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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플레이어’에서 AC3 코덱 사라진 사연

2014.12.04

스마트폰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동영상 재생기다. 국내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하나씩 기기에 최적화된 재생기를 갖고 있지만 별도 외부 동영상 재생 앱을 쓰기도 하고, 아예 자체 영상 재생 앱이 없는 제품도 있다. 제각각인 영상들과 스마트폰 사이에서 코덱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플레이어들은 필수 앱이 되었다.

특히 H.264와 퀵타임 외의 영상 포맷을 재생할 수 없는 아이폰의 경우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들을 자유롭게 재생하지 못하기 때문에 별도 앱에 소프트웨어 코덱을 집어넣은 재생기들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이들 대부분이 돌비 AC3와 DTS 등 오디오 코덱에 대해 라이선스 문제를 풀어내지 못해 초반에 잠깐 인기를 끌다가 결국 코덱을 제거하고 벙어리 앱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KM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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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는 코덱 문제가 적었다. 기기가 자체적으로 코덱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고, 운영체제에 아예 플레이어를 집어넣어 출시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말썽이 빚어지기도 했다. 탄탄한 플레이어로 꼽히던 ‘다이스플레이어’도 올 4월 같은 문제로 AC3 코덱이 삭제됐다.

그리고 지난 11월 말 결국 ‘MX플레이어’에도 이 문제가 터졌다. 1.7.33버전 업데이트에서 MX플레이어는 AC3 코덱을 뺐다.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난 것도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하지만 MX플레이어는 오랫동안 코덱 문제 없이 인기를 이어온 앱이었는데 이제 와서 빠져 더 의문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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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코덱에 대한 라이선스나 계약관계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정식 라이선스를 받았는지 오픈소스로 공개된 코덱을 썼는지 알 수는 없었다. 다만 다른 앱들이 오픈소스로 공개된 플레이어나 코덱을 활용해 앱을 꾸렸고, 그게 결국 돌비나 DTS와 마찰을 빚어 왔기에 MX플레이어도 늦었지만 비슷한 과정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의문점이 남는데, 하나는 왜 지금에서야 코덱 문제가 드러났느냐고, 다른 하나는 6천원에 판매하는 유료 버전까지 운영하면서도 다른 앱들이 겪던 코덱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관련해 MX플레이어를 만든 J2인터렉티브쪽에 e메일을 보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결국 MX플레이어는 AC3 오디오 코덱을 제거하면서 두 가지 해결책을 마련했다. 하나는 이용자가 외부 코덱을 내려받아서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드웨어에 들어간 코덱을 이용해서 재생하는 것이다.

그간 MX플레이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방식을 섞어서 영상과 소리를 재생했다. 하드웨어로 처리하지 못하는 코덱은 소프트웨어로 풀어냈다. 업데이트 후 여기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을 대부분 걷어냈는데 이를 하드웨어로 모두 처리하도록 하는 옵션을 넣었다. 소프트웨어 방식의 코덱이 없을 때 하드웨어를 쓰는 것이다. 이는 ‘설정’에서 ‘디코더’를 열고 ’S/W비디오에 H/W+ 오디오 사용’ 옵션을 켜면 된다.

다른 하나는 외부 코덱 파일을 이용하는 것이다. XDA개발자 포럼 등에는 개발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린 코덱 세트가 있다. MX플레이어 안에 코덱을 넣는 대신 외부에 있는 코덱 파일을 읽어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다. MX플레이어는 설정 메뉴 안에 코덱 다운로드를 넣어 곧바로 연결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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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메뉴에서 ‘디코더’를 열고 맨 아래에 있는 ‘외부 코덱 다운로드’ 아래 항목을 먼저 확인한다. MX플레이어는 코덱들을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를 제시하는데 기기의 프로세서마다 쓸 수 있는 코덱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코덱을 정확히 받아야 하다. 이후 ‘외부코덱’을 고르고 코덱을 내려받은 페이지를 열면 된다. 사실상 내부에 담았던 파일을 외부로 돌리고, 이용자가 직접 코덱을 받아 해결하는 쪽으로 답을 낸 셈이다.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 코덱 문제를 이용자에게 돌려서 씻어낸 것이다.

MX플레이어에 들어간 코덱은 XDA개발자 포럼에서 MX플레이어를 위해 만든 것으로 다운로드 페이지에는 GNU 라이선스인 LGPL 2.1을 따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방법이 옳은 해결책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돌비는 이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는데 당장 이런 방법이 합법적인지, 이용자를 불법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코덱과 관련된 플레이어 문제는 잊을 만하면 터져나온다. 이런 재생기에서 돌리는 파일은 대체로 불법으로 내려받은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이용자도 적극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 어렵긴 하다. 하지만 재생기는 불법이든 합법이든 콘텐츠를 가릴 수 없다. 물론 개발자도, 돌비도 늘 곤란해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 이 정도 논란이 되었으면 돌비도 앱 개발사들과 적극적인 코덱 라이선스를 협상해야 할 것이다. 코덱 때문에 기기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개발사들도 재생기에 코덱 불법 사용 여부를 따져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누구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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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