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광고’ 딜레마에 빠진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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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광고의 브랜드 노출 범위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광고와 기사의 경계선 위에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화기 위해 시작된 네이티브 광고는 배너광고를 빠르게 대체하며 대안 수익모델로 조명 받고 있지만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자칫 기사와 광고의 구분이 사라질지도 모를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은 <뉴욕타임스>의 네이티브 광고 변화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1월 컴퓨터 제조기업 델과 제휴를 통해 처음 네이티브 광고를 시도했다. 편집국 기자가 콘텐츠 제작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시작된 네이티브 광고는 현재까지 10여차례 지속되며 디지털 수익 모델로 안착하고 있는 흐름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2014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네이티브 광고의 도움으로 디지털 광고 수익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CEO는 “지난 1월 개시한 네이티브 광고 기사의 성공적인 성장 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뉴욕타임스>의 네이티브 광고는 편집국과 분리된 외부 조직인 ‘T 브랜드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티브 광고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뉴욕타임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광고주의 브랜드 노출 범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고주의 브랜드 노출 범위가 광고 효과와 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1월과 7월 네이티브 광고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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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집행된 <뉴욕타임스> 델 네이티브 광고

1월과 7월의 네이티브 광고 형태를 비교해보면 이러한 고민의 일단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월 델과의 제휴로 게시된 네이티브 광고를 보면, 델의 브랜드가 페이지 상단과 하단에 걸쳐 두 번 등장한다. 독자들이 기사와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콘텐츠 주위를 푸른색 띠(보더)로 비교적 두텁게 에워싸기도 했다. 누가 봐도 기사가 아닌 광고라는 사실을 어렵잖게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7~8월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경계가 비교적 희미해지고 있다. 쉐브론 네이티브 광고가 대표적이다. 네이티브 광고 내용은 더욱 화려해졌지만 쉐브론 브랜드의 크기는 1월에 비해 축소됐다. 콘텐츠 중간에 등장하던 광고주 브랜드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기사와 광고를 구분해줬던 푸른색 띠는 상단을 제외하면 거의 사라졌다. T 브랜드 스튜디오가 작성했다는 표시는 남아있지만 자칫 기사로 오인하기 쉬운 형태다.

 

지난 8월 집행된 뉴욕타임스 쉐브론 네이티브 광고

지난 8월 집행된 <뉴욕타임스> 쉐브론 네이티브 광고

이를 두고 광고 전문 매체인 <애드에이지>는 지난 8월5일 “기사와 거의 닮은 형태로 제작함으로써 독자를 유인하는 기법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여러 마케터들이 뉴욕타임스의 푸른색 테두리선으로 인해 발끈했다”고 전하면서 “콘텐츠의 품질을 판단할 기회를 갖기도 전에 독자들을 내보내는 격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

마케터들의 주장은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7월 콘텐트리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독자들의 3분의 2이 이상이 기사나 동영상에 스폰서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기만당했다는 느낌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자의 54%는 스폰서 받은 콘텐츠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네이티브 광고에 광고주 브랜드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네이티브 광고를 핵심 수익모델로 삼고 있는 <버즈피드>도 네이티브 광고를 구분할 수 있는 옅은 노란색 바탕을 첫화면에서 제거했다. ‘제공’이라는 문구도 ‘파트너’로 대체했다. 모호한 표현을 통해 광고로 식별하기 어렵게 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다른 언론사 웹사이트에서도 드러난다. <디 애틀랜틱>은 ‘스폰서 콘텐츠’라는 문구를 ‘스폰서 제작 콘텐츠’로 톤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잡지 <코스모폴리탄>은 아예 스폰서라는 문구를 빼고 ‘코스모폴리탄 + 광고주’로 변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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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문구 모호해지고 기사와 경계도 흐릿

네이티브 광고 전문 기업 넛지는 자체 분석을 통해 과도하게 광고주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이 광고 효율성 측면에서 반드시 좋지는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히려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면서 노출시키는 방식을 마케터들이 선호한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가 네이티브 광고에서 광고주 브랜드 노출을 점차 줄여가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브랜드 노출을 최소화할수록 네이티브 광고와 기사 간 식별은 더욱 어려워진다. 당장 광고 효과를 높일 수는 있지만 기사와 광고의 경계가 모호해져 자칫 독자들이 오인할 소지가 커진다. 넛지의 CEO 벤영은 <디지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사는 솔직하길 바라고, 광고주는 읽히길 바라며, 독자는 새로운 경험을 기대한다”면서 독자와 광고주의 필요를 적절히 균형 맞추는 게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일부 광고대행사를 중심으로 상품 기획이 이뤄지고 있고 실제 집행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미 몇몇 언론사를 통해 이와 같은 광고 형태가 테스트된 경우도 있다. 조만간 광고와 기사간 명확한 구분을 놓고 독자, 광고주, 언론사가 고민에 빠지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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