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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해외 이전 꿈꾸는 게임업체 모십니다”

2014.11.23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안 가고 후회할 일. 기왕 가본 다음에 걱정하라는 뜻일게다. 게임 개발업체도 마찬가지다.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가자.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일. 조직 일부를 바다 건너 낯선 땅에 짓는 일 말이다. 중소규모 게임 개발업체도 좋고, 소규모 게임 개발 스타트업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4’ B2B 부스에서 국내 게임 개발업체가 진출해도 좋을 나라를 찾아봤다. 룩셈부르크와 캐나다, 독일, 스웨덴이 특히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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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의 인프라 룩셈부르크

지스타 2014 현장에 많은 나라의 투자공사와 대사관이 부스를 차렸다. 유럽 쪽이 특히 많았다. 그중에서도 룩셈부르크가 가장 활발하게 상담을 진행 중이었다. 룩셈부르크 부스에 들어서니 이미 금발의 남성이 룩셈부르크 부스의 책임자와 상담 중이었다. 금발의 남자는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브라질의 게임 개발업체 관계자란다. 전세계 스타트업이 룩셈부르크 진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룩셈부르크는 인프라가 매우 우수합니다. 특히, 보안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유럽 각국을 연결하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교통과 최신형 장비를 갖춘 데이터센터가 룩셈부르크의 장점이죠.”

호메인 푸아쥬 룩셈부르크 경제부 정보통신기술국 국장이 룩셈부르크가 갖춘 인프라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보통 국내 업체가 해외로 본사를 이전할 때, 혹은 지사를 세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세제혜택이나 임금지원 등이다. 룩셈부르크에 마련된 하드웨어의 우수성을 먼저 설명하는 호아센 푸아주 국장의 설명에 귀가 번쩍 뜨일 수밖에.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얻을 것이 많다는 뜻이니 말이다.

룩셈부르크에 국내 IT 기업이 진출할 때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얻을 게 있다. 하나는 하드웨어 인프라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인 지원이다. 호메인 푸아쥬 국장에게 하나씩 설명을 들어보자.

“유럽 국가 중에서는 룩셈부르크에 마련된 데이터센터의 보안이 가장 우수합니다. 미국에서 인증한 보안 등급 4등급(티어4) 인프라를 갖췄죠. 전 유럽에 티어4 등급의 데이터센터가 20개 있는데, 그중 6개가 룩셈부르크에 있어요.”

룩셈부르크에 진출하려는 IT 기업은 직접 서버를 차리기보다는 룩셈부르크 정부가 세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게임 개발 업체라면 특히 결제 시스템이 필수다. 높은 등급의 보안이 절실한 까닭이 여기 있다.

호메인 푸아쥬 국장은 이어서 “게임 회사는 특히 서버의 지연 시간이 중요하다”라며 “룩셈부르크 데이터센터는 속도도 매우 빨라 다른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10ms 정도의 지연시간이 발생하는데, 룩셈부르크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면 이를 4ms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룩셈부르크 데이터센터의 이 같은 장점 덕분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고 제공하는 IT 업체와 게임 개발업체가 룩셈부르크에 둥지를 틀었다는 게 호메인 푸아쥬 국장의 설명이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외에 경제적인 지원도 활발히 하고 있다. 세금크레딧 제도가 대표적이다.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IT 업체는 룩셈부르크 정부로부터 투자금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 동안 세금크레딧으로 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를 들여 룩셈부르크에 진출했다면, 이 중 14만달러를 크레딧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크레딧은 기업활동 중 발생하는 세금을 감면하는 데 쓸 수 있다. 세금이 14만달러보다 낮게 나왔다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세금 크레딧에서 차감하면 된다. 일종의 세금 포인트카드인 셈이다.

연구개발 지원 제도도 잘 갖춰져 있다.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IT 개발업체는 개발에 들이는 비용 중 45%를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특히, 50명 이하로 구성된 기업은 룩셈부르크의 ‘영이노베이티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룩셈부르크 정부가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 최대 100만유로 안에서 연구개발 비용의 45%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국내 게임 업체 중에서는 넥슨이 룩셈부르크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룩셈부르크를 유럽 시장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미국의 게임 업체 밸브나 카밤, 러시아의 이노바 등이 룩셈부르크에서 사업을 꾸린 대표적인 게임 개발 업체다.

주한 룩셈부르크 대표부는 업체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내 게임 개발업체 중 몇 곳이 개발 조직의 일부를 룩셈부르크로 이전하는 것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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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인 푸아쥬 룩셈부르크 경제부 정보통신기술국 국장(왼쪽), 김윤희 주한 룩셈부르크 대표부 대표

비용의 30%를 돌려주는 캐나다

캐나다는 연구개발 비용에 들어간 총 자금 중 최대 30%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뒀다. 캐나다의 퀘벡투자공사도 지스타 2014 B2B 관에 부스를 차리고 국내 게임 개발업체를 손짓했다. 퀘벡투자공사는 퀘백주 정부가 소유한 투자 은행이다.

“퀘벡은 캐나다 안에서도 프랑스의 언어나 문화를 많이 갖고 있는 도시입니다. 기업에 프랑스 문화가 더해지면, 최대 6% 지원 혜택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동호 퀘벡투자공사 한국사무소 소장은 “퀘벡이 캐나다 안에서도 프랑스 문화권을 가진 독특한 지역이기 때문에 다른 주 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해외 업체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퀘벡투자공사가 퀘벡에 입주한 해외 업체에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원하는 자본은 총비용의 24%다. 여기에 프랑스 언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임원으로 채용하면, 최대 6%를 더 지원받을 수 있다. 총 연구개발 비용의 30%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프랑스 언어를 구사하는 현지 인력의 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게임 개발 업체가 캐나다 퀘벡에 진출해 1년 동안 10만 달러를 연구개발 비용으로 쓰면, 3만 달러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연구개발 비용은 사무실을 꾸리는 데 필요한 자금과 임금, 장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캐나다의 국가 차원의 투자와 유치 덕분에 전세계 많은 게임 개발 업체가 캐나다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이 대표적이다. 워너브라더스와 EA 스포츠도 캐나다에서 사업을 꾸리고 있다. 캐나다의 해외 업체 유치는 게임회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에서 특히 게임회사를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게 이동호 소장의 설명이다.

이밖에 캐나다는 게임 개발업체가 진출하기 좋은 성격을 갖춘 지역이기도 하다. 언어와 지리적 특성 덕분인데, 전세계 많은 게임 개발업체는 캐나다를 주요 시험대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게임을 내놓기 전에 캐나다에서 검증 과정을 거친다. 시장 특성이 미국과 비슷하지만, 실패에 따른 위험은 적은 탓이다.

실제로 이름만 들으면 아는 국내 중견규모의 게임 개발업체가 캐나다로 실사를 다녀온 적도 있다. 그 게임개발 업체는 40~50여명 정도로 구성된 일부 조직을 캐나다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실사 후 캐나다 이전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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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퀘벡투자공사 한국사무소 소장

유럽의 중심 독일, 한국 닮은꼴 스웨덴

독일은 명실상부 유럽 최고 선진국이다. 독일무역투자공사도 지스타 2014에 참석해 국내 게임 개발업체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독일의 주요 도시인 베를린이나 함부르크, 쾰른, 프랑크푸르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브란덴부르크 연방주에는 미국의 카밤과 킹탓컴 등 글로벌 게임 개발업체가 지사를 설립한 곳이다. 브란덴부르크 연방 주에서는 인건비나 고정자산에 투자하는 자본을 지원한다. 기술 기반 연구개발 프로젝트와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등 총 투자 금액의 40%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헨리 트로일렛 독일무역투자공사 소프트웨어부문 수석매니저는 “독일에 이미 300여개 이상의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싱 업체가 모여 있다”라며 “10여개 대학이 게임 개발 관련 학과를 마련해 인력을 배출하고 있어 수준 높은 인적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CJ 인터넷과 온네트 등이 독일에 진출해 있다.

특별한 재정적인 지원 프로그램은 없지만, 유럽 진출을 모색 중인 업체라면 스웨덴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다. 스웨덴의 시장 특성이 한국과 매우 유사한 덕분이다. 유럽 진출을 노리는 게임 개발 업체라면, 스웨덴을 전진기지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주현 주한 스웨덴 무역투자청 투자무역 담당관은 “스웨덴의 IT 레벨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모바일기술에 관한 일반 사용자의 인식이나 IT 지수가 한국과 유사해 좀 더 효율적으로 사업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이 유럽의 IT 강국이라는 뜻이다.

유럽에서 스웨덴 출신의 글로벌 게임 업체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사업을 꾸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다른 유럽국가와 비교해 저렴하다는 점도 스웨덴 진출의 장점으로 꼽힌다.

김주현 담당관은 “스웨덴의 게임 시장은 그동안 유럽에 안주했고 한국도 중국이나 일본 시장에 머물렀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스웨덴은 아시아를 한국은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이라며 “두 나라의 시너지 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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