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MBA 학생들, “한국 스타트업 배우러 왔어요”

가 +
가 -

12월18일 오전, 빙글과 더벤처스 사무실에는 꽤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책상이 빼곡히 놓여 있던 곳에 외국인 25명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1·2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은 이날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공부하기 위해 빙글과 더벤처스 사무실을 방문했다.

standford_mba_01

▲스탠포드대 MBA 학생들이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배우기 위해 12월18일 빙글 사무실을 찾았다.

스탠포드대는 MBA 과정에서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글로벌 스터디 트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로 한국에 올해 4번째로 찾아왔다. 올해 방문 주제는 ‘변화된 나라(a country transition)’다. 스탠포드대학 학생들은 한국에 3가지 변화가 있다고 보고 이러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회사 10여곳을 지난 일요일부터 탐방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정은지 학생은 “대북정책 및 통일에 관한 시선 변화, 한류 문화에 대한 변화, 재벌 위주 기업시장에서 스타트업 시장으로 확대되는 변화다”라며 “이러한 변화를 보기 위해 삼성전자, MBC, 현대중공업, 국가기관, 쿠팡 등을 7박8일 동안 방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2월18일에는 그중 스타트업 문화를 보기 위해 빙글과 더벤처스를 찾았다.

스탠포드 학생들을 위해 호창성 더벤처스 창업자, 마크 테토 빙글 CFO, 문지원 빙글 CEO가 발표를 맡았다. 이들은 2시간 가량 빙글과 더벤처스 사업 성과를 설명했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학생들은 호창성 대표와 문지원 대표가 과거에 만든 ‘비키’ 서비스부터 현재 빙글의 성장, 한국 스타트업 문화까지 두루 물었다. 질문만 1시간 넘게 쏟아졌다. 학생들은 특히 글로벌 서비스 모델이란 점에 관심을 두었다. 빙글이나 비키는 글로벌 서비스다. 빙글은 2014년 11월 전세계 순방문자수가 550만명을 넘었으며, 그 중 미국 방문자는 약 100만명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성장 배경을 묻고, 글로벌 언어 지원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기술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한국의 기업용 서비스에도 관심을 두기도 했다.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는 “B2B 모델도 한국에서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라며 “올라웍스나 파이브락스 같은 B2B 스타트업이 인수되는 성과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엔지니어 문화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호창성 대표는 “한국은 실력 있는 엔지니어가 많이 모여 있는 곳”라며 “그 대신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적은데, 미국은 프로젝트 관리 기술이 높은 사람이 많아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 좋을 듯하다”라고 말했다.

과거에 겪었던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많이 물었다. 호창성 대표는 “과거에 투자금을 받는 데 힘들었지만, 최근 한국에 벤처캐피털이 많이 생겨 투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라며 “과거에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의사나 판사 혹은 삼성에 입사하고 싶어해 (스타트업이) 좋은 인재를 찾기 힘들었는데, 요즘에 이런 문화가 바뀌어 인재를 고용하기 한결 수월하다”라고 설명했다. 문지원 빙글 대표는 “과거 한국은 한국 시장을 주무대로 선택해 고립됐지만, 최근은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모델을 추구할 정도로 열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은지 학생은 “지난 11월 한국 벤처캐피털 관련 인사가 스탠포드대학에서 직접 특강을 해주는 등 미국 내에서도 한국 스타트업 문화의 변화가 알려지고 있다”라며 “이미 미국에서 한국이 기술력이 높고 특히 모바일 시장이 열려 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말로만 듣던 한국 스타트업 문화를 직접 와서 보고 들으니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standford_mba_02

▲’글로벌 스터디 트립’에 참여한 스탠포드대학 정은지 학생