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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어림없지”…‘삼성 연합군’ 떴다

2014.11.26

삼성전자가 카드회사 6곳과 손잡고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을 활성하겠다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등 6개 카드사가 모인 앱카드 협의체와 지난 11월24일 만나 앱카드 사용을 활성화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11월25일 발표했다.

지난 11월24일 국내 앱카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난 삼성전자와 6개 카드사 사장단. 왼쪽부터 롯데카드 고원석 본부장, NH농협카드 신응환 사장, KB국민카드 김덕수 사장, 삼성전자 홍원표 사장,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 신한카드 이재정 부사장, 현대카드 원석준 본부장 (출처 : 삼성 투모로우)

▲지난 11월24일 국내 앱카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난 삼성전자와 6개 카드사 사장단. 왼쪽부터 롯데카드 고원석 본부장, NH농협카드 신응환 사장, KB국민카드 김덕수 사장, 삼성전자 홍원표 사장,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 신한카드 이재정 부사장, 현대카드 원석준 본부장 (출처 : 삼성 투모로우)

앱카드는 스마트폰에 앱 형태로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해두고 바코드나 QR코드, NFC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물건값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카드회사는 각자 앱카드를 만들어 서로 경쟁을 벌였다. 고객은 신용카드마다 앱카드를 만들어 써야했다. 전자결제 서비스를 널리 보급하려면 많은 가맹점을 확보해 고객이 ‘여기서 쓸 수 있는지’ 고민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각자 경쟁을 벌이다보니 고객이 앱카드를 쓸 사용처가 한정돼 앱카드 자체가 보급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앱카드를 등록하려면 카드회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거나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국내 카드회사가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동안 해외에서는 훨씬 간편한 모바일결제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애플페이가 대표적이다. 애플페이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미국 내 맥도널드 1만4천개 지점에서 이뤄지는 모바일결제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페이팔’이나 ‘알리페이’ 같은 간편 결제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오면 한국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총대를 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내놓은 전자 지갑 ‘삼성월렛’에 6개 신용카드회사의 앱카드를 모두 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3년 5월21일 내놓은 모바일 전자지갑 앱 '삼성월렛' (출처 : 삼성투모로우)

▲삼성전자가 2013년 5월21일 내놓은 모바일 전자지갑 앱 ‘삼성월렛’ (출처 : 삼성 투모로우)

단순히 서비스만 통합하는 게 아니다. 사업적인 차원에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앱카드를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널리 쓰도록 삼성전자와 앱카드 협의체는 결제 단말기 확대, 카드 가맹점 대상 홍보, 오프라인 결제시 사용자에 혜택 제공 등에도 함께 노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앱카드 활성화에 전방위로 협업한다는 구상이다.

앱카드를 한데 묶으면 간편 결제 시장을 재패할 수 있을까. 아직 확실치 않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단말기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갤럭시에 삼성월렛을 선탑재할 수는 있어도 사용자가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김건우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삼성이 결제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자임하는 것을 경쟁사가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이 플랫폼으로서 카드회사와 가맹점,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을 중립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 삼성전자가 단말기를 만드는 강점을 활용하려들 때 경쟁사가 어떻게 바라볼지가 문제입니다.”

국내 카드사와만 손잡고 한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카드를 만들어서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을 벌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건우 선임연구원은 삼성을 중심으로 한 앱카드 진영이 내수용 서비스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로컬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죠. 알리페이나 페이팔처럼 범용성을 가지고 나가면 될텐데 지금처럼 일부 카드사가 연합해서 만드는 경우 확장성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닌 장점을 십분 활용해 결제 단말기 보급 문제를 해결한다면 최소한 국내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김건우 선임연구원은 풀이했다. “이번 제휴가 기술적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혁신해 기존 난관을 극복한다는 수준으로 큰 비전을 바탕으로 한다면 지켜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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