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아이폰 TLC메모리 논란, 문제는 ‘불안감’

2014.11.07

아이폰6플러스의 128GB 메모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일단은 기기가 재부팅되는 문제는 특수 상황으로, 제품의 불량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시작은 MLC와 TLC 메모리의 차이에 대한 의혹에서 시작됐다. 16GB와 128GB사이의 부팅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가 이용자들 사이에 알음알음 돌기 시작했다. 깔려 있는 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128GB가 더 느리다는 것이다. 그리고 벤치마크테스트 프로그램에서 읽기 쓰기 속도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 보고됐다. 우리나라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문제점보다는 출시에 관심이 더 쏠려 있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iphone6plus

그런데 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수백개의 앱을 깔아 놓으면 속도가 떨어진다거나 재부팅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MLC와 TLC의 논란은 ‘결국 TLC가 하자가 아닌가’라는 논쟁으로 퍼졌다. 이 이야기가 돌고 돌면서 세계의 뉴스에 오르내렸고, 씨넷코리아를 비롯해 이 논란이 결국 해프닝이라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문제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과연 아이폰6플러스의 TLC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일까.

플래시 메모리의 특성

비슷한 논란은 SSD에서도 있었다. 초기 SSD는 플래시메모리와 이를 다루는 콘트롤러간의 문제로 성능이 썩 좋지 않았다. 특히 시스템이 멈칫거리는 프리징 같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SLC 방식의 플래시메모리를 쓴 SSD를 선호하게 됐고 MLC는 저가, 혹은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제품으로 꼽혔다. SLC가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았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시장은 MLC 메모리를 통해 SSD의 대중화를 노려 왔다. 그리고 이제는 가장 좋다고 꼽히는 SSD, 그리고 기업용 스토리지까지 모두 MLC를 이용한다. 가격과 속도 등을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SLC니 TLC니 하는 이야기는 결국 셀 하나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느냐에 있다. SLC는 Single Level Cell의 약자로 셀 하나에 1비트를 담는다. 이를 두 배로 담아 가격을 내리면서 성능에서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MLC다. 원래는 Multiple Level Cell의 약자로 딱 2비트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 용어로 굳어졌다. 이후 셀 하나에 3비트를 담는 TLC(Triple Level Cell), 그리고 QLC(Quadraple Level Cell) 메모리까지 나온다.

innodisk-nanossd

셀 하나에 더 많은 비트를 담을수록 속도가 느려지고 수명이 짧아진다. 대신 용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내려간다. 또한 속도와 수명에 대한 부분은 메모리 자체의 성능이 좋아지고 있고, 메모리를 제어하는 콘트롤러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MLC와 TLC 메모리간의 문제로 번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TLC보다 MLC가 특성이 더 좋은 메모리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 MLC와 SLC 사이의 논란처럼 TLC도 이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의견이 흐르고 있다. 물론 이를 시스템을 돌리는 저장공간으로 쓰는 게 맞는 건지, 특히 애플이 만드는 가장 비싼 스마트폰에 쓰이는 것이 MLC와 비교되면서 역으로 고가 제품이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가 모델에 쓰인 TLC의 불안감

일단 아이폰6에 들어간 TLC 메모리 자체를 불량이나 문제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후 나오는 제품에 대해 메모리를 MLC로 바꾼다는 이야기도 당장은 확인하기 어렵다. 국내를 통해 해외로 TLC 논란이 본격적으로 퍼지는 역할을 한 BGR도 리콜은 아니라는 기사를 다시 냈다.

BGR의 추가 보도에 따르면 애플도 ‘앱을 수백개씩 깔았을 때 드물게 일어나는 버그’라고 전했다고 한다. 결국 TLC를 쓴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약 2달간 팔려나간 아이폰에서 보고된 문제도 거의 없다. 현재 테스트하고 있는 아이폰6플러스 128GB도 쓰는 데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고 부팅 외에는 다른 제품과 메모리에서 오는 성능 차이는 느낄 수 없다. 이를 두고 리콜이나 제품 교환 등으로 연결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iphone6_demo_01

그렇다고 이를 바라보고만 있기도 쉽지는 않다. 부팅할 때 걸리는 시간이나 벤치마크에서 드러나는 차이는 있기 때문이다. 그게 16GB같은 저가 모델이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6플러스 128GB는 아이폰 중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다.

제품 자체에 대한 문제도 그렇지만 이럴 때는 애플이 직접 나서서 기술적이든, 정책적이든 어느 정도는 상세한 언급이 뒤따랐으면 좋겠다. 제조사가 알아서 판단하고 썼다고만 보기에 TLC는 대한 속도와 수명에 대한 불안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그 ‘불안’이 ‘공포’로 연결되려는 시점이다. 이를 날려버리기 위해 애플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