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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 성공 비결? 브랜드를 만들어라”

2014.10.28

“브랜드는 무서울 정도로 중요합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클라우드 분야에서 드롭박스가처럼 된다는 거예요. 거의 모든 통신사가 드롭박스와 비슷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만들지만 키우질 못하죠. 드롭박스는 브랜드를 만든 겁니다. 우리도 같은 일을 한 겁니다.”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사장은 “어떻게 사용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냐”라는 질문에 브랜드를 만들라고 답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글로벌 K-스타트업‘에 선발된 한국 스타트업 6곳은 10월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에버노트 본사를 방문해 성장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10월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에버노트 본사를 찾은 글로벌K-스타트업 해외 진출팀에게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사장이 성장 노하우를 전수했다

▲10월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에버노트 본사를 찾은 글로벌K-스타트업 해외 진출팀에게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사장이 성장 노하우를 전수했다.

에버노트는 많은 인기를 얻은 노트 응용프로그램(앱)이다. 지난 5월 사용자 1억명이 넘었다. 에버노트는 전통적인 마케팅도 하지 않았지만 브랜드의 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버노트는 ‘팬덤’으로 유명하다. 3명뿐인 한국 직원이 1천명이 넘게 모이는 대형 콘퍼런스를 연다. 에버노트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품앗이를 하기 때문이다. 트로이 말론 사장은 에버노트가 지금처럼 클 수 있던 배경이 이처럼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란 로고가 아닙니다. 사내 문화, 사용자와 주고받는 모든 의사소통이 브랜드를 만듭니다. 에버노트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사용자와 상호작용, 사내 문화 같은 모든 요소가 모여 정말 멋진 브랜드를 만들어낸다면 경쟁은 문제가 안 됩니다. 노트 서비스가 많지만 에버노트는 그들과 경쟁을 신경쓰지 않아요. 오직 사용자와 관계에만 집중하죠.”

에버노트는 소통에 힘쓴다. 고객과 직접 대화한다. 신기술이 나오면 기자간담회를 여는 게 아니라 사용자를 초대해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사용자가 전한 의견을 에버노트에 기능으로 구현하기도 한다.

조직 문화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커져도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대화하기 좋은 구조를 만든다. 사무실에는 파티션이 없다. 4층과 5층 사이를 터서 계단을 만들고 계단 반쪽을 의자로 만들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다. 건물 입구 앞에는 누구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만들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은 에버노트 직원이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1시간씩 커피를 내린다. 트로이 말론 사장은 이런 노력이 에버노트라는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만든 비결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에버노트 본사 1층 카페에서 에버노트 직원이 직접 커피를 내려 손님에게 대접하는 모습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에버노트 본사 1층 카페에서 에버노트 직원이 직접 커피를 내려 손님에게 대접하는 모습.

트로이 말론 사장은 사용자와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이 브랜드를 사랑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많은 스타트업이 고객과 관계가 끈끈해질 때까지 기다릴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시기까지 버틸 힘을 얻으러면 투자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게 트로이 말론 사장의 조언이다. 그는 투자자에게 구미를 당길 만한 데이터를 보여주라고 말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코호트(cohort) 모델’을 인용해 에버노트가 시간이 지날 수록 돈을 더 많이 버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을 투자자에게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러분 중에 우리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보이는데요. 시간이 필요한 서비스라면 당장 돈을 받기 시작하는 게 좋아요. 투자자를 설득할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코호트 모델’은 사람을 세대별로 구분해 분석하는 연구법이다. 에버노트는 사용자를 사용 기간으로 나눠 봤다. 그랬더니 서비스를 사용한 지 오래될수록 1달에 5달러인 프리미엄 서비스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걸 투자자에게 보여줬다. 트로이 말론 사장은 이 덕분에 위기에 빠진 회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우리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성장합니다. 클리넥스처럼 회사 이름이 단어를 대체할 만큼 큰 회사가 됐지요. 이렇게 클 때까지 필요한 돈을 얻기란 어렵습니다. 우리가 정말 크게 성장할 거라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지금의 에버노트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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