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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불공정한 플랫폼인가

2014.12.22

구글이 한국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지배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는 것이 주된 지적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구글의 앱장터는 수익을 7대3으로 나눠 개발자에게 70%를 주고 통신사에 나머지 30% 중 25~27%를 배분했다. 구글은 3~5%만 가져갔다. 그런데 지난해 6월경 구글이 이 30%를 반반으로 나누겠다고 밝히면서 통신사와 한 차례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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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불공정 거래 문제로 불똥이 옮겨붙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앱 장터를 넣어서 운영체제를 판매하는 것이 다른 앱 장터들의 기회를 빼앗는 불공정 행위라는 것이다. 플레이스토어 안에 다른 마켓 앱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에 대한 부당성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2월8일 취임식에서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지만 제재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국회도 구글과 애플을 겨냥해 공정위에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지적하고 있다. 과연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운영체제에 탑재돼 공급되는 것이 국내 앱 시장에 악영향으로만 봐야 할까.

안드로이드는 우리편?

이 문제의 시작은 ‘구글이 우리편’이라는 정서에서 시작했다. 2010년 갑자기 몰아친 아이폰의 시장 점령을 막아내야 할 각 나라 휴대폰 업체들에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내 제조사, 특히 삼성전자는 아이폰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국내 시장도 애플과 iOS를 외세로, 구글과 안드로이드는 동맹처럼 해석했다. 구글은 삼성에 무료로 운영체제를 공급해주는 ‘착한 하청업체’처럼 비춰졌다. 시장은 그 안드로이드에 무한한 신뢰를 던졌다. 구글의 웹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있었어도, 안드로이드 문제에 대해서는 마치 구글이 국내 기업인 양 관대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플랫폼과 서비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적은 묻혔다.

구글에 대한 규제와 안드로이드에 대한 규제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Don’t be evil’은 구글 운영철학이 아니다. 구글도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 목적인 기업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당시 휴대폰 제조사들은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그들은 아이폰 열풍에 맞대응할 무기로 안드로이드를 받아들이기에 급급했다. 흐려졌던 판단력이 이제서야 제자리로 돌아오며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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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스마트폰 후발주자로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기 위해 선택했던 것이 ‘무료’와 ‘개방성’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제조사들에 무료로 배포한 것은 한국 제조사를 배려한 결정이 아니었다. 통신사에 앱 판매 수익을 나누어준 것 역시 한국 통신사를 돕기 위한 전략이 아니다. 이는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지금 마이크로소프트가 8인치 이하 제품에 대한 윈도우·윈도우폰 운영체제를 무료로 풀고, 수익의 대부분을 개발자에게 나눠주며, 결제 시스템까지 열어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걸 국내 PC 업체들을 위한 MS의 호의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까.

안드로이드의 목적 역시 애플이 iOS로 하려는 것과 비슷하지만 오히려 더 특정 서비스에 종속적인 서비스 플랫폼이다. 애초 운영체제로서의 역할은 더 중립적이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할 때 나오던 이야기들을 봐도 구글 역시 애초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풀었던 목적이 ‘구글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지 스마트폰 업계의 선두가 되려는 건 아니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모토로라와 넥서스로 시장을 덮어버릴 수도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중립적인 OS 아냐

안드로이드를 쓰려면 일단 구글 G메일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하단 ‘새소식’ 참조) 구글은 이 계정을 중심으로 드라이브, 문서, 캘린더, 메모 등 모든 서비스를 묶는다. 심지어 행아웃은 문자메시지(SMS)를 대신하는 역할도 한다.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콘텐츠 비즈니스도 빼놓을 수 없다. 그게 구글플레이다. 이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서 당연한 수순이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스마트폰 몇 대 더 파는 데 현혹돼 플랫폼을 단편적으로 해석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키웠다면, 그리고 이제 와서 ‘아차’ 싶었다면 해당 기업과 정부의 판단력을 의심해봐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운영체제’가 아니라 ‘구글 서비스를 돌리기 위한 무료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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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내 메신저와 웹브라우저, 멀티미디어 재생기로 비슷한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윈도우는 유료로 판매하는 운영체제였다. OS로의 역할이 중심에 있었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애초부터 구글에 종속된 서비스로 채워져 있었던 운영체제 형태의 플랫폼이다. 둘 사이의 차이는 매우 크다. PC는 형식적으로라도 윈도우나 리눅스 등 운영체제를 골라서 쓸 수 있고, 소비자는 그 결정에 따라 윈도우 값을 치른다. 스마트폰은 기기를 고르는 것 자체가 운영체제에 대한 계약이다. 구글을 쓰기로 약속하는 대신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쓰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 시장이 중립적인 운영체제를 필요로 했다면 차라리 서비스 강제력이 적은 블랙베리나 윈도우폰, 팜OS를 선택했어야 했다. 안드로이드나 iOS는 그 어떤 것보다 종속적인 서비스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알 수 없는 소스’ 옵션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옵션이 타 마켓에 대한 진입 장벽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앱 설치 개방을 전제로 한 안드로이드에서 최소한의 안전 장치다. 문자메시지로 쏟아지는 피싱 공격, APK 형태의 앱 패키지 불법 복제는 일상이 됐다. 중국을 비롯해 여러 불법 앱 장터들이 일반적인 앱 장터처럼 깔리고, 그 안에는 어떤 악성코드가 들어있을지 알 수 없다. 그 책임은 이용자 혹은 서드파티 앱 장터가 질 수밖에 없다. 구글은 장기적으로 ‘알 수 없는 소스’에 대한 옵션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마음대로 주물러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안드로이드에는 일정 부분의 공공재 역할이나 책임을 빼놓을 수는 없다.

구글 뺀 한국형 안드로이드 나올까

물론 구글이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에서 플레이스토어만 쓰라고 강제하지는 않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플랫폼'(이하 AOSP)이라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비롯해 구글의 서비스는 거의 없고, 운영체제 그 자체의 형태로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 배포판이다. 제조사는 이를 입맛에 맞게 주무를 수 있다. 플레이스토어의 프리로드(사전탑재)는 구글보다 제조사들이 여러 가지 이해 관계를 통해 결정하는 문제다.

플레이스토어, G메일, 행아웃 등을 규제하려면 중국처럼 가면 되겠다. 중국은 구글의 서비스를 사실상 막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는 구글플레이가 깔린 스마트폰을 팔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 AOSP 기반의 스마트폰만 유통된다. 국내 앱 장터 서비스들을 다 넣도록 하거나 ‘한국형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게 공정하고 시장에 긍정적인 일이라면 이렇게 강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그게 맞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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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장터 프리로드가 공정 경쟁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통신사들은 ‘T스토어’를 비롯해 각자의 앱 장터를 미리 얹어서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제조사들도 ‘삼성스토어’같은 마켓을 단말기에 넣는다. ‘갤럭시’폰을 사면 이 스마트폰 하나에 이미 최소 3가지 앱 장터가 깔려 있는 셈이다. 프리로드로 공정 경쟁이 됐다면 삼성스토어는 세계적으로 구글플레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어야 했을 것이다.

오히려 여러개의 마켓이 중구난방으로 깔리면서 파편화가 일어나는 것은 이용자에게도, 개발자에게도 좋을 바 없다. 해외 앱을 쓰는 데도, 앱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도 제약이 따른다. 새 앱스토어가 이런 국지화 문제를 해소하고 구글보다 더 많은 앱을 더 편하고 싸게 유통할 수 있다면 시장은 저절로 움직일 것이다. 아마존이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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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안드로이드는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 스마트폰부터 TV, 자동차까지 하드웨어를 돌리는 가장 범용적인 운영체제로 자리잡고 있다.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이제 누구라도 안드로이드의 플레이스토어와 iOS의 앱스토어를 뛰어넘는 앱 생태계를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두 운영체제가 갖고 있는 생태계는 어마어마하다. 이용자도 그 동안 구입했던 앱과 콘텐츠, 장터 규모 등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국내 기업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안드로이드에 맞설 운영체제나 구글플레이에 맞설 장터를 만들자는 게 아니다. 유튜브를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뜬 걸 보고 누군가는 ‘한국형 유튜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세계에서 통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그 환경 안에서 서비스로 승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플랫폼이 꼭 ‘한국형 유튜브’나 ‘한국형 앱스토어’는 아닐 것이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창구다. 스마트폰과 잘 깔린 LTE망을 이용한 앱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을 세계적인 환경에서 키울 것인지,  큰 기업들이 운영하는 몇 개의 앱 장터가 국내에서 돈을 더 벌도록 키울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국가간의 경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새소식]

본문 내용 중 ‘안드로이드를 쓰려면 일단 구글 G메일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대목과 관련해 구글 쪽에서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을 지적해 보충 설명합니다.

안드로이드가 구글을 더 많이 쓰도록 하는 목적이 있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그 자체로 구글 서비스를 강제하지는 않습니다. G메일 계정을 반드시 만들지 않아도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이용자가 구글을 안 쓸 수도 있고, 제조사도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서비스를 걷어낼 수도 있습니다. 아웃룩이나 야후 계정을 연결해도 되고 아무런 계정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배타성을 갖지는 않는다”고 구글코리아 쪽은 밝혔습니다. (2014년 12월23일 오전 10시55분)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