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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게임’ 뽑히려거든 카톡은 버려라?

2014.12.09

애플이 12월9일 앱스토어에서 ‘2014년을 빛낸 최고의 앱’을 뽑았다. ‘올해의 앱’ 부문에는 ‘하이퍼랩스 프롬 인스타그램’ 앱이 꼽혔고, ‘올해의 게임’에는 넥슨이 출시한 ‘링토스 세계여행”이 뽑혔다. 우수한 응용프로그램(앱)을 뽑는 기준이야 애플 앱스토어에 있지만,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올해의 게임으로 뽑힌 작품들이 좋지 않은 게임이어서가 아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출시된 앱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앱스토어에서 2014년 최고 매출을 기록하거나 인기차트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한 게임은 보통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것들이 많다. 애플이 카카오 게임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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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 쏙 빠진 ‘올해의 게임’

‘링토스 세계여행’은 “현실감 넘치는 물리 엔진을 이용한 링걸이 장난감의 매력과 퍼즐을 푸는 재미”가 좋은 점수를 받아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레오스 포춘’이 올해의 게임 우수작 부문에 올랐고, ‘하얀고양이 프로젝트’와 ‘쓰리스’, ‘모뉴먼트 밸리’,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등 25개 게임이 ‘베스트 게임’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게임을 수상한 총 27개 게임을 보면,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은 없다. 컴투스의 ‘아임히어로’와 게임빌의 ‘이사만루2014 KBO’, 넥슨의 ‘히어로스카이’, 액토즈소프트의 ‘강철의 기사’ 등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업체의 일부 게임이 올라 있을 뿐이다. 모두 앱스토어에 직접 출시되거나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출시된 게임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구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구글은 애플보다 조금 이른 지난 12월4일 ‘2014년을 빛낸 구글플레이 최고의 콘텐츠’를 발표했다. ‘최고의 베스트 게임’ 부문에 국내외 개발업체가 만든 30개의 게임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은 하나도 없다.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최고의 게임을 뽑으면서 의도적으로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은 배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인기∙매출∙내려받기 횟수 실종된 ‘올해의 게임’

2014년 한 해 동안 많은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한 게임이나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이 올해의 게임 목록에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니까. 구글플레이 분석 자료를 보면, 애플과 구글의 올해의 게임 선정에 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모바일 솔루션 업체 IGA웍스가 12월3일 발표한 ‘2014 구글플레이 총결산’ 자료를 보면, 2014년 한 해 구글플레이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게임은 넷마블게임즈의 ‘몬스터길들이기 포 카카오’다. 2위는 ‘애니팡2 포 카카오’, 3위는 ‘블레이드 포 카카오’인 것으로 나타났다. 5위 ‘클래시 오브 클랜’과 10위 ‘피파 온라인3 M’ 제외하면,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포 카카오’ 게임이다.

누적 매출 6위에 등극한 ‘세븐나이츠 포 카카오’는 12월9일 현재도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게임 1위에 등록돼 있다. ‘세븐나이츠 포 카카오’는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최고매출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매출 1위는 ‘클래시 오브 클랜’, 3위는 ‘모두의 마블 포 카카오’, 4위는 ‘몬스터 길들이기 포 카카오’다. 8위에 ‘별이되어라 포 카카오’가 올라 있다. 2013년에 출시된 게임이라면 올해의 게임에 뽑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2014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도 순위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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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 2014 올해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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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2014 올해의 게임

구글 “게임 개발 가이드라인 지켜야”

“매출이나 내려받기 횟수 이런 것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선정에 있어서 가이드라인을 권고하는 편입니다. 가이드라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어 ‘멀티로그인’과 같은 기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계정이 아니라 여러 계정을 활용해 게임에 로그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이드입니다.”

박선경 구글코리아 부장은 “기본적으로 (게임이)높은 인기를 얻었다고 해도 가이드에 맞지 않는 게임은 에디터의 추천 목록에서 빠지거나 올해의 게임 선정 과정에서 빠질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구글이 정한 구글플레이 규정에 맞지 않는 앱은 올해의 게임에 뽑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구글코리아의 설명대로 멀티로그인 가이드라인이란 다양한 계정으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내려받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어떤 계정으로도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로 개발된 게임은 다음카카오 계정으로만 접속할 수 있다. 구글의 구글플레이 규정에 어긋나는 셈이다.

모바일게임업계 ㄱ 관계자도 “(카카오 게임이 올해의 게임에서 빠지는)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카카오 게임 같은 경우 게임만 설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톡’을 내려받고 계정을 만드는 등 게임을 하기 위해 연동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라며 “어떤 게임을 하기 위해 다른 앱을 다운받도록 하면, 마켓에서는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외부에서는 추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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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게임별 누적 매출 순위(자료: IGA웍스)

플랫폼 주도권 다툼의 상징은 아닐까?

애플과 구글은 오픈마켓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 앱 장터를 갖고, 앱 개발자나 앱 개발업체가 뛰어들어 매출을 낼 수 있도록 한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 게임하기도 구글과 애플의 앱 장터를 기반으로 삼는다. 더 좁은 관점에서 보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다. 구글이나 애플과 마찬가지로 게임 개발자나 개발업체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플랫폼 안의 플랫폼 사업인 셈이다. 이같은 구도가 플랫폼 주도권 싸움의 원인인 것은 아닐까. 애플이나 구글이 추천 게임을 선정하거나 올해의 게임 순위에서 카카오게임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등 긴장이 조성되는 까닭이 되는 것은 아닐까.

모바일업계 ㄴ 관계자는 “결국 헤게모니 아닐까 싶은데, 카카오 게임하기가 장악하는 힘이 세진 상황에서 (애플이나 구글도)자기들의 헤게모니를 가져가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ㄷ도 “(애플과 구글이 카카오 게임하기를)플랫폼의 입장으로 보는 것 같다”라며 “애플은 애플대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이고, 또 앱 장터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큰 까닭에 그런 측면에서 경쟁적인 입장으로 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은 2014년 들어 모바일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수차례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3월31일 한 차례, 11월 ‘지스타 2014’ 기간 중 한차례. 그리고 지스타가 끝난 이후 지난 12월1일 또 한차례 모바일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구글플레이 플랫폼의 장점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구글플레이와 함께 글로벌로 시장을 가꿔 나가자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다. 몇 차례 진행된 설명회에서도 구글이 강조한 부분은 카카오와 같은 메시지 앱 기반 플랫폼이 아니라 구글플레이 그 자체였음은 물론이다.

구글의 생각은 다르다. 어디까지나 내부 가이드라인을 따른 올해의 앱 선정 결과라는 설명이다. 앱 장터 사업자로서 어떤 플랫폼으로 게임이 출시돼도 매출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구글이 구글플레이에서 거두는 매출은 게임 앱 전체 매출의 30%다.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이 추가로 부담하는 수수료는 다음카카오의 몫이 된다. 애플이나 구글 처지에서는 어떤 플랫폼으로 출시돼도 매출에 변화가 없다.

박선경 구글코리아 부장은 “견제할 필요가 없다”라며 “구글도 카카오 게임이 잘 되는 것을 꺼리지 않으며, 순수하게 가이드라인을 따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의 게임에 사용자 의사 반영해야

“아쉬운 감정은 있을 수 있지요. 정작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처지에서 보면, 실제로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이들이 즐긴 게임은 따로 있는데요.”

모바일업계 ㄴ 관계자는 “사용자 측면에서 조금 의아해 할 수도 있는 그런 선정 방식인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덕붙였다.

다음카카오는 2013년부터 다음카카오가 뽑은 올해의 카카오 게임을 따로 뽑고 있다. 올해도 다음카카오가 2014년 동안 사용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게임을 골라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과 구글이 올해의 게임을 선정할 때 반드시 카카오 게임하기용 게임을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과 구글이 내부적으로 정한 기준이 있다면, 그에 맞춰 입맛대로 고르면 그만이다. 다만, 올해의 게임을 뽑는 기준에 무엇보다 사용자의 취향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 플랫폼을 꾸리는 일은 애플과 구글의 몫이되, 쓰는 이들은 결국 사용자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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