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는 ‘피드’들을 모아 보여주자는 뜻에서 ‘소셜 피드’의 머릿말을 따서 ‘SF’라고 프로젝트명을 붙였어요. 새롭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곳곳에 흩어진 내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보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잘 차려놓고 맛있게 떠먹자는 얘기죠.”
‘스푼‘ 얘기다. 스푼은 누리엔소프트웨어가 11월 중순께 선보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다. 한마디로, 트위터처럼 짧은 문장으로 하고픈 말을 올리고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꼬마 블로그다. 그렇지만 스푼이 담는 재료들은 좀더 다양하다. 스푼은 사회관계망을 타고 만들어지는 다양한 콘텐츠를 한데 담는 그릇이다. 트위터에 올린 글, 플리커와 유튜브에 올린 사진과 동영상, 네이버 블로그나 미투데이 글들을 한꺼번에 모아 보여준다. 다양한 ‘소셜 피드’들을 모아 잘 차려낸 진수성찬인 셈이다. 이용자는 ‘스푼’을 들어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스푼에 모이는 글들은 트위터처럼 시간순으로 차곡차곡 쌓인다. 트위터 글과 유튜브 동영상, 미투데이에 올린 수다가 타임라인을 타고 뒤섞여 흐른다. 얼핏 복잡하게 느껴지겠지만, 실제 써보면 꽤나 깔끔한 모양새다. 군더더기 없고 말끔한 이용자 화면 덕분이다.
허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개인 콘텐츠를 한데 모으는 것만으로 제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김지용 디렉터도 아직은 머리를 긁적인다. “트위터나 미투데이 이용자들이 쉽게 스푼으로 갈아타리라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트위터 영문 메뉴나 미투데이의 젊은층 문화에 낯설음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부담없고 쉽게 들어와 쓸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기존 SNS 이용자들도 완전히 스푼으로 넘어오기보다는, 스푼을 이용하게 만들 동기를 부여하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
그래서 ‘미끼’로 선택한 게 ‘게임’이다. 스푼은 ‘노점왕’이란 소셜 게임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노점상이 돼 좌판이나 노점을 구입해 남의 땅에서 장사를 하면서 경험치를 쌓거나, 내 땅에서 장사를 하는 다른 이용자를 관리하고 돈을 버는 게임이다. 따로 프로그램을 깔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가벼운 게임이다. 노점왕에서 벌이는 활동은 스푼 피드와 연동된다. 노점왕에서 레벨치가 올라가거나 경찰 단속이 뜨면 스푼 피드로 알려주는 식이다.
“이제 갓 서비스 3주차인데, 기대 이상으로 노점왕에 대한 열기가 높아요. 누군가 스푼이나 노점왕을 경험하면 자기 혼자 플레이하는 게 재미없다는 걸 알게 되고, 친구를 데려오고, 게임 규칙도 서로 알려주는 모습이 벌써 나타나고 있어요. 벌써 이용자끼리 길드를 만드는 등 커뮤니티도 생겨나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캐주얼 소셜 게임을 계속 붙여나가면서 새로운 유입 동기를 반복 제공할 생각입니다.”
여러 서비스들을 엮다보면 뜻하지 않은 문제들이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스푼이 데이터들을 모으는 서비스이다보니, 중복 데이터를 제거하는 일이 무엇보다 골칫거리였어요. 예컨대 스푼에서 ‘안녕하세요’라고 글을 써서 트위터에 보내면 그걸로 끝나야 하는데, 트위터에 올라온 ‘안녕하세요’를 다시 스푼으로 긁어오는 식이죠. 그래서 동일한 글을 걸러내 삭제하는 스마트 중복제거 기술을 적용했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기능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쏟아지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만만치 않아요, 하하.”
누리엔소프트웨어는 애당초 ‘누리엔’이란 3차원 가상현실 기반 SNS에 힘을 쏟아왔다. 누리엔은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헌데 왜 지금 스푼 서비스로 돌아서는 것일까.
“누리엔도 따지고보면 SNS였어요. 3D 기반이란 게 다를 뿐이었죠. 헌데 3D란 게 하드웨어 사양이 받쳐줘야 제대로 즐길 수 있잖아요. 초기 진입 장벽이 높았던 거죠. 그래서 누리엔에서 개발중이던 게임이나 SNS 기능들을 다양한 플랫폼에서 초기 진입장벽 없이 쉽게 즐기도록 바꿔보자고 생각했죠. 그 중심에 스푼이 자리잡는 셈입니다.”
그러니 스푼 안에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이나 서비스가 덧붙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내년 1월에는 아이폰용 스푼 응용프로그램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특정 시점부터 글을 시간순서대로 읽는 ‘타임머신’ 기능이나 ‘음악피드 검색’ 처럼 기존 서비스에 없던 새로운 기능을 덧붙일 생각이에요. 2월에는 페이스북과 스푼 서비스도 연동할 겁니다. 페이스북용 3D 소셜 게임도 한창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요. 내년 2분기께면 스푼과 페이스북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3D 소셜 게임이 1~2종류 내놓고, 국내 협력업체들이 만든 소셜 게임을 스푼에 연동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돈도 벌어야 하잖나. 차근차근 실험해볼 생각이란다. “우선은 게임 아이템부터 조금씩 유료화 모델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내년 1월께로 보고 있어요. 스푼은 다양한 콘텐츠가 쌓이고 흐르는 공간입니다. 의미 있는 콘텐츠가 지금보다 많이 쌓이면 검색 서비스에 연동해 검색광고 수익도 도모할 생각이에요. 그런 의미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쌓이게 할 것이냐, 그게 우리 숙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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