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의 압박 “구글, 둘로 쪼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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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가 구글에 본격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유럽의회는 11월27일(현지시각) 구글 검색을 다른 사업부문과 ‘분리(unbundle)’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384대 174로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기권은 56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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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분할 결의안은 유럽연합(EU) 반독점 규제기구인 유럽위원회(EC·European Commission)가 처음 내놓았다. EC는 구글이 압도적인 검색시장 지배력을 다른 사업 분야에서 활용한다며 불공정 거래 혐의를 제기했다. 구글의 유럽 검색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대다수 유럽 누리꾼이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와중에 구글이 검색결과에 구글맵에 등록한 식당을 먼저 보여주는 식으로 자사 서비스를 띄워준다는 게 EC의 비판이다.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미국 의회 의원들은 우려스럽다 뜻을 담은 서한을 유럽의회에 잇따라 전했다. 상원 금융위원회는 “결의안이 미국 기술 기업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EU가 시장을 걸어 잠그려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인 밥 굿라테 의원은 유럽의회에 서한을 전해 “(구글) 반독점 혐의 조사가 사실이나 법률적인 원칙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벌어지는 것 같다”라는 뜻을 밝혔다.

미국 언론도 반대 움직임에 동참했다. <뉴욕타임스>는 11월26일 구글 분할에 적극적으로 나선 안드레아스 슈와브 독일 의원이 구글과 법정에서 다투는 법무법인 ‘CMS 하세 시글’에서 고문직을 맡고 있다며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CMS 하세 시글은 구글에 반독점 혐의를 제기한 독일 출판사를 대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슈와브 의원이 CMS 하세 시글에게서 1년에 1만5천~7만5천달러를 받는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회는 겸직을 금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권이 간접적으로 얽힌 일에 중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겠냐는 의심을 하기엔 충분하다.

<서치엔진랜드>는 EU가 유럽 디지털 시장을 하나로 합치려는 뜻을 품고 구글 분할을 명분으로 내걸었다고 풀이했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결의안 안에는 다음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 세수 증대
  • 차별적이지 않은 온라인 검색 증진
  • 검색 데이터의 간접 차별 금지
  • 통합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규제 개발
  • 망 중립성 증진

이는 EU차원에서 통합적인 규제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유럽의회가 공감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서치엔진랜드>도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결의안에 법적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유럽의회가 구글에 맞서는 데 뜻을 모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11월부터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는 EC에게 큰 압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유럽연합이 구글을 실제로 쪼개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가 구글의 독점 혐의를 씻어준 점도 EU에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제제 수준은 벌금 거액을 물리고 비즈니스 관행을 수정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