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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9’의 4대3 화면 비율에 눈길 가는 까닭

2014.10.16

‘넥서스9’의 화면은 크기 8.9인치에 2048×1536픽셀 해상도를 낸다. 화면 비율은 4대3이다. ‘아이패드’의 화면과 같은 비율, 같은 해상도다. 이 화면 비율은 대중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가운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 신제품 공개 이후 이 화면에 관심이 확 쏠렸다.

먼저 한 가지 답 없는 질문을 던져본다. 현재 쓰고 있는 태블릿은 가로 방향으로 눕혀서 쓰는 기기일까, 세로 방향을 세워서 쓰는 기기일까? 그간 써본 대표적인 기기들을 꼽아보면 아이패드는 크기를 불문하고 세워서 쓰는 기기이고, ‘넥서스10’과 10인치대 ‘갤럭시탭’은 가로로 눕혀 쓰는 기기다. ‘넥서스7’은 세로 기기로 본다. 이 기준은 개인적인 판단이기도 하지만 사실 기기를 처음 켰을 때 부팅 로고가 뜨는 방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태블릿은 눕혀서도, 세워서도 쓸 수 있는 기기라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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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4대3 비율은 반갑다. 아직 제품을 보진 못했지만 그간 가려운 요소 중 하나가 풀린 기분이다. HD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16대9 혹은 16대10 해상도의 와이드 화면은 새로운 것이 된 반면, 4대3 비율은 해상도와 관계없이 낡은 것이 됐다. 사실 그게 별 문제는 없었다. TV나 모니터는 어차피 가로로 두고 보니 길수록 넓어 보인다. 세로로 보는 스마트폰도 한 손에 쥐면서도 많은 정보를 보려면 긴 것이 눈에 잘 들어온다. 물론 HD 콘텐츠 보기에도 좋다.

그런데 걸리는 게 있었다. 바로 태블릿이다. 가로로 볼 때는 일반 PC나 노트북과 달라 보이지 않지만 이걸 세로로 세워서 보면 영 어색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4대3 화면의 경우 영상 콘텐츠에서 위·아래 공간을 손해볼 수밖에 없다. 일장일단이 있다.

화면 비율은 기기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가름짓는 기준이 된다. 가로로 길어져서 좋은 것은 화면이 긴 HD 콘텐츠를 볼 때다. 시야가 넓어지는 효과와 편안함이 있다. 하지만 큼직하고 길다란 화면을 세로로 세워서 웹페이지나 전자책 등 텍스트 기반의 화면을 볼 때는 상대적으로 편안하지 않다. 너무 길어서다.

기술적으로도 픽셀 해상도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넥서스7의 경우 초반에는 큼직한 한글 글꼴과 상대적으로 낮은 800픽셀 폭이 웹페이지 등을 볼 때 거슬리게 했다. 비슷한 해상도의 스마트폰에서는 화면 크기 때문에 글자가 커야 하고, 그만큼 글자당 더 많은 픽셀을 할당할 수 있다. 하지만 태블릿은 해상도만 놓고 보면 글자를 더 작게 표현해야 했다. 이 문제는 나중에 글꼴이 바뀌고 2세대로 진화하면서 해상도가 높아져서 어느 정도 해결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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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9대16으로 보는 화면은 세로가 너무 길고 어색하다. 화면이 커질수록 그 이질감은 더 크다. 10인치 정도 되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여기에는 수많은 윈도우 태블릿들이 가세했다. 12인치, 13인치 같은 제품들까지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긴 했지만 세로로 세워서 뭘 읽을 때도 가로로는 시선이 더 갈 수 있는데 모자라고, 세로로는 넘치게 많았다. 그리고 모두가 일괄적으로 16대9나 16대10만 내놓았다.

몇 개의 태블릿을 써 보고 난 뒤에 드는 경험적인 결론은 16대9 비율로 갈수록 가로와 영상에 유리하고 4대3에 가까울수록 세로와 텍스트에 유리하다. 이는 문서 등을 만드는 생산성과 연결할 수도 있지만, 결국 전자책이나 웹 콘텐츠의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겪는 것이다. 화면이 커질수록 격차는 더 심해진다.

이 문제는 결국 태블릿으로 할 역할이 텍스트냐, 아니면 영상이냐로 갈린다. 먼저 생각을 바꾼 건 윈도우쪽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3의 해상도를 3대2 비율로 정했다. 그리고 그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주변의 기자들도 ‘이 정도 비율이면 좋다’는 반응이다. ‘서피스3’의 3대2 비율은 16대9보다는 짧고 4대3 비율보다는 길지만 꽤 편안해 보인다. 이 비율은 필름 사진의 비율이기도 하다. 아이폰도 과거에는 이 비율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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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지만 넥서스9가 화면에 4대3 비율을 썼다는 점은 반길 일이다. 일단은 안드로이드 시장에 다시 다양성을 가져다 주게 된다. 넥서스 정도의 상징성이 있는 기기가 나와야 4대3 비율에 맞는 앱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반응이 좋으면 앱도, 기기도 활기를 띨 수 있다.

구글도 결국 안드로이드를 위한 생산성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메시지로 통할 수도 있다. 마침 HTC는 넥서스9와 함께 키보드 케이스를 함께 판매할 계획인데, 더 적극적인 텍스트 기반의 작업을 염두에 둔 기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영상을 재생하기에는 분명 손해가 따른다. 정확히 재 봐야 알 수 있지만 화면 크기 면에서는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위·아래가 비기 때문에 영상 위주의 태블릿이라면 차라리 넥서스7이 나을 수 있다. 물론 시장이 받아들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크기와 용도에 따라 태블릿의 화면을 확실히 구분해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선택지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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