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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유통 구조, 이대로 괜찮은가?”

2014.12.17

“지금은 유통 자본과 대기업 자본에 의해 성장했던 한국 문화 산업이 지금은 거꾸로 유통 기업의 과다한 독점과 산업 구조의 문제로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이동연 한예종 교수)

재주는 곰이 부리지만 돈은 ‘문화 유통 자본’이 더 많이 가져간다. 대표적인 유통 플랫폼으로는 CJ와 멜론, 넥슨, 카카오, 구글 등이 있다. 이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문제제기 목소리를 내는 시간이 마련됐다. 12월16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문화콘텐츠산업 유통 불공정행위 관련 국회 공청회‘다.

이날 자리는 문화사회연구소가 주관했고 배재정 의원실과 문화연대가 주최했다. 공청회에는 장서희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강신규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대표, 이종임 고려대 언론정부학부 강사, 최현용 한국영화전략연구소 소장,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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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 변호사는 현재의 콘텐츠 수익구조에서 유통사업자에 지급되는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잘 되고 있지만 유통 과정에서 카카오톡 같은 새 플랫폼이 등장하며 추가 비용이 발생해 정작 개발사 수익은 크지 않다”라며 “퍼블리싱 업체를 통해 카카오톡에 입점한 모바일게임(안드로이드 기준)의 수익분배 구조를 단순화하면 게임 매출의 30%가 구글플레이, 그 나지 70% 가운데 30%는 카카오가 가져간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익분배율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모바일게임에서 카카오는 시장 경쟁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플랫폼이 지배적인 구조를 차지하면 문화 다양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장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게임 시장을 예로 들며 ”지배적 사업자의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모방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카카오게임에서 ’애니팡‘같은 캐주얼게임이 인기를 끌자 그와 비슷한 게임이 대세를 이뤘다.

음악 시장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장서희 변호사 설명이다. 그는 “미국 아이튠즈는 다운로드 한 곡당 0.99달러를 생산자와 서비스가 7대3으로 나누지만, 국내는 한 곡당 600원을 6대4로 나눈다”라며 “온라인 음악시장을 주도해온 멜론 등이 모회사였던 통신사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되며 값이 더 낮아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멜론 도입 초기에 SKT의 고객 기반이 멜론을 지금 위치에 올려놨지만 멜론 역시 SKT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다.

△ 음원 창작자의 수익 (자료 : 문화콘텐츠 유통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 장서희)

△  창작자의 음원 수익료 60% 중에는 유통사의 수수료와 신탁관리단체 수수료 등이 포함되고 음반제작사 수익 44% 중 20%는 음원 유통사에 지급한다. (자료 : 문화콘텐츠 유통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 장서희 변호사)

또한 장 변호사는 “음반시장 몰락 후 나타난 디지털 음원 시장의 수익이 창작자들이 아닌 서비스업자의 직·간접적인 이익에만 편중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대표는 “음원 가격 분배 정책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없었다”라며 “(있었다 해도) 음악가들이 그 자리에 참여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그들이 설계해 놓은 방식대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음악 소비 패턴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동연 교수는 “유통사더러 착해지라고 할 수는 없다”라며 “대안적인 착한 유통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른음악협동조합처럼 창작자들 스스로 조직화해 독점 구조에 맞선 유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대안적 멜론이나 대안적 엠넷, 대안적 인터파크를 만드는 식으로 확산돼야 한다”라며 “내년부터 같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사진 : 플리커 CC BY-SA 2.0

△ 사진 : 플리커 CC BY-SA 2.0

‘음원 사재기’ 등으로 왜곡되는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음원 사재기란 음악차트 순위를 조작하거나, 저작권료 수입을 목적으로 저작권자 또는 저작인접권자가 해당 음원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전문 브로커 및 기타 관련자로 하여금 해당 음원을 부당하게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동연 교수는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음원 사이트 상위 차트권에 있는 단기간 순위 차트에 있는 곡들이 음원 사재기로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장서희 변호사는 “사재기는 음원 차트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를 변질시키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왜곡해 음원 유통 환경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음원 사재기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않다. 이동연 교수는 “로그 파일이 다 기록돼 있어서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라며 “경찰은 어디서 어떤 곡들이 내려받아졌는지 밝혀줄 수 있는데 수사가 안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음원 사재기가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차트 순위가 음원 판매와 가수 인지도에 제일 효과적인 마케팅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음원 차트 자체가 음악 소비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주는 환경 탓도 있다. 장서희 변호사는 “차트에 진입해야 방송 출연과 행사 섭외 등 수익에 영향을 주니 수익을 위해서라도 차트 진입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동연 교수는 “음원 사재기로 인해서 아티스트형 창작가수 노출 빈도는 줄어들어 버티기가 어려워질 정도”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최현용 한국영화전략연구소 소장은 “우선 매출 집계부터 공식화하자”라고 밝혔다. 최 소장은 “(영화의 경우엔) 박스오피스를 실시간 집계해서 극장별 관객수와 영화별 매출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그래도 신뢰도가 95%를 넘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 시장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 영화관 입장권 발권 정보를 온라인 실시간으로 처리 및 집계하는 시스템인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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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시스템구조도

이와 비교해 음원 시장은 매출 집계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있지 않다. 최현용 소장은 “저작권 협회나 노래방 차트 등 집계가 제각각이라 따지고 들어가면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매출이 집계되지 않고 청중수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던져주는 대로 받는다”라며 “스트리밍 건당 몇 명이 이용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국가 매출 집계 국가 차원의 전산망 시스템을 만드는 데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hyem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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