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CCL 콘텐츠 10억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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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공유의 장이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 없이 나눈 누리꾼이 있었기에 인터넷은 지금처럼 풍요로운 곳이 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터넷은 저작권이라는 올가미에 걸려들었다.

저작권 제도는 콘텐츠 창작자를 도와주려고 나왔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며 누리꾼이 너나할 것 없이 콘텐츠를 짜깁기하고 재생산하고 나서자 저작권 제도는 족쇄가 됐다. 저작권 제도는 ‘이용하기 전에 반드시 허락을 받으라’고 강요한다. 지키지 않으면 법으로 처벌한다. 그런데 시도때도 없이 수많은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가 어느 세월에 저작권자를 찾아내 연락하고 허락을 받는단 말인가. 허락을 받으려 해도 저작권자 연락처를 찾기도 만만찮다. 저작권을 상품으로 보는 시각도 나타났다. 인터넷에서 콘텐츠를 공유하고 재생산하는 문화는 멸종할 판이었다.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이대로 놔두다간 인터넷에서 창작자의 자유가 사라질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레식 교수는 뜻을 함께 하는 법률가와 천재 해커 아론 슈와츠 같은 개발자와 손잡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CC)’ 재단을 꾸렸다. 그리고 저작권 소유자가 직접 저작물에 이용 조건을 명시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CCL)’를 만들었다.

2002년 12월16일 처음 세상에 나온 CCL은 배타적인 저작권 제도 풍토 속에도 굳건히 뿌리내렸다. 지난 12년 동안 무럭무럭 자란 CCL은 이제 공유 문화를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됐다.

CC 재단은 CCL이 전세계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CC코리아는 이 보고서를 보기 쉽게 만든 인포그래픽을 한글로 번역해 지난 12월1일 소개했다.

CC 재단이 구글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4년 현재 CCL 조건을 달고 인터넷에 공유된 콘텐츠는 8억8200만건에 이른다. 2010년 4억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4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CC는 오는 2015년에는 CCL을 단 콘텐츠가 10억건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개방적인 CCL을 사용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콘텐츠를 변형해도 괜찮다고 허용한 콘텐츠가 전체의 56%가 넘었다. 아무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CC0)하거나, 원작자만 밝히면 쓸 수 있는 조건(CC-BY)을 달거나, 원작자를 밝히고 원저작물과 동일한 조건으로 저작물을 공유(CC-BY-SA)한 경우다. 상업적으로 써도 된다고 허용한 비율은 58%였고, 콘텐츠를 변형할 수 있도록 한 경우는 76%였다.

공공 정책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세계 14개국이 교육자와 학생이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용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교육자원공개(OER·Open Educational Resources) 프로그램이다.

한국방송통신대학 등 국내 기관도 OER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나 이번 조사 결과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강현숙 CC코리아 사무국장은 “이번 보고서는 구글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경향을 확인해 본 데이터이기 때문에 전체를 통합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포털 콘텐츠에 CCL을 붙여도 구글에서는 검색되지 않아 국내 데이터는 낮게 나왔다”라고 풀이했다.

이 보고서 원본은 CC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CC가 이 보고서를 저작자 표시(CC-BY) 조건으로 공유했기 때문에 원작자만 밝히면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된다. 한글로 번역된 인포그래픽은 CC코리아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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