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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장,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2014.12.09

PC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컴퓨터는 과연 사양산업인 걸까? PC시장의 치열하던 경쟁과 뜨거운 관심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인상도 없지 않다. 혹자는 PC의 시대는 한물 갔다고 하고, 적잖은 기업들이 PC를 포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더 많이 컴퓨터를 쓰고 있다. 과연 PC는 지금 어디쯤 와 있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인텔코리아 이희성 대표 얘길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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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블로터 기자 : PC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정말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이든 태블릿이든 어떤 형태로든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고 컴퓨터를 더 많이 쓰고 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 : 기존 데스크톱 시장은 분명히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포함하는 개인용 컴퓨터로서의 PC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인텔 입장에서는 시장이 계속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인텔로서는 그간 진입할 수 있는 시장과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의 구분이 명확했는데, 점점 그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부분이다. 태블릿 시장에서만 20% 정도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리고 여전히 서버 시장은 인텔의 원동력이다.

최호섭 : 태블릿 시장에서 성장했다고 하는데 태블릿 그 자도 주춤하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태블릿을 아주 열심히 쓰고 있는데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태블릿의 흐름이 점점 과거 넷북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듯이 잠잠해지고 있다.

이희성 : 초기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충격 효과가 있었고, 그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 소비자들도 만족했다. 하지만 그 경험을 기존 제품들이 많이 따라잡았다. 그 중심에 터치스크린이 있었는데 그게 태블릿만의 것이 아닌 게 됐다.

태블릿 그 자체의 시장이 예전같은 관심을 받고 있지는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5~6인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7~8인치 태블릿에 대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라질 시장은 아니다. 현재 수준의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오히려 최근 태블릿은 다변화되면서 신흥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억5천만대 정도 규모의 태블릿 시장의 중심은 200달러 이하에 있다. 결국 태블릿으로 컴퓨팅 경험을 겪게 되면 더 높은 컴퓨팅 플랫폼을 원할 수밖에 없다. 사실 그런 시도는 과거 MID(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가 추구했던 것이기도 하다.

최호섭 : MID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결국 그때 기술로는 그만한 기기에서 원하는 성능과 배터리를 모두 얻기가 분명 어려웠던 것 아닌가. 바랐던 것과 결과물이 꽤 달랐다.

이희성 : MID를 되돌아보면 기기가 아니라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접근했어야 할 것 같다. 또 다시 천지개벽할 만한 기기가 나올 수 있을까? 그런 건 당장 예상하긴 어렵다. 하지만 점점 시장은 기기 자체보다는 좀 더 단순하면서도 이용자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이냐가 중심에 설 것이다. 구글 나우처럼 내가 필요한 정보를 먼저 꺼내서 보여주는 경험에 사람들이 반응하고 있다.

최호섭 : 그래도 올 하반기 들어서 인텔의 실적이나 PC 시장에 대한 지표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그 동안 떨어질 만큼 떨어져서 그런 건가? 뭔가 시장의 변화가 있다고 보는 게 맞나?

이희성 : 최근의 지표는 PC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하지만 PC 그 자체가 다시 살아난다기보다는 태블릿으로 쏠렸던 시장 수요 중의 상당수가 키보드나 고성능으로 다시 마음을 돌리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PC나 태블릿과 다른 폼팩터를 봐야 한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전체적인 컴퓨팅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역시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그 시장이 커 가는 것은 업계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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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 그런데 스마트폰도 이제 ‘성숙’이라고 한다. 이제 재미는 다 본 것 아닌가. 나는 스마트폰의 지난 4~5년을 보면 압축된 20년간의 PC시장 같아서 바라보는 게 불안하다.

이희성 :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다. 기존에 가장 큰 밸류를 내던 기업들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안드로이드 초기처럼 OS가 각 부품들에 최적화가 잘 되기 전에는 삼성이나 LG전자처럼 제조사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이제는 그게 거의 줄어들고 있다. PC시장에서 돈 버는 회사가 줄어드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규모의 경제 체제로 들어가 대량 생산하는 구조가 아니면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최호섭 : 인텔과 모바일 시장의 성장은 결국 서버로 연결되나? 인텔의 프로세서는 모바일 시장에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봐도 되나.

이희성 :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의 공급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을 칩만 보고 있는 건 아니다. 인텔이 동작을 읽어들이는 ‘리얼센스’와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는 음성 인식 기술들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서 얻으려는 것도 결국 모바일과 그 뒷단에서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연결된다. 입력을 줄이고, 정보에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들, 즉 지문인식 등의 센서와 그에 따르는 보안도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늘어날수록 서버 기반의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이 스마트폰 뒤에서 필요하고, 그건 그 자체로 인텔에 큰 이익을 주고 있다. 서버 시장에서는 현재 경쟁이 큰 의미가 없다. x86 시장뿐이 아니라 유닉스, 메인프레임 등 전반적인 서버 시장에서 제온은 뚜렷한 강세다.

최호섭 : 다운사이징이 결국 저전력 서버로 이어지는 건 아닌가?

이희성 : 저전력 프로세서를 병렬로 확장하는 스케일링이 계속해서 연구되고 있는 단계이긴 하다. 애초 마이크로서버가 전체 시장의 20% 정도는 채울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는 그보다 적다. 시장은 제온 정도의 성능이 알맞다고 보는 것 같다. IBM의 파워칩이나 썬의 스팍 같은 칩도 로드맵이 줄어들고 있다.

최호섭 : 다음 컴퓨터의 형태는 어떻게 될까? 자동차 같은 게 답이 될까?

이희성 : 얼마 전 UHDTV를 1대 구입했다. 스마트TV였다. 그런데 그 안에 들어간 스마트TV의 성능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차라리 작은 PC를 달면 어떨까? 실제 대만에서 나온 스틱PC처럼 HDMI 단자에 직접 꽂는 동글이 TV를 더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렇게 작은 컴퓨터는 자동차가 됐든, 여러 폼팩터에 적용될 수 있다. 현재 구글의 무인자동차에는 여러 대의 제온 프로세서가 실시간 연산을 하는데 이를 자그마한 칩 하나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컴퓨팅 능력이 된다면 자동차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이 올 것이다. 그런 기술의 밑바탕에는 여전히 커다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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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