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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에서 VoLTE 실종, 이유 있었네

2014.11.24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여파 때문인지 ‘아이폰6’는 출시 초기부터 단말기를 애플 전문 유통점을 통해 직접 구입하는 ‘언락폰’ 이용자가 많았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런저런 요금제와 가입 조건을 따지기도 했고, 나름의 답을 찾아갔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알뜰폰’이었습니다. 특히 CJ헬로비전의 반값 요금제는 약정도 없고, 가입 조건도 없이 그대로 요금만 통신사의 절반 수준이어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혔습니다. KT 망을 빌려쓰기 때문에 통신 품질도 다르지 않습니다. 알뜰폰의 효과가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만족도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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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꼭 좋은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폰6의 VoLTE가 입에 오르내리면서 CJ헬로비전은 VoLTE 쓰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는 비단 CJ헬로비전에서만 생기는 일은 아니고, 아이폰이 무조건 VoLTE로만 붙는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이 아니면 모든 회사가 겪는 공통점입니다.

아이폰6는 통신사에서 따로 등록하지 않으면 전산망에서 정확한 모델명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픈모델’ 단말기로 받아들입니다. 이 때문에 전산망에서 VoLTE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는 KT나 SK텔레콤 전산망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이전에 없던 현상인데 아직도 그 이유를 속 시원하게 알지 못하겠습니다.

일단 SK텔레콤과 KT 가입자들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지점에 찾아가 기기 모델명 등록을 요청하면 됩니다. 기기 식별번호인 IMEI를 전산에 한번 등록하면 통신사들은 앞으로 이 단말기를 아이폰6로 인지합니다. 당연히 VoLTE도 됩니다. 이는 꼭 아이폰 뿐이 아니라 ‘넥서스5’를 비롯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해외 단말기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니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해서 VoLTE를 쓰고 있습니다. 알뜰폰에 가입해서 쓰시는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곧 고객센터와 어렵게 통화를 이어가며 설명하며 속을 태웠던 분들도 있었나 봅니다. 고생하셨던 과정을 제게 e메일로 보내주신 분도 계십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기기 등록이 안 되겠나’, ‘상담원이 잘 몰라서 못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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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는 알뜰폰에서 아이폰6로 VoLTE를 쓰는 일이 속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알뜰폰 업체들이 기기의 고유번호를 전산에 등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알뜰폰 상담사들은 VoLTE로 바꿔주고 싶어도 권한이 없습니다.

전산망에서는 기기를 식별해야 하는데, 등록되지 않은 기기나 특성을 구분하지 못하는 기기에 대해서는 기기를 식별하는 데 쓰는 IMEI 번호에 따로 기기 종류를 연결해줘야 합니다. IMEI는 엄연히 개인 식별번호로 쓰일 수 있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통신사는 가입자에게 신분증 확인을 거칩니다. 이게 통신사에 등록을 할 때 팩스로 신분증 사본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등록하는 셈이니 꼭 필요한 절차입니다.

그런데 알뜰폰 업체는 이를 직접 등록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통신사를 통해서 등록을 해야 합니다. 다른 전산 정보야 알뜰폰 업체가 관리할 수 있지만 이름과 IMEI, 그리고 신분증 정보를 SK텔레콤이나 KT같은 통신사에 제공하는 것은 ‘개인정보의 제3자 이용’에 속합니다.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긴 하지만 알뜰폰 업체나 통신사 모두에게 자칫 예민할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주민등록번호를 가입하지 않은 회사에 제공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이폰6로 일약 ‘대안’으로 떠오른 CJ헬로비전도 “IMEI를 KT에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개인 정보가 얽혀 있어서 협의를 하는 단계”라는 입장입니다. 협상 문제이기 때문에 시기를 딱 짚어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예민하고 가입자 불편을 낳고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서두르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대안이 없을까요? 조금 이상한 방법이지만 당장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통신사에 가입해서 쓰고 있다면 그들의 유심(USIM)카드를 아이폰에 꽂아서 IMEI를 통신사에 등록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전산에 한번 등록되면 이후부터는 VoLTE를 쓸 수 있습니다. 물론 편법이고 개인정보가 오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시라고 말씀드리기도 다소 찜찜하긴 합니다.

따져보면 이 문제는 누가 잘못했다기보다 개인정보 보호와 알뜰폰 사업간에 충돌이 생기는 문제고, 개인정보는 가장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그 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알 수 없었던 것 뿐이지요. 알뜰폰 사업자와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조그마한 문제들이 개선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곧 해결되는대로 소식을 다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