재난,사건사고와 금융위기까지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이번 한해 대중 문화의 성행은 이러한것들에 의한 결과라고 여깁니다.

뭣도 모르는 초딩들은 댓글 올리지 말도록.

대중문화…? 연예계 얘긴데. 대중문화의 폭을 이만큼이나 좁게 보는 건지. 대중문화=연예라고 누가 정의했는지요. 그리고 이건 블로그를 통한 분석이 아니잖아요. 블로그를 가요계가 압도했다는 증거가 어디있지? (본인의 직감?) 통계로 분석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글에 비해 제목이 너무 거창합니다. 2009년 연예계라고 제목 붙여도 부족한 기사지만 블로그 운운하니까 그냥 갔다 붙인 것 같은 느낌 밖에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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