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애플 아이폰6 플러스

② [써보니] 애플 아이폰6

꽤나 오랜만에 아이폰6를 다시 만났습니다. 새 아이폰을 처음 만났던 것은 지난 9월9일, 쿠퍼티노의 아이폰 발표 현장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기기를 시연하던 공간이 매우 혼란스러웠고, 애플 워치를 비롯해 봐야 할 제품도 많았습니다. 익숙한 아이폰보다 새로 나온 애플워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행사가 끝나고 난 뒤로 한동안 손에 쏙 들어왔던 아이폰6의 촉감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꼬박 한 달 반이 넘어가는 이제야 차분히 새 아이폰을 마주해 봅니다.

이미 리뷰도 많이 나왔고, 성능이나 각종 벤치마크 테스트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새 A8 프로세서는 아이폰5s에 비해 25% 빨라졌고, 그래픽 성능은 50% 높아졌습니다. 화면은 4.7인치로 1334×750 해상도를 냅니다. 무엇보다 4인치를 고집하던 화면이 4.7인치로 커진 데에 따라 디자인에도 큼직한 변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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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화면 불안감 덮는 디자인

디자인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아이폰6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은 ‘생각보다 작다’였습니다. 그리고 ‘얇다’가 뒤따릅니다. 하지만 한달여만에 다시 만난 아이폰6는 ‘이렇게 컸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처음 봤을 때는 아이폰6+가 옆에 같이 놓여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상한 부분이 있는데 아이폰6 화면의 체감 크기입니다. 아이폰6는 언뜻 보면 이게 4.7인치인가 싶을 정도로 커 보입니다. 이게 보기에는 꽤 큰데 옆에 다른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실제로는 그정도로 크진 않습니다. 하도 이상해서 주변에 물어보니 다들 비슷하게 느끼지만 이유를 딱 짚어서 말하지는 못했습니다. 분명 4.7인치 화면인데 비슷한 화면을 가진 넥서스4는 물론이고 화면이 훨씬 큰 5.1인치 갤럭시S5보다도 커 보입니다. 아무래도 홈 버튼 때문에 위 아래의 폭이 넓은 게 크기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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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그 동안 5인치대의 안드로이드를 함께 쓰면서 익숙해진 것은 4.7인치 화면을 그렇게 어색하지 않게 느끼게 해주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 부분에서 애플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큰 화면을 쉽게 받아들이게 됐고, 화면 크기에 대한 이유를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도 얻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아이폰6의 디자인은 둥글고도 둥글다고 해야겠네요. 아이폰5가 다이아몬드 컷팅으로 날카로운 면을 그려낸 게 디자인의 포인트였다면 이번에는 모든 모서리를 곡면으로 처리한 것이 디자인의 주제입니다. 특히 화면을 덮는 강화유리부터 옆, 그리고 뒤까지 매끄럽게 굴린 부분의 질감이 좋습니다. 아이폰은 화면 바깥부터 안쪽으로 쓸어내는 스와이프를 많이 쓰게 되는데 이때 손 끝에 걸리는 부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이는 단순히 미관상 둥글게 만든 게 아니라 UX와 하드웨어 디자인이 함께 고려되는 애플의 기기 특성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손에 쥐는 느낌은 꽤 편합니다. 날카롭지 않고 손에 잘 감깁니다. 그 어느 때보다 케이스를 씌우는 게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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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으로 쓸 수 있나

저는 스마트폰이 커지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기기 하나로 뭔가를 다 하고 싶다면 스마트폰이 클 수록 좋겠지만 반대로 스마트폰은 작아서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넣고 다녀도 거슬리지 않고, 큰 화면이 필요할 때는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꺼내서 보는 게 편합니다. 습관의 차이인데 그래서 아이폰이 커지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4인치를 포기했고, 가장 작은 아이폰은 4.7인치가 됐습니다. 실제 4.7인치는 그렇게 거부감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두께가 얇아진 것은 분명 큰 몫을 합니다. 오히려 아이폰5s보다 가볍게 느껴집니다. 실제 무게는 아이폰5s가 112g, 아이폰6가 129g로 조금 무겁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이용 시간도 꽤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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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쓸 수는 있을까요? 애플은 발표 키노트에서 여전히 한 손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한손을 위한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홈 버튼을 톡톡 두드리면 화면이 접혀서 내려오는 기능 때문에 화면 끝까지 손이 안 닿는 부분은 5.5인치에도 없긴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4.7인치도 한 손만으로 쥐고 쓰기에는 조금 불안합니다. 안 되는게 아니라 꼭 한 손으로 쓰고 싶지 않게 됩니다.

못할 건 없습니다. 화면 옆을 쓸어넘기는 스와이프 기능이 있기 때문에 왼손으로 쥐고 웹페이지를 읽고 뒤로가기 버튼을 누른다거나 페이스북 피드를 읽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스와이프도 결국 화면을 크게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었던 셈입니다. 전반적으로 화면이 큰 스마트폰에 거부감이 있는 입장에서도 쥐기에는 썩 불편하지 않고 큰 화면에 더 많은 정보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적어도 4.7인치에서는 화면이 커지면서 잃는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습니다.

‘카툭튀’, ‘절연테이프’는…

디자인에는 이미 잘 알려진 대표적인 걸림돌이 두 가지 있습니다. 바로 튀어나온 카메라와 ‘절연 테이프’로 부르는 부분입니다. 두께를 얇게 하면서 카메라 렌즈가 툭 튀어 나오는 스마트폰은 상당히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디자인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겁니다.

아이폰6의 카메라는 그렇게 많이 튀어 나오진 않았는데 이미 튀어나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거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공간이 어쩔 수 없다면 전체적으로 조금 더 두껍게 만들었어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순히 보기 싫다는 문제가 아니라 기기를 바닥에 내려놓을 때 반드시 카메라쪽이 바닥에 닿게 되고, 오래 쓰다보면 그 부분이 닳게 되는 건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튀어나온 카메라는 이미 5세대 아이팟 터치에서 썼던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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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부분은 색깔에 따라 느낌이 조금씩 다릅니다.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스페이스 그레이가 상대적으로 이질감이 덜하고, 골드나 실버는 조금 더 튀어 보입니다.

결국 두 가지 모두 케이스를 씌우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실제 보면 사진으로 보는 것이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불편한 건 아니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여전히 남긴 합니다. 아참, 뒷판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야기인데 이전 아이폰은 알루미늄 하나의 소재로 사과 마크를 다르게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알루미늄을 뚫고 사과 부분을 스테인리스스틸로 덮었습니다. 이런 가공 능력은 여전히 기가 막힙니다.

보고 찍는 재미 커져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 HD’라고 부르는 새 화면의 해상도는 요즘 QHD 같은 고해상도가 일반화된 상황에서는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수치보다 실제 보는 화면에서 픽셀이 튀어보인다거나 거슬리는 느낌은 없습니다. 해상도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픽셀 밀도는 326ppi를 맞췄기 때문에 아이폰4나 5의 화면에 불편하지 않았다면 같은 픽셀 밀도로 화면이 대각선 0.7인치만큼 늘어났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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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 화면을 이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배율을 확대하는 방법과 함께 고해상도 화면을 넓게 쓰는 표준 모드를 고르게 했습니다. 이는 처음 기기를 설정할 때 정할 수 있는데 애플이 바라는 것은 결국 표준 모드입니다. 애플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개발자 도구에 ‘자동 레이아웃’ 기능을 넣었는데 이를 적용해서 만든 앱은 화면을 더 넓게 씁니다. 이게 적용되지 않은 앱은 기존 아이폰5에서 보던 화면을 그대로 확대합니다.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키보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준 모드에서는 앱 아이콘도 아이폰5와 같은 대신 가로로 한 줄의 아이콘이 더 깔립니다.

새 디스플레이는 크기와 해상도가 늘어났는데 풀HD나 QHD 같은 숫자에 미치지 못해서 아쉽긴 했습니다. 1334×750 해상도는 결국 기존 아이폰4, 아이폰5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같은 픽셀 밀도입니다. 화면이 커진 것은 원래 비율 그대로 키워서 쓸 수도 있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처럼 늘려서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이폰4에서 5로 늘어날 때처럼 글자, 아이콘 크기는 그대로, 대신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면 되지요. 아이폰6와 6플러스 화면에 맞는 앱들은 앱스토어 설명에서 ‘iPhone6, iPhone6 Plus에 최적화되었습니다’라고 구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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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의 화면에 맞춰 만든 페이스북 메신저(왼쪽)과 기존 앱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카카오톡(오른쪽)

아이폰5s보다 프로세서가 더 빨라졌다는 점은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데 새 아이폰이 더 날카롭게 움직인다는 느낌은 받은 건 카메라였습니다. 아이폰의 사진이야 별 생각 없이 찍어도 잘 나온다는 게 특징이긴 한데, 이번에는 ‘포커스픽셀’이라고 이름 붙인 센서가 위상차와 콘트라스트를 함께 재서 초점을 잡고, 프로세서도 빨라지면서 전체적으로 사진 찍기가 더 편해졌습니다. 그러니까 이전에는 피사체에 초점 포인트를 대면 그때 노란색 사각형이 나오면서 초점을 잡았는데 아이폰6플러스는 그게 없습니다. 그냥 대면 곧장 초점을 잡고 랙 없이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초당 240프레임을 찍는 슬로모션은 120프레임보다 더 극적인 효과가 나오면서 가장 자주 쓰게 되는 기능이기도 합니다. 아이폰6플러스에 비해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어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아쉽지도 않을 만큼 사진은 잘 나옵니다.

소소하게 좋아진 점들

프로세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기능이나 성능적인 변화보다도 열 관리가 잘 되는 편입니다. 근래 나오는 애플 기기들중에서 열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적습니다. 거의 열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이폰5s를 포함해 스마트폰들이 이 열 때문에 프로세서가 성능을 낮추는 쓰로틀링을 하곤 했는데 A8칩은 그게 없다는 발표 내용도 있었습니다. 쓰로틀링이 없다기보다는 그만큼 열이 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열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적은 건 설계의 변화도 한 몫을 한 것 같은데 제품의 열이 나는 부분이 중간에서 약간 위쪽입니다. 대체로 애플 기기들이 아래쪽이 먼저 뜨거워졌었는데 열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고, 그마저도 약간 위쪽에서 나면서 손이나 귀가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또한 전화통화시에는 거의 열이 나지 않아서 귀가 데워지지도 않습니다. 얇아지면서 걱정했던 부분이 열인데 그 우려는 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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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배터리 이용 시간도 꽤 늘었습니다. 쓰고 있는 아이폰5s가 1년을 채워가는 것도 영향이 있긴 하겠지만 리뷰 때문에, 혹은 새 기기라서 더 자주 열어봐도 배터리 떨어지는 속도에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대기시에 버려지는 전력도 별로 없습니다. 충전에 대한 불안감도 한결 줄었고, 충전 속도는 여전히 빠릅니다.

진동과 스피커가 좋아진 것도 눈에 띕니다. 아이폰의 진동은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더 묵직하게 움직이고 진동 자체가 내는 소음도 적은 편입니다. 아이폰6플러스보다 아이폰6의 진동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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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장 스피커는 여전히 모노 채널이지만 음질 자체가 훨씬 나아져서 아이폰 그대로 작게 음악을 틀어놓거나 팟캐스트 등을 듣기에도 괜찮습니다. 스마트폰의 스피커 기준이긴 하지만 다른 제조사들도 스피커에 신경을 더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애플은 왜 6에 접어들어서도 스테레오 스피커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는지는 한번 따져묻고 싶습니다. 아이폰 두 대를 연결해서 음악을 들려주는 스테레오 스피커 앱을 쓰면 스테레오의 안타까움이 배로 늘어납니다. 크기 때문이라면 아이폰6플러스에서는 넣어줄 수 없었을까요.

여전히 아이폰은 애플의 정품 케이스와 궁합이 잘 맞긴한데 이번 아이폰6의 케이스는 아랫부분이 뚫려 있습니다. 아이폰5s용 케이스가 아래 홈을 기가막히게 가공했던 것에 감탄했는데 아예 밑을 터버린 게 딱히 불편은 없지만 서운합니다.

그래서, 아이폰5s에서 바꿀까?

아이폰6는 기존 아이폰의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큰 화면의 수요에 잘 대응했습니다. 새 A8 프로세서는 더 효율적이고, 열이 나지 않으면서 카메라 쓰는 재미를 높였습니다. 커진 화면은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면서도 두께를 줄여 휴대성에 대한 불만을 낮췄습니다.

어쩌다 보니 좋은 이야기들만 나오게 된 것 같네요. 그래서 아이폰6가 살만한 기기냐고 물는다면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요? 아이폰5 이하의 기기를 쓰고 있고, 새 스마트폰을 고려하고 있고, iOS가 손에 익어있다면 아이폰6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답입니다. 아이폰6플러스 리뷰에서 이야기를 다시 하겠지만 아이폰6플러스는 다른 카테고리의 기기로 마음의 준비가 조금 필요합니다. 의외로 적응을 포기하고 6플러스에서 6로 바꾸겠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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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s에서 바꿔야 하냐고 묻는다면 조금 고민이 됩니다. 사실 A8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폭은 조금 인색한 편입니다. A8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폭은 화면 해상도가 늘어난 것과 비교해볼 수 있는데 A7 프로세서는 여전히 빠른 칩이고 iOS8을 비롯해 응용프로그램을 돌리는 데에도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택은 절대적으로 화면 크기를 두고 판단해야 할텐데, 기존에 쓰던 아이폰을 중고 판매로 처리한다거나 하는 수고를 감수할 수 있다면 아이폰6는 그 값어치를 아쉽지 않게 할 겁니다.

☞아이폰6으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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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